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리뷰
2013 제로FG 벵에돔 토너먼트
제주 섶섬에서 오정찬 선수 우승
제로FG의 2013년 첫 벵에돔 토너먼트가 지난 3월 24일 제주 섶섬(숲섬)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의 벵에돔 매니아 22명이 참가했으며 서귀포의 오정찬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2013 제로FG 벵에돔 토너먼트를 마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대회부터는 국내 최초로 경기 중 금연 규정을 적용했다.
3월 23일 토요일 저녁 6시, 전야제가 열린 서귀포의 한식집에 제40회 제로에프지 벵에돔 토너먼트에 참가한 낚시인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한 제로에프지 벵에돔 토너먼트는 벌써 13년째 접어들었고 그동안 수많은 벵에돔낚시 고수를 배출한 명망 높은 대회로 성장했다.
그간 제로에프지에서 도입한 각종 토너먼트 규정들은 국내 여러 낚시대회 규정의 근간이 되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는 국내 최초로 경기 중 금연 규정을 적용하는 파격을 단행하기도 했다.
22명 참가 선수들의 면면만 봐도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됐다. 매 대회 선수로 참가 중인 민병진 회장을 비롯, 올해 처음으로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다이와 필드스탭들이 대거 참가했다. 여기에 제로에프지 대회에서 총 3회 우승한 송경진 선수와 김태호 선수, 다이와 구레마스터즈 2년 연속 우승자 박재윤 선수, 2011년 다이와 구레마스터즈 우승자인 이승배 선수, 준우승자인 남덕현 선수, 준준우승자인 강성문 선수까지 모두 참가하면서 박빙 승부가 예상됐다.
섶섬 동모와 항개창 포인트에서 격돌
이튿날 오전 6시에 기상한 선수들은 밑밥과 미끼를 준비해 서귀포 보목항으로 집결했다. 대회일 물때는 3물. 날씨는 화창했으나 지난 며칠간 저수온 현상이 지속돼 조황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참가 선수들은 2개조로 나뉘어 섶섬 동모 포인트와 항개창 포인트에서 대회를 치렀다. 수온은 15.5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영등철 수온으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이런 상황에선 잡어가 쉽게 달려들지 않으므로 테크닉만 좋으면 벵에돔을 골라 낚을 수 있는 좋은 여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예선 1라운드는 낱마리 조과에 그쳐 몇몇 선수를 제외하곤 가위바위보로 예선 2라운드 진출을 결정해야 했다. 선수들은 상층부터 바닥까지 다양한 채비로 공략했지만 입질이 없었다고 했다.
예선 2라운드는 동모 포인트 한 곳에서 치러졌다. 동모는 낚시자리가 넓어 대회를 치르기 좋은 여건이고 수심도 깊어 연중 벵에돔을 낚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깊은 수심에서는 일반 벵에돔이, 4~5m층에서는 긴꼬리벵에돔이 입질했으나 아쉽게도 대부분 25cm 이하였다. 오히려 마릿수는 1차 라운드보다 더 뒤졌다. 2차 라운드 종료 직전 서귀포 윤성수 선수의 릴대가 활처럼 휘어져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올라온 녀석은 씨알 좋은 쥐치였다. 부진한 조황 탓에 다소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쥐치 덕분에 함박웃음으로 바뀔 수 있었다.
서귀포 홈팀 선수들의 강세
결승전엔 6명의 선수가 올랐다. 그중 강성문, 김정호, 오정찬, 김진혁 선수가 서귀포. 예상대로 홈팀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결승전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오전보다 수온이 1도나 더 떨어진 14.5도를 보이자 아예 잔챙이 벵에돔도 입을 꾹 다물고 만 것이다. 결국 결승전에서는 벵에돔이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아 가위바위보로 우승자를 가려야 했다. 그 결과 우승은 서귀포의 오정찬 선수, 준우승은 서귀포의 김진혁 선수가 차지했으며 준준우승은 서울에서 참가한 이영희 선수에게 돌아갔다.
비록 결승전에서 고기가 낚이지 않은 점은 아쉬웠으나 낚시 스타일이 다른 선수들끼리 겨루며 기술을 교류했다는 점에서 선수들은 만족했다. 특히 시상식 때 참가 선수들의 이름과 약력, 과거 성적 등을 상세히 소개하는 민병진 회장의 모습은 여느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최근 제주도 벵에돔 조황
영등벵에돔 시즌 종료, 본섬 방파제에서 낱마리 조과
4월 초순 현재 제주도 벵에돔 조황은 부진한 상황이다. 그나마 본섬 방파제에서 낱마리 입질이 들어오고 있으나 조황 기복이 심하다. 수온도 14도 이하로 내려가 있어 현재로서는 5월 중순 무렵부터 시작되는 고사리장마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25~35cm급 긴꼬리벵에돔이 마릿수로 올라오는 시점이 제주도 여름 벵에돔낚시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