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낚시

송어처럼 파워풀하고 산천어처럼 재미있다

황어 플라이낚시 배워보자

강동원 객원기자

얼마 전 황어 플라이낚시를 다녀왔다. 그리고 황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황어는 계류플라이낚시 대상어로 매력적인 물고기였다. 파워풀한 송어 만큼 당찬 손맛에 산천어를 능가하는 까칠함을 한 몸에 갖고 있는 대상어였다.

황어가 플라이낚시 대상어로 부각된 시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다. 입질이 활발하고 씨알이 굵게 낚이는 4월 산란기에 주로 낚는데 황어를 열심히 낚으려는 플라이낚시인은 적다. 그 이유는 산천어나 열목어를 최고 어종으로 여기는 플라이낚시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다. 산천어낚시를 하다보면 간혹 황어가 올라오는데 귀찮은 잡어 취급을 받곤 했다.
지난 2월 23일 나는 앵글러플라이샵의 김철오 사장 일행과 함께 삼척 오십천을 찾았다. 원래는 상류에서 산천어를 잡는 계획이었는데 조황이 좋지 않았다. 김철오 사장이 “이맘때 소상하는 황어를 잡어보자”고 제안해서 모두 하류로 내려가 황어플라이낚시에 집중했다.
님프 채비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했지만 처음엔 누구 하나 입질을 받지 못한 채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급기야 김철오 사장이 옹벽 위로 올라서더니 황어 무리가 있는 지점을 손짓하며 그리로 던지라는 신호를 보냈다. 마치 님프로 느린 스윙을 하듯 커다랗게 반원을 그린 채 흘리며 간간이 라인을 당겨주자 비로소 마커가 쏙 빨려 들어갔다.
30cm는 훌쩍 넘어 보이는 황어를 손에 쥔 정준석씨는 “황어 손맛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힘이 좋은 줄은 몰랐는데요? 티펫이 터질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대단하네요”하고 감탄했다. 같은 방식으로 두어 마리 더 잡은 후론 입질이 없었다. 김철오 사장은 2층 건물 높이의 옹벽 위에서 직공으로 황어를 낚아내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번의 캐스팅에 한 마리씩, 황어의 머리 위로 라인을 흘려보내면 어김없이 바늘을 물고 늘어졌다. 여울에서 큰 입질을 두 번 받았던 선우형준씨는 얼굴도 못보고 터뜨렸다.

                            “처음 만난 황어 손맛이 대단한데요.” 정충현씨가 오칩천에서 낚은 황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새로 평가되어야 할 플라이 대상어

황어는 그동안 플라이낚시인에게 입질만 예민한 별 볼일 없는 물고기로 취급받아 왔다. 그러나 열목어낚시가 금지된 지금, 새롭게 평가되어야 할 플라이 대상어종이란 생각이 들었다. 
황어의 매력은 손맛이 좋다는 것이다. 연어처럼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황어는 같은 씨알이라면 송어보다 파워 면에서 뒤질 게 없다. 또 기존의 산천어낚시나 열목어낚시에 사용하던 장비나 기법들을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으므로 황어 플라이낚시를 시작하기 위해 새로 장비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특별히 새로운 기법을 구사할 필요도 없다. 드라이플라이는 물론이고 웨트플라이, 님핑에서 스트리머까지 이전의 계류낚시에서 사용하던 바늘과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드라이플라이를 즐기는 사람은 드라이플라이로, 님핑이 더 재미있는 사람은 님핑으로 접근하여 자신의 취향대로 공략할 수 있다.
황어는 잉어과의 회유성 어류이다. 잉어과 물고기 중에서는 유일하게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며 번식하고 일생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다가 산란기인 3월 중순경부터 하천으로 소상하여 자갈이나 모랫바닥에 집단으로 알을 낳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오십천 상류의 황어만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하천에 정착하여 일생을 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 자란 황어는 30cm에 이른다. 

 육봉형 황어가 살고 있는 삼척 오십천. 하류를 찾은 앵글러플라이 김철오 사장이 황어를 노리고 있다.

동해와 연결된 대다수 하천이 낚시터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는 연중 황어를 만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황어의 낚시시즌은 황어가 민물로 들어서기 시작하는 입춘부터라 할 수 있다. 이후 산란을 위해 하천의 상류로 소상하는 4~5월이 가장 마릿수도 좋고 큰 씨알을 만날 수 있는 시기이다. 이후 6월까지도 낚시가 가능하다.
황어는 동해와 연결된 하천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울산 태화강부터 회야강, 영덕 오십천을 비롯하여 삼척 오십천, 강릉 남대천, 양양 남대천이 그중 많은 황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며 더 북쪽으로는 간성 북천까지 이른다. 황어가 주로 서식하는 곳은 물이 맑고 적당히 흐름이 있으며 바닥에 자갈이나 모래가 깔린 곳이다. 포말이 지는 격류보다는 다소 물흐름이 약한 곳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황어가 낚이는 포인트는 상당 부분 산천어 포인트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주로 규모가 큰 소나 물살이 완만한 런 지역이 포인트가 된다. 산천어가 낚이는 자리보다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와 물살의 흐름이 약간 덜한 곳을 노리면 십중팔구 황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피라미나 갈겨니낚시를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강폭이 넓고 탁 트인 곳에서는 황어가 쉽게 사람을 볼 수 있으므로 접근과 동시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리므로 다소 폭이 좁고 물 흐름이 있는 포인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폭이 좁게 물이 들어오고 아래쪽은 깊은 소로 연결된 곳이라면 최고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8~10피트 2~3번 로드 사용 

황어플라이낚시는 다양한 기법들을 사용해 즐길 수 있는 낚시다. 드라이플라이를 이용한 낚시와 웨트플라이, 님프를 이용한 낚시가 모두 가능하다. 빠른 움직임과 강렬한 색채에 잘 반응하는 편이므로 스윙 기법을 이용한 웨트플라이나 스트리머를 이용하여 쉽게 잡을 수 있다.
황어플라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8~10피트 사이의 2~3번 대 정도면 충분하다. 가능하면 드라이플라이용의 짧은 대보다는 님핑을 위주로 설계된 긴 대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존의 계류낚시에 사용하던 태클을 그대로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강폭이 넓은 곳은 황어의 파워가 더 강하므로 허리힘이 좋고 긴 낚싯대와 디스크드랙이 장착된 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황어는 첫 한 마리를 잡기 어렵다. 처음 황어낚시를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웨트플라이나 스트리머를 먼저 사용해볼 것을 권유한다. 포인트와 기법을 숙지했다면 서둘지 말고 먼저 물속을 잘 관찰해보도록 하자. 자세히 보면 황어는 무리를 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그 무리의 선두에 있는 놈들이 입질을 하곤 한다. 다소 거리를 두고 황어 무리의 선두 쪽으로 바늘이 지나가도록 다양하게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첫 황어를 잡고 나면 그와 같은 패턴으로 반복하면 된다. 
취재협조 앵글러플라이 www.anglerfly.co.kr 02-478-8755

 오십천 황어 플라이 패턴인 님프.

황어 플라이낚시터

양양 남대천
● 소재지-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 현황-해마다 4월이면 산란을 위해 소상하는 황어를 대상으로 하는 ‘황금어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황어가 바다에서 남대천으로 모여들기 시작하여 3~4월경에 산란을 위해 상류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 시기는 해마다 다르지만 6월말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산란을 위해 소상하는 황어의 무리를 보면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 낚시여건과 포인트-남대천 하류의 수심은 3~4m 정도이며 상류로 올라가면 수심 1m 내외의 자갈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양양대교 인근부터 시작하여 양양군 서면 용천리 일대와 상평리 일대까지가 유효 구간. 주요 포인트는 남대천 하류 대교 아래와 양양읍에서 내려가는 냇가와 합쳐지는 지점이다.

강릉 남대천
● 소재지-강원도 강릉시 일대
● 현황-바다와 만나는 기수역 인근에서는 연중 황어가 머물고 있다. 남항진 일대 공항대교 아래에서는 한겨울에도 루어낚시인들이 메탈지그 등을 이용하여 황어를 낚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 낚시여건과 포인트-강릉시내를 관통하는 하천 주변으로 도로가 나있어 주차라든가 포인트 진출입이 수월한 편이다. 남항진 일대는 항시 자원이 넘치는 곳이나, 수면적이 넓은 데다 연중 투망꾼과 훌치기꾼들이 머물고 있어 플라이낚시를 즐기기엔 적당치 않다. 최고의 포인트는 남대천 본류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이마트 뒤편까지다. 현지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병산수로(섬석천) 하류부터 다리까지의 구간도 좋은 조황을 보이는 곳이며, 황어가 산란을 위하여 소상하는 4~5월에는 남대천 최상류 왕산면까지 포인트가 확대된다.

삼척 오십천
● 소재지-강원도 삼척시 미로면~하고사리 일대
● 현황-국내 유일의 육봉형 황어가 서식하는 오십천 상류 지역은 산란을 마친 황어가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하천에 머물기 때문에 항시 수십 마리 이상 무리지어 다니는 황어 떼를 목격할 수 있을 만큼 자원이 풍부하다.
● 낚시여건과 포인트-유명 낚시터인 만큼 포인트 개발이 잘되어 있다. 오십천 하류 쪽에서 낚이는 황어는 40~50cm로서 굵은 사이즈가 주종을 이루며 상류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산란기에는 미로면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하류 구간에서 굵은 씨알의 황어가 낚인다. 마차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상류 구간은 연중 황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플라이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은 신기리박물관 앞, 대평리·마차리 일대와 하고사리의 송어양식장 주변

등을 들 수 있다.

웨트·스트리머 스윙

황어를 가장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웨트플라이를 이용한 스윙기법이다. 스윙(swing)이란 물흐름에 대각으로 캐스팅을 하여 플라이훅이 물에 잠기며 흘러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드랙이 걸려 플라이가 둥글게 반원을 그리며 휘돌아가게 만드는 프레젠테이션을 말한다. 단지 던지고 물살에 맡긴 채 흘리는 것만으로 기법이 완성되므로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캐스팅 각도를 보다 상류 쪽으로 하면 플라이가 더 깊이 잠기게 되고, 보다 하류 쪽으로 하면 좀 더 빨리 떠오르게 되므로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강폭이 넓은 곳이나 물살이 빠른 곳에서는 스트리머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트리머를 사용하는 방법은 웨트플라이를 이용한 스윙과 대동소이하다. 물흐름에 수직으로 던지거나 대각선으로 캐스팅하여 플라이가 원하는 포인트를 지나쳐 오도록 빠르게 끌어주면 된다.
물흐름이 완만한 곳이나 깊은 소라면 웨트플라이보다 드라이플라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머리 쪽에 포말이 지다가 물흐름이 약해지는 지점에서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 먼저 평균 크기의 패러슈트를 감은 이머저 종류 12번, 14번을 사용해보고 입질을 받을 수 없다면 두 단계 아래인 16번이나 18번으로 교환해주도록 한다. 만일 이머저가 물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다면 시인성이 좋은 훅을 앞에 달고 이머저는 트레일러 채비로 사용해보는 것도 조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황어는 산천어와 달리 무리지어 회유하는 습성을 가진 데다 경계심도 월등히 강해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면 곧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입질을 받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갔다가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으므로 조용히 자세를 낮추고 접근을 해서 라인을 부드럽게 날리면 그 자리에 계속 머물면서 입질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