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의 경북붕어 조황 패트롤

의성 어름지의 월척 비결은?

한갑수 HDF 필드스탭 의성I낚시 대표

어름지는 현지에서 나부골지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의성군 금성면 하리에 있으며 수면적은 1만3천평, 평지형에 가까운 저수지다. 5월 들어 의성 서부 쪽 평지형 저수지인 도관지, 용천지, 먹지, 개천지 등이 산란 특수를 맞고 있어서 이맘때 월척을 마릿수로 낚은 적 있는 어름지가 생각났는데 나의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울산에서 온 낚시인이 어름지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월요일, 밤낚시를 하려고 매장을 들른 의성IC낚시 탐사팀 천경우(노을)씨에게 예년 이맘때 조황을 설명하며 어름지를 추천했다. 천경우씨는 올해 첫 선발대라는 나의 얘기에 처음엔 머뭇거렸으나 “일단 들어가 보겠다”고 말했다.
내가 그려준 약도를 들고 어름지에 도착한 천경우씨는 제방 좌측 무넘기에서 30m 위쪽의 버드나무 위에 포인트를 잡고 총 10대의 낚싯대를 폈다. 낚싯대 편성 후 삶은 겉보리 3봉을 뿌린 뒤 참붕어와 옥수수를 반반씩 꿰었다.
입질은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미끼를 꿴 지 30분이 채 안 된 저녁 7시경 3.2칸 대 참붕어 미끼에 9치급 한 마리가 올라온 것. 그리고 밤 9시에 또 참붕어 미끼에 턱걸이급을 한 마리 낚았다. 천경우씨는 “옥수수 미끼에는 잔챙이만 깔짝대 모든 미끼를 참붕어로 교체했는데 그 선택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밤 11시 50분에 전화를 걸어 “사장님, 허리급(35cm 이상) 붕어 한 마리 했고 지금까지 월척 두 마리에 입질만 왔다 하면 아홉치가 낚이고 있습니다”라며 신나는 목소리로 자랑했다. 천경우씨는 의성권으로 여러 번 출조 했지만 이런 대박 조과는 처음이라며 흥분했다.

▲월척 붕어를 꾸준하게 배출하고 있는 제방 무넘기 일대.

참붕어가 월척 미끼

천경우씨의 조과를 확인한 필자는 화요일 저녁에 현지 낚시인 임성규씨와 함께 어름지로 들어갔다. 천경우씨가 앉은 자리에 임성규씨를 앉게 하고 나는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임성규씨 자리에서 중류로 20m 정도 올라간 수초대를 노렸다.
3칸 대에서 4.4칸 대까지 폈고 말풀 옆에 바짝 붙여 찌를 세웠다. 긴 대는 주로 말풀을 넘겨 쳤다. 수심은 1.2m에서 2m 내외, 미끼는 모두 참붕어였다. 

▲계측자에 올린 월척. 참붕어를 먹고 나왔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했는데 오늘은 전날과 달리 10시까지 아무도 입질을 못 받고 있었다. 내가 11시경에 가물치 한 마리를 먼저 걸어냈고 임성규씨가 8치급 한 마리를 낚은 게 전부였다.
기대하던 첫 월척이 올라온 것은 밤 2시 30분경. 우측으로 편 3.4칸 대의 찌가 두 마디 올라오다가 옆으로 끌려가기에 챘더니 33cm가 올라왔다. 그러나 이후로는 종종 가물치만 올라올 뿐 더 이상 붕어 입질은 받을 수 없었다.
‘오늘은 이렇게 낚시가 끝나는구나’ 싶었던 새벽 5시경, 임성규씨가 월척 한 마리를 끌어내더니 연달아 25cm가 넘는 중치급을 끌어낸다. 전날 밤보다 폭발력은 약했지만 둘 다 월척 한 마리씩은 했으니 기본은 한 셈이다. 
다음날은 울산에서 온 낚시인에게 그 자리를 안내했는데 그 역시 월척 1마리와 중치급을 마릿수로 낚았고 손맛을 잊지 못해 주말에 다시 찾아온 천경우씨가 또 34cm급 1마리와 9치급 그리고 중치급을 마릿수로 낚아냈다. 이후 일주일간 꾸준한 조황이 이어져 어름지를 찾은 낚시인들은 거의 월척을 낚을 수 있었다. 앞으로 본격적인 배수가 이루어지는 5월 20일경까지는 꾸준한 조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경우씨가 두 번째 출조에서 거둔 월척과 중치급 붕어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의성요금소를 나와 우회전, 의성읍내 방향으로 4.2km 가면 금성 방향 이정표가 나온다. 우회전해 12km 가면 금성면에 닿고 금성면 입구에서 좌회전해 2km 가면 하리 이정표가 나온다. 좌회전해 마을길로 대략 4km 진입하면 어름지 제방에 닿는다. 내비게이션에 금성면 하리 경로당 또는 어름지(나부골지) 입력.
▒조황문의  054-832-8606, 010-5297-8602  

 
참붕어에 가물치 성화 심할 때는? 
아예 그 자리에 미끼 던지지 않는 게 상책

어름지는 유독 새우보다 참붕어가 잘 먹히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가물치가 산란을 준비하는 이맘때엔 유독 참붕어 미끼에 가물치가 잘 걸려든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가물치가 낚이는 방향으로 편 낚싯대는 걷는 게 좋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가물치가 물려나오는 곳에서는 계속 가물치가 입질하기 때문이다. 손맛 보는 재미에 계속 가물치를 낚아내다 보면 소란스러움 때문에 붕어낚시가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