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수도권 봄낚시터 간척호 <4>

대호

유례없는 만수위로 봄맞이

대산 1,2,3번 수로, 무장수로 전망 밝아

김상현 FS-TV 제작위원

대물붕어 왕국 대호만이 만수에 가까운 수위 속에서 해빙 후 사성수로, 대산 2번수로, 무장수로에서 마릿수 월척이 낚이는 등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그간 대호는 해마다 초봄에는 30~40% 수위를 보여 얕은 수심 때문에 낚시를 못하는 곳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낚시터가 광범위해져 어디부터 노려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3월 11일과 12일 대호를 답사했다.

▲ 지난 3월 11일 대산 2번수로를 찾은 서울의 김대현씨가 수초직공낚시로 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대호는 배스가 유입되기 전까지 누구나 손쉽게 붕어를 낚을 수 있는 마릿수 천국이었으나 배스가 유입된 이후 서서히 붕어낚시가 하락세를 보여 왔고 지금은 대물낚시터로 바뀌었다. 그러나 올 봄 대호의 특징이라면 중치급부터 준척급 사이의 붕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단골낚시인들은 당진시의 꾸준한 외래어종 퇴치운동으로 배스를 수매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대호는 1984년 간척지 개발로 인해 형성된 대규모의 담수호로 크게 당진권과 서산권으로 구분하고 있다. 당진권은 해창수로, 교로리수로, 사성수로, 조금수로를 들 수 있으며 서산권은 대산수로(0번에서 5번수로)와 무장수로, 영탑수로, 성연수로가 있다.

서산권

●성연수로
서산권 최상류에 위치해 있는 성연수로는 봄철 가장 많은 붕어들의 산란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류 쪽 대산수로와 교로리수로, 사성수로 쪽으로 낚시인들이 몰리면서 이곳은 한적하며 낚시인이 없어 조황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필자가 찾았던 날 2월 말보다 물색이 많이 흐려져 있었지만 낚시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들과 갈대가 잘 분포해 있어 아무 곳에서나 붕어의 입질을 받아 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농번기에 수위가 내려가면 낚시가 불가능해진다.
서산IC를 나와 서산시내를 통과해 대산 방면으로 진행하다 보면 나타나는 성연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 뒤 마을을 지나 진입할 수 있다.

●무장수로

◀물색이 좋았던 무장수로 하류. 초봄 포인트다.

 

대호 본류대를 끼고 있는 수로 중 최상류에 위치한 수로다. 해마다 초봄이면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 곳으로 붕어 조황도 좋은 곳이다. 해빙이 시작된 2월 하순부터 연안을 따라 삭아 내린 수초 사이에서 낮낚시에 1~3마리의 월척 조황이 간간이 들려오고 있지만 아직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3월 초 연휴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찾았지만 27cm부터 턱걸이 월척까지 낱마리 조과를 보였다.
대부분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며 배스의 성화가 심해지면 떡밥을 사용하기도 한다. 초봄에는 대부분 토종붕어지만 간혹 대형 떡붕어가 낚이기도 한다. 대개 초봄에는 본류권과 맞닿는 곳에서 먼저 씨알 좋은 붕어를 배출해내며 그 후 수온이 올라가면서 무장수로 전역에서 고른 조황을 보이게 된다.
수초가 빽빽해 육안으로 보기에는 낚시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바닥은 깨끗한 편이어서 찌올림도 깨끗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수초직공낚시지만 스윙낚시를 할수 있는 포인트도 많다. 1~2.5m의 다양한 수심을 보인다. 3월 10일 서산에 사는 지인이 이곳을 찾아 맨바닥을 스윙으로 공략해 월척붕어 5마리를 낚아 시즌이 왔음을 알렸다.

●대요수로
서산권 수로 중 폭이 제일 좁고 지형도 험한 곳이다. 그러나 수위만 안정된다면 마릿수 조가가 보장되는 곳으로 초봄에는 25cm급이 주종으로 수초직공낚시를 하면 월척도 낚을 수 있다. 하류권은 스윙낚시 포인트가 많아 떡밥낚시도 가능하다.
가장 무난한 조황을 보이는 곳은 본류권과 맞닿는 콧부리 지점이다. 이곳은 만수보다 어느 정도 물이 빠져야 입질이 왕성해지며 그때는 자리다툼도 벌어진다.

●영탑수로

◀ 곧 붕어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예상되는 영탑수로.

무장리 하류권에 위치해 있는 영탑수로는 아직까지 찾는 낚시인도 적고, 별다른 조황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배수가 진행되면 다리 위쪽으로는 수심이 얕아져 낚시가 불가능하다. 간혹 수위가 낮아지면 바닥을 보이기도 하지만 30cm 내외의 수심에서도 붕어가 곧잘 낚일 때가 많다. 평균 수심은 1m권이며 수로에서는 2칸부터 3.2칸까지 주로 사용한다. 수초치기는 본류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4칸 이상의 긴 낚싯대를 쓴다.

●대산 0번수로 - 서산권에 있는 대호 샛수로 중 가장 하류에 위치해 있다. 본류에서 올라오는 큰 수로가 1번 수로로 현대양수장 옆으로 난 작은 샛수로가 0번수로다. 0번수로는 ㄱ자 형태로 생겼다.

◀ 봄 붕어 입질이 빠른 대산 0번수로. 이미 준척급을 배출해내고 있다.

2월 하순부터 마릿수 조과가 좋은 편이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월척이 넘는 굵은 씨알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7~9치급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답사 차 찾은 12일, 0번 수로에는 10여 명의 낚시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양수장 앞쪽의 본류와 맞닿는 곳에서 스윙낚시를 하고 있던 낚시인들은 입질을 받지 못했지만 중류권에서 수초 직공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은 8치 내외의 붕어를 1~3마리씩 낚아놓고 있었다.
매년 붕어의 산란이 3월 말경 시작되는데, 대체로 3월 중순부터 대형붕어가 낚이고 있다. 대호 수로 중 바람의 영향을 제일 적게 받는 곳으로 삼길포항과 인접해 있어 싱싱한 바다횟감까지 맛볼 수 있다.

●대산 1번수로 

◀ 대산 1번수로 다리에서 바라본 상류 모습. 이곳에서 월척을 낚은 낚시인을 만날 수 있었다.

수로 폭이 넓어 보트낚시도 가능하며 사계절 무난한 조황이 이어진다. 월척급 붕어보다 떡밥낚시에 다양한 씨알이 낚이는 곳이다. 2월 말이면 본류권부터 본격적인 조황이 나타나는데, 3월 중반 이후 서서히 상류권에서도 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상류의 경우 낚시인이 몰릴 때는 조황이 급격하게 떨어지기도 하지만 수초직공낚시를 하면 월척붕어를 노려볼 수 있다. 답사일 상류 다리 우측에서 수초직공낚시를 하고 있던 낚시인이 낚아놓은 월척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심은 60~90cm를 보였다.

●대산 2번수로

▶ 대산 2번수로. 규모는 제일 작지만 올 봄 조황은 제일 좋은 곳이다.

낚시인들이 ‘2.5번수로’라고도 부른다. 1번수로 상류 다리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2번수로 상류와 연결된다. 규모는 대산수로 중에서 제일 작다. 하류를 바라보고 좌우측으로 차량 진입이 가능하지만 주차하기에는 좁은 편이다. 상류 쪽은 수심이 얕고 수초로 빽빽하지만 중류로 내려가면서 수로 폭이 약간 넓고, 수초가 연안을 따라 길게 형성되어 있어 스윙낚시가 가능해진다. 본류 쪽으로 더 이동하니 낚시인들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갈 무렵 찌 하나가 몸통이 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솟았다. 대충 봐도 37cm는 되어보였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김대현씨였다. 그의 살림망에는 32cm붕어와 40cm가 넘는 떡붕어가 들어 있었다. 갈수록 조황이 더 좋아질 것이 분명해 소규모 인원이라면 한번 찾아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산 3번수로

▶대산 3번수로. 살림망에 붕어를 가득 잡아놓은 낚시인을 만났으나 촬영은 하지 못했다.

2번수로와 길이나 수로 폭이 비슷한 곳이다. 3번수로는 옛날부터 대호 샛수로 중 조황이 늦게 나타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두 명의 낚시인은 모두 살림망을 담그고 있었고, 5일 전에 왔다는 한 사람은 살림망에 많은 붕어가 담겨 있는 걸로 보였으나 끝까지 공개를 꺼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옆에 있는 한 사람은 들어온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다는데 33cm 월척과 9치 두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살림망을 공개하지 않았던 낚시인은 “3월 10일 하루만 마릿수 조황을 보인 뒤 하루에 두세 마리 꼴로 낚이고 있다. 3월 후반이 되면 씨알도 굵어지고 마릿수도 좋아지는데, 지금은 아직 큰 붕어들이 본류에서 유입되지 않는 듯하다”고 했다.
포인트 이동은 자유로우나 주차여건은 좋지 못했다. 작년의 경우 4월이 되어서야 낱마리 조황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4월 중순경부터 호황 소식이 들려온 걸 보면 올 봄에는 확실히 일찍 붕어가 붙었다. 
 

●대산 4번수로

 ▶갈대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대산 4번수로 하류.

 수로는 긴 편이지만 폭은 다른 곳에 비해 좁은 편이다. 수초가 끝나는 곳을 공략하면 월척붕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필자가 중하류 쪽에서 한 시간 낚시를 해보았는데 30분이 지날 무렵 시원한 붕어 입질을 받았지만 성급하게 챘던지 놓치고 말았다. 수심은 1m 이내로 수초직공채비에 지렁이 미끼를 달았다.  

대산수로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나들목에서 나오면 32번 국도를 타고 탑동사거리까지 간다. 이곳에서 대호방조제 이정표를 따라 진행, 고대삼거리를 지나 좌회전하면 석문면소재지에 이르고 삼봉마을-당진화력발전소를 지나 1㎞쯤 더 가면 대호방조제에 닿는다. 방조제 수문을 지나자마자 좌회전해 진입하면 0번수로에 닿고 1번 중류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이동하면 2→3→4번순으로 옮겨갈 수 있다.

당진권

당진권

●교로리수로

대호만방조제에 인접해 있는 교로리수로는 상당히 넓고 광범위한 포인트를 자랑한다. 연안낚시는 물론 보트낚시를 할 곳도 부지기수다. 수시로 본류에서 어자원이 유입되어 붕어 자원도 많은 곳이다. 단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 상류에서 바라본 교로리수로. 다리 뒤로 계속 가면 대호 본류가 나온다.
◀ 교로리 하류에서 낚인 중치급 붕어들.

본류에 가까운 수로들은 진입이 수월하고 또 교로리수로에서 가장 먼저 조황이 나타나는 곳이어서 해마다 많은 낚시인들로 붐빈다. 대호방조제를 건너 교로리수로 하류 쪽부터 찾았다. 평일임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이곳은 씨알은 굵지 않지만 해빙 직후부터 매년 마릿수 조황이 나타나는 곳인데, 이날도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살림망 속에 10여 마리씩 담가놓고 있었다. 그러나 15cm 내외로 씨알은 잔편이었다.
수심은 1m 내외로 초락도 입구까지 형성되어 있는 갈대 사이를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교로리수로의 장점이라면 차량의 진입이 수월하고 앉을 포인트가 많아 단체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성 1번수로 

▲ 시즌이 빨리 시작되는 사성 1번수로. 얼음낚시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성수로는 연중 4짜 확률이 제일 높은 곳으로 해마다 봄가을로 많은 월척붕어를 배출해내고 있다. 사성 1번수로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후반기 얼음낚시에서 호황을 보였다. 25cm부터 35cm 사이로 다양한 씨알이 마릿수 조황을 보였으며 간혹 4짜도 배출했다. 이런 조황은 해빙 후까지 이어져 해빙 직후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사성 1번수로를 찾았다. 
2월 하순에는 35~40cm급 떡붕어까지 섞여 낚이기도 했으나 3월 초 비가 한차례 내린 뒤 찬물이 유입되면서 조황이 누그러졌다. 그 후 지금까지 하루에 1~3마리씩 낱마리 조과를 보이고 있으며 씨알은 대부분 월척으로 좋은 편이다. 
중하류권인 다리를 기점으로 갈대 주변을 공략하면 무난한 조과를 올릴 수 있다. 이곳은 수심이 깊고 스윙낚시가 가능한 포인트가 많아 장박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12일 찾았을 때도 이곳에 낚시인들이 많았는데, 군데군데 월척붕어를 낚아놓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사성 2번수로 

1번 수로보다 수로 폭이 넓고 길이도 길다. 오래 전에는 1번 수로보다 유명세를 떨쳤으나 어느 순간 우열이 뒤바뀌었다. 폭이 넓고 수심이 깊은 탓에 1번 수로에 비해 2주가량 시즌이 늦게 형성된다. 올해도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 붕어가 붙지 않은 것인지 답사 차 들렀을 때 물색은 오히려 2번수로가 좋아 보였으나 낚시인들은 1번 수로에 몰려 있었고, 조황도 1번 수로에서만 나타났다. 사성수로 주변에는 수로가 많다. 입질이 없다면 인접된 수로로 이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해창수로 -해창수로는 상류는 수심이 얕아 낚시가 불가능했으며 중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갈대가 밀집되어 있어 스윙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최하류권은 넓은 폭을 보이고 있으나 이곳 역시 수심이 80cm 내외로 얕았다. 하지만 최하류권에서 좌우로 형성된 수로는 공략해볼 만했다.

▶최상류 출포리권은 물색이 좋아보였으나 낚시한 흔적이 없었으며 최근 조황을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 조금수로는 사성수로에 비해 수심이 얕았는데 물색이 맑아 아직까지는 조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당진읍까지 간다. 탑동교차로에 이르면 고가도로를 타지 말고 우측으로 빠진 다음 사거리를 지나 ‘정미·대호지면’을 보고 우회전한다. 5분쯤 가다 배터 삼거리에서 정미면 쪽으로 좌회전한다. 정미면소재지 입구에서 다시 우회전한 다음 대호지면 삼거리에서 우회전한 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산을 넘어가면 사성 1번수로 최상류에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