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수도권 봄낚시터 간척호 <2>
부남호
2월 말 달산수로에서 반짝호황
올해도 봉락수로가 가장 큰 기대주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서산태안권의 대표적인 간척호인 부남호(천수만 B지구)가 올해도 큰 기대 속에 봄 시즌을 맞고 있다. 부남호의 매력은 방대한 포인트와 막대한 4짜 붕어 자원이다. 부남호 붕어낚시는 2007년 여름 검은여수로에서 월척이 터지면서 시작됐고 2009년과 2010년 본류권에서 4짜 붕어가 봇물을 이루며 대물터로 자리 잡았다. 낚시인들의 이목은 올해도 부남호 4짜 붕어가 언제 어디에서 터질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 3월 1일 부남호 당암수로 중상류의 풍경. 강풍에 제대로 낚시를 하지 못했다.
당암수로
달콤했던 일주일의 깜짝 호황
부남호는 그동안 얼음낚시가 끝나면 매년 달산수로에서 먼저 낚이는 게 관례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런 관례를 깨고 당암리수로에서 먼저 낚였다. 얼음이 막 녹기 시작한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중치급부터 34~38cm 월척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를 배출해냈다.
얼음이 먼저 녹은 중상류권에서 깜짝 호황이 이어졌는데, 3일 내내 30여 명의 낚시인들이 대부분 10마리 이상씩 낚아냈다.
▲ 2월 하순경 당암수로에서 낚인 월척붕어들. ▲ 1번제방과 2번제방이 끊어져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당암수로는 중치급부터 커야 8~9치급까지 낚이는 마릿수터로 알려져 왔었으나 이날은 열 마리 중 40%가 월척으로 잔챙이터라는 인식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그 이유는 겨울철에 많이 내린 눈 때문이라고 한다. 서산 방조제낚시 윤재필 사장은 “겨울에 내렸던 많은 눈들이 빠르게 녹으면서 논이 물에 잠길 만큼 부남호는 만수를 이루었고, 씨알 좋은 붕어들이 수심이 얕은 당암수로로 먼저 올라붙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암리수로의 호황은 물을 빼기 시작한 2월 28일부터 쇠퇴했다. 3월 11일 현재는 씨알도 많이 잘아져 월척을 간혹 볼 정도로 상황이 바뀌었다.
달산수로
물 빠지기 시작한 3월 초부터 예년 조황 회복
◀ 달산수로 중상류의 낚시인들.
달산수로의 경우 당암수로보다 이틀 늦은 2월 24일 첫 붕어가 낚였다. 얼음이 먼저 녹은 최상류에 10여 명의 낚시인이 찾았는데, 알고 보니 당암수로를 찾았다가 자리를 잡지 못해 밀려난 낚시인들이었다. 이들은 갈대수초 속을 노리는 직공낚시에 1인당 4~10마리 정도 낚았는데, 평균 7~9급으로 당암리수로에 비해 씨알은 잔 편이었다.
그러나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전세가 역전되었다. 낱마리 조황으로 바뀐 당암수로에 비해 달산수로에서는 월척붕어가 낚이는 등 조황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 3월 둘째 주말(9일~10일)에는 이틀 내내 강풍이 부는 속에서도 월척이 낚였고 9일에는 중상류권에서 올해 첫 4짜 붕어를 배출했다. 3월 11일 현재 달산수로는 평일에도 30명 이상씩 찾고 있다. 서산 방조제낚시 윤재필 사장은 “서산권인 갈마큰수로와 봉락수로의 조황이 예년 같지 않자 달산수로가 더 붐비는 것 같다. 달산수로의 이런 조황은 농번기가 시작되는 4월 말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검은여수로
얼음낚시 호황 물낚시로 이어져
검은여수로(갈마수로)는 1월부터 한 달 동안 얼음낚시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였고, 해빙 후 물낚시까지 이어졌다. 씨알이 굵어 낚였다하면 대부분 월척이다. 2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이어진 물낚시에서(하루 20명 정도 찾았다) 개인당 한두 마리, 많게는 예닐곱마리까지 낚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2월 25일부터는 거짓말처럼 입을 닫고 그 후 중치급만 낱마리로 낚이고 있다. 서산 공림낚시 최복림 사장은 “검은여수로는 하류에 갑문이 있어 본류와의 물길이 끊어져 있다. 따라서 가을에 들어와 있던 붕어들이 낚이는 것인데, 얼음낚시부터 낚인 마릿수가 수백 마리 될 것이다. 물이 빠진 것도 아닌데 입을 닫은 것은 들어와 있던 붕어들이 소진된 이유가 아니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갈마큰수로
아직까지 본색 드러내지 않고 있다
▲ 지난 3월 9일 갈마큰수로에서 4짜 붕어를 낚은 낚시인. ▲ 3월 12일의 갈마큰수로. 조황은 부진한 편이었다.
봄철이면 월등한 조황으로 낚시인들을 불러들이는 갈마큰수로가 올 봄 부남호 중 최고 저조한 조황으로 일관하고 있다. 초봄부터 씨알 좋은 월척붕어를 토해내는 특징이 있어 예년의 조과를 기대하고 2월 24일부터 낚시인들이 드나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평일에는 10명 안팎의 낚시인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명 중에 한두명이 살림망을 담글 정도. 하지만 낚이면 대부분 34~38cm 사이로 굵은 편이다.
서산 공림낚시 최복림 사장은 “원래 갈마큰수로는 4짜가 흔하게 낚이는 곳이지만 3월 말까지는 마릿수는 많지 않은 게 특징이다. 하지만 4월 10일경을 전후로 터지는 피크시즌이면 부남호 최고의 붕어낚시터로 발돋움한다”고 말했다.
봉락수로
해빙 직후 3일 동안 반짝조황 있었다
부남호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봉락수로는 건너편에 있는 당암수로와 비슷한 시기에 깜짝 호황을 연출했다. 이유는 당암수로처럼 수심이 얕은 특징 때문에 만수와 함께 붕어들이 먼저 올라붙은 것인데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2일부터 25일까지 3일 동안 반짝 조황으로 끝나 소문 듣고 찾았던 낚시인들은 빈 살림망으로 나와야 했다. 그 후 매일 10명 안팎의 낚시인들이 드나들고 있으며 한두 마리 조과 속에 본격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4월이 되면 부남호의 서산권 샛수로 중에는 제일 먼저 터지는 곳이다.
검은여수로 앞 3번 제방으로만 건널 수 있어
기자는 3월 1일 오전 갈마큰수로와 봉락수로, 당암수로, 달산수로 순으로 돌아보았다. 수로마다 물색은 좋아보였으나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강풍이 몰아친 탓인지 살림망을 담가놓은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 전날 비가 내린 탓에 진창이 된 비포장도로를 만나 애를 먹었다. 갈마큰수로, 당암수로, 달산수로에는 각각 30~50명 앉아 있었지만 점심때가 지나자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자리를 떴다.
그리고 서산에서 태안으로 건너가는 1번 제방과 2번 제방 모두 길이 끊어져 있었고, 그래서 차량 진입이 불가능했다. 최복림 사장은 “낚시인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주민들의 원성이 잦아지자 현대건설 측에서 작년에 길을 모두 끊었다. 단지 검은여수로 앞 3번 제방은 경사가 심하긴 하지만 그곳은 아직 차량 진입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극성꾼들은 소형보트를 이용해 건너가기도 한다고.
매년 4월 중순경 서산권 샛수로에서 4짜 붕어 봇물
부남호 대형 붕어는 매년 해빙이 되기 전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면서부터 낚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4월 중순경 본류권보다 샛수로에서 월척이 쏟아지며 본격 시즌을 맞는다. 그러다 농번기가 시작되고 배수로 수위가 줄어들면 본류권 맨바닥에서도 4짜 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이때는 떡밥낚시와 지렁이 짝밥미끼에 4짜 붕어가 잘 낚인다.
FSTV 김상현 제작위원은 “작년과 재작년 모두 4월에 서산권 봉락수로와 갈마큰수로에서 호황을 보여 올해도 역시 이곳을 기대하고 있다. 매년 수심이 얕은 봉락수로에 먼저 대형 붕어가 붙지만 낚시인들의 관심은 규모가 큰 갈마큰수로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림낚시 최복림 사장은 “태안군 쪽 샛수로인 달산수로와 당암수로의 경우 매년 해빙 직후 제일 먼저 입질을 보여주는 곳으로 올해도 2월 중순부터 먼저 얼음이 녹기 시작한 중상류에서 여덟아홉치급부터 34~35cm급까지 선을 보였다. 하지만 4월이 되면 달산수로와 당암수로는 갈마큰수로와 봉락수로의 조황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달산수로는 3년 전 겨울철 얼음낚시 4짜 사태 이후 갈마큰수로를 뛰어넘는 조과를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초반에는 지렁이, 5월부터는 떡밥낚시가 효과적
3월부터 4월 말까지 시즌이 지속되는 부남호 샛수로들은 연안을 따라 발달한 갈대나 수초에 채비를 붙이는 낚시가 효과적이다. 특히 갈대가 군락을 이루는 주변에서 가장 좋은 조황을 보인다. 부남호 좌측 연안에 속하는 달산수로나 당암수로의 경우 폭이 넓어 마치 강을 연상케 하는데, 자연히 수초들도 연안을 따라 발달해 있고 규모가 큰 만큼 많은 낚시인들을 수용할 수 있다. 일부에 부들이 있을 뿐 대부분 갈대수초가 형성되어 있다.
수온이 낮은 3월 초순까지는 수초 속을 노리는 직공낚시가 유리하고, 그 후에는 장대로 수초를 넘겨 치는 스윙낚시에 붕어가 잘 낚인다.
그에 반해 서산권 샛수로(마룡지 퇴수로, 봉락수로, 검은여수로 등)들은 폭이 좁은 편이다. 그나마 갈마큰수로가 폭이 넓고 길다. 이곳은 갈대, 부들, 말풀 등 다양한 수초가 자라 있어 아기자기한 전형적인 수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봉락수로는 중상류의 경우 수심이 80~90cm로 얕고 수초가 빽빽하므로 주로 본류권과 맞닿는 다리 주변에서만 낚시가 이뤄진다. 이곳에서는 수초사이에 뚫린 작은 공간을 노리는 스윙낚시에 조황이 월등하다. 그에 반해 갈마큰수로는 하류부터 중간에 있는 다리까지의 1km 구간 전역이 포인트로 수심은 80~120cm가량 나온다. 주로 남쪽보다 북쪽 연안의 조황이 좋은 편이다. 갈마큰수로를 잘 아는 사람들 중에는 수심 얕은 상류권에서 조용히 앉아 대형 붕어를 낚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낚시여건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갈마큰수로에 먼저 앉기 시작하고, 이곳에서 밀려난 낚시인들이 차선책으로 찾는 곳이 봉락수로다.
그 후 농번기가 시작되는 5월 초순, 논에 물을 대기 시작하면 수로의 수심들이 얕아져 본류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밤낚시에도 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미끼도 지렁이 일색에서 갯지렁이나 옥수수, 떡밥, 글루텐, 새우 등으로 다양해진다.
▒가는 길 서산권에 속하는 검은여수로, 갈마큰수로, 봉락수로 등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서산시내를 지나 부석면까지 간 다음 부석면 당암리와 봉락리에서 진입하면 빠르다. 태안권인 달산수로와 당암수로는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진출해 간월호(천수만 A지구) 제방과 부남호(천수만 B지구) 제방을 차례로 지난 다음 낚시점을 끼고 우회전하면 된다.
▒취재협조 서산 공림낚시 010-4230-9989, 서산 방조제낚시 010-9007-8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