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관리 및 육성법 난항

납추 등 유해낚시도구 단속 9월로 연기 

이마트 사태에 농식품부 당황 “예견치 못한 결과”
한낚련 “6개월 추가유예 기간에 시행령 개정 추진”
 
허만갑 기자

오는 3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던 유해낚시도구 판매금지가 연기되어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납제품 판매유예기간으로 설정한 지난 6개월이 낚시 비수기에 해당되어 재고량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홍보계도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5일 농림수산식품부는 “ 유해낚시도구 판매 단속을 3월 10일에서 9월 10일로 연기한다”는 공문을 정부 관련부서와 해양경찰청,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한국농어촌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어촌어항협회, 수산업협동조합,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로 발송하였다.
이는 농식품부가 ‘비수기의 재고량 판매 부진’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기는 했지만, 사실은 최근 이마트 사태(이마트에서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에 의거하여 (주)바낙스, 한길 등 납품업체에 약 1억6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유해물질 검사를 요구한 사례 : 낚시춘추 3월호 게재)에서 불거진 납, 비소, 카드뮴, 크로늄 등 4대 유해물질 총검사비용의 과다발생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조구업체들은 납성분 용출금지에만 초점을 두었고, 그 결과 비소, 카드뮴, 크로늄까지 사전 검사를 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못했으며, 농림수산식품부도 시행령에 4대 유해물질만 규정해놓고 그와 관련한 홍보를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3월 10일부터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와 낚시용품 판매장에서 낚시추뿐 아니라 낚싯대, 낚싯줄, 낚싯바늘, 루어, 미끼가 모두 ‘유해물질 미검사 제품’으로 퇴출될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대혼란이 예상되자 농식품부는 일단 6개월 후로 시행을 미뤄놓고 본 것으로 보인다. 

납추 단속 6개월 유예의 배경

농림수산식품부가 이마트 사태를 인지한 것은 2월 중순경 자원환경과 홍근형 사무관이 낚시박람회 후원 논의를 위해 낚시단체장회의에 참석했을 때로 보인다. 그 자리에서 한국낚시진흥회 김명제 회장은 “최근 이마트에서 바낙스와 한길에 2000종 상품에 대한 유해낚시도구 검사서를 요구하였는데 검사비가 1억6천만원이나 되어 현실적으로 이마트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농식품부의 반응이 없자 2월 21일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한낚련) 김동현 회장과 윤병용 사무국장이 세종시 정부청사를 방문했다. 김동현 회장은 정복철 어업자원관(국장), 이영직 자원환경과장, 홍근형 사무관에게 이마트에 납품해온 (주)바낙스와 한길유통의 피해액을 예측한 서류를 제출하고 “해당업체들이 심대한 재정적 타격을 입거나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농식품부 관리들은 서류를 검토하고 “(이렇게 검사비용이 많이 나올 줄은) 우리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동현 회장은 “그간 농식품부와 낚시업계는 낚시추의 납성분에 대한 준비만 해왔다. 이처럼 추 외에 낚싯대, 바늘, 줄까지 4개 유해물질 검사를 통과해야만 판매 가능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이제 3월 10일이면 이마트뿐만 아니라 전국의 낚시점에서 낚시용품들에 유해낚시도구 검사서를 요구할 것이다. 이마트 납품 품목의 검사비용만 1억6천만원이 드는데 전체 검사비용은 얼마나 들 것인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3월부로 한국 조구업체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고 조속한 대책을 요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였는지 농식품부의 대처는 이례적으로 빨랐다.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의 탄원서가 접수된 지 사흘 만인 2월 25일 농식품부는 전국 지자체와 관련부처에 ‘유해 낚시도구 단속 유예기간을 6개월 연장한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시행령 개정 필요

그러나 6개월의 시간을 벌었을 뿐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6개월 후면 여전히 막대한 검사비용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해결책은 낚시법 제8조 및 동법 시행령 제5조의 내용을 고치는 것이다. 낚시법 8조를 고치려면 국회를 다시 통과해야 하지만 시행령 5조는 농식품부에서 수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시행령의 검사항목, 유해물질 종류에 관한 수정을 농식품부에 요구하는 것이 빠른 수순이 될 것 같다.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 김동현 회장은 “6개월이란 기간 동안 낚시업계는 농림수산식품부 또는 해양수산부에 유해낚시도구에 관한 시행령 개정을 요구하여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요구안은 두 가지 내용이 될 듯하다.
1. 유해물질 허용기준 검사대상 제품에서 낚싯대, 낚싯줄, 낚싯바늘은 제외하고 낚시추만 남긴다.
2. 납, 비소, 카드뮴, 크로늄의 4개 유해물질 중 납 또는 최소한의 물질만 검사대상으로 규정한다.
한낚련 김동현 회장은 “현재로선 개정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정부에서 시급히 유예시켰다는 것은 그대로 시행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정부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낚시계의 강한 개정요구가 없이는 스스로 시행령을 고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잘못된 법을 고칠 명분을 주어야 한다”며 낚시계가 단합된 목소리로 제8조 유해낚시도구 및 기타 독소조항의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제목 :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 관련 알림

1. 정부에서는 건전한 낚시문화를 조성하고 수산자원을 보호하며 낚시 관련 산업 및 농어촌의 발전을 위해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제정하여 ‘12.9.10일부터 시행하면서, 동 법 제 8조에 따른 유해 낚시도구는 법 시행 전에 이미 제조된 재고량 등을 고려하여 ’13.3.10일까지 6개월간 판매가 가능하도록 조처한 바 있습니다(동 법 시행령 부칙 제3조).  

2. 그러나 낚시업계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의 유해 낚시도구 판매가능기간 중 9~10월을 제외한 기간은 동절기로 사실상 낚시 비수기에 해당되어 유해 낚시도구의 재고량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금년 3월 10일 유해 낚시도구 판매 금지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3. 이와 관련 우리 부에서는 낚시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 동 판매금지 규정에 대하여 향후 6개월 동안은 단속·적발보다는 계도·홍보 위주로 시행하고자 하오니 해양경찰청 및 각 지자체에서는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의 시행·정착에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아울러, 각 지자체에서는 금년 9월 10일 이후에는 유해낚시도구의 판매 사용 등이 전면적으로 금지된다는 점을 관할구역 대 낚시도구 유통업체 및 낚시인 등에게 적극 홍보하시고, 낚시업계에서는 9월 10일 이후 동 법률이 적법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