자작찌의 붕어터 탐방

농번기 붕어 명당

아산호 백석포수로

정삼채 객원기자

▲ 아산호 본류와 맞닿아 있는 백석포수로 하류권 모습. 본류권에서 월척붕어가 쏟아졌다.

5월 둘째 주말인 12일, 일요일 오전 일을 본 뒤 오후에 낚시를 떠날 요량으로 회원들에게 여기저기 안테나를 돌려본다. 벌써 물을 빼는지 다들 조황이 시원치 않단다. 마지막으로 충북 음성에 사는 토종붕어클럽 회원 윤호근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아산호(평택호) 하류 쪽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4짜를 포함해 월척을 마릿수로 낚아놓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룻밤 더 낚시를 한 뒤 월요일 점심때쯤 철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산호로 차를 몰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윤호근씨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오후 6시 정도 되었다. 백석포수로 최하류권이었다. 두 사람은 차 속에서 잠에 빠져 있다가 내가 도착한 인기척을 느끼고 일어났다. 윤호근씨는 “낮에는 어김없이 바람이 세게 불어와 낚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어제 낮에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는데, 밤이 되면 바람이 잦아들기 때문에 낮에는 휴식을 취하며 밤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 “농번기에 이 정도면 대박 조황 아닙니까?” 윤호근씨(좌)와 반덕진씨가 준월척 붕어를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 윤호근씨의 살림망.

백석포수로에서 밀려난 본류권에서 대박

두 사람이 자리한 곳은 백석포수로가 아산호 본류와 맞닿는 곳인데, 이곳은 낚시를 잘 하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토요일 오후 늦게 도착해보니 백석포수로에는 이미 낚시인들이 앉아 있어 본류권으로 앉았는데 희한하게도 다른 곳은 모두 낱마리 조황이었고, 우리만 밤낚시에서 준월척으로 모두 10수 이상 낚았다”고 윤호근씨가 말했다. 나는 윤호근씨의 안내로 본류권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펼쳤다. 정말 어둠이 밀려오자 언제 불었냐는 듯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서둘러 케미를 꺾고 밤낚시 준비를 하는데 물가에 있는 부들 사이에서 붕어들이 떼로 산란을 하는지 철퍼덕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물결이 잔잔해져 낚시할 만해졌다 싶었는데, 붕어들의 산란 소리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문인지 자정이 넘도록 입질 한 번 받지 못했다. 윤호근씨 역시 어제는 초저녁부터 활발하게 입질이 들어왔는데 오늘은 입질이 없다며 의아해 했다.

하루 만에 달라진 양상

새벽 1시경 잠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아침 6시경 일어나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나에게 첫 입질이 들어왔다. 그러나 찌를 시원하게 밀어 올리지 못하고 두 마디만 올린 걸 챘더니 아홉 치 붕어가 낚였다. 아홉 치였지만 일반 저수지 월척 이상의 힘을 쓰는 것 같았다. 잠시 후에는 바로 옆에 있던 반덕진씨도 입질을 받았는데 역시나 아홉치급 붕어였다.
날이 새면서 입질은 계속 들어오는데 시원한 입질은 볼 수 없었다. 예민한 찌올림 때문에 헛챔질도 많아졌다.
윤호근씨는 “자세히 보니 물색이 어제보다 많이 맑아졌다. 씨알도 여덟아홉치급으로 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나에게 찌를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왔다. 32cm짜리 월척이었다. 그 후로도 준척 씨알이 여러 마리 낚였고 9시가 넘어서자 입질이 뜸해졌다.
우리가 낚시한 백석포리 본류는 연안을 따라 부들수초가 발달해 있으며 수심은 1m 정도 나왔다. 외바늘에 지렁이와 글루텐을 번갈아가며 사용했는데, 지렁이에 입질이 잦았다. 이날은 부들수초에 붙여놓은 채비보다 좀 떨어진 깨끗한 바닥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기온이 올라가니 붕어들의 산란이 다시 시작되었고, 우리는 기념사진을 찍은 뒤 철수길에 올랐다. 하루 전날 출조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를 나와 아산방조제까지 간다. 방조제 끝 인주교차로에서 성환 쪽으로 P턴, 500m 가다 우측으로 빠진 다음 국도 밑으로 좌회전한 뒤 공장을 끼고 우회전하면 우리가 낚시한 백석포수로 하류권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