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물낚시 스타트
영천 금노지 옥내림으로 시동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경북 영천 금노지(영천시 금노동, 1만2천평)에서 2월 중순 해빙과 동시에 준월척 붕어가 쏟아졌다. 경북에선 가장 빨리 터진 봄 어신이다.
▲ “새벽이 되니 입질이 시원해졌네요.” 신라피싱샵 하상도 사장이 새벽 5시경 낚은 9치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과거 금노지는 산란기 전후인 3월 중순부터 4월 말 사이에 밤낚시가 시작되는 평범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붐을 탄 옥수수내림낚시가 금노지에서 시도되면서 초겨울이나 초봄에도 붕어가 낚이게 됐습니다.”
영천 신라피싱샵 하상도 사장은 옥내림낚시의 보급으로 금노지 봄시즌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고 했다.
물론 영천 근교에서 초봄에 붕어를 낚을 곳들은 많이 있다. 가암새못, 호남지, 포때지, 차당지 사일못, 새막골지, 우벌지 등은 얼음만 녹으면 바로 붕어가 낚이는 곳들이다. 그러나 영천낚시인들은 금노지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영천시내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쉽고 초봄부터 밤낚시에 준월척 붕어가 잘 낚인다.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
금노지는 저수지 바로 옆에 쇠느리 마을이 있어 현지 낚시인들은 ‘쇠느리못’으로 부르고 있다.
“쇠느리못은 산을 끼고 있어 준계곡지처럼 보이지만 평지형이나 다름없다. 상류나 하류 수심도 별 차이가 없고, 지리적인 여건상 하루 종일 햇볕을 받아 다른 저수지보다 얼음도 빨리 녹고 물색도 좋은 편이다. 올해도 다른 저수지보다 일주일 이상 빠른 2월 12일부터 물낚시가 시작됐다. 그 후 일주일 동안 밤낚시에 개인당 20마리에서 30마리까지 낚았다. 하룻밤에 32~35cm급 월척붕어도 10마리씩 낚였다. 이런 조과는 옥수수내림낚시였기에 가능한 것이다”라고 영천 신라피싱샵 회원들은 말했다.
신라피싱샵 하상도 사장은 “쇠느리못은 작산동에 있는 우리 낚시점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어 자주 찾는 단골낚시터다. 여름이면 수초가 전 수면을 빽빽하게 덮기 때문에 봄철과 가을철이 아니면 낚시가 힘들고, 아직까지 붕어 자원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밤낚시에 씨알 굵은 붕어가 잘 낚이며, 물색이 좋아 낮에도 잘 낚인다. 씨알은 6~7치급이 주종을 이룬다”고 말했다.
▲ 입질이 없자 하상도씨가 겉보리를 밑밥으로 포인트에 뿌리고 있다.
▼ 하상도 사장은 초봄에는 밑밥으로 옥수수보다 겉보리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2월 초에 얼음 녹고 14일부터 준월척 배출
2월 14일부터 금노지의 호황소식이 들려와 취재일정을 잡으려는데 하필 때맞춰 강풍이 불기 시작하고 기온도 영하로 떨어져 일정을 미루어야 했다. 영상의 기온을 회복한 2월 24일 일요일 오후 거제도에서 바다낚시 취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영천 금노지를 찾았다.
저녁 7시경 영천역으로 마중을 나온 하상도 사장은 “토요일 오후에 금노지를 들어갔던 우리 회원들이 꽤 많은 붕어를 낚았다. 취재를 위해 오늘밤까지 낚시를 더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시장에 들러 회원들이 야참으로 먹을 족발과 김밥을 사들고 저수지로 향했다.
“금노지 봄 포인트는 제방 우측 상류 과수원 앞인데 바로 옆에 군부대가 있어 그동안 제재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부터 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시작해 지금은 마음 편하게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하 사장이 말했다.
금노저수지는 좌측으로 도로가 나 있었으며 신라피싱샵 회원들은 우측 상류 과수원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측 연안은 부대 담벼락을 끼고 중류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했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살림망부터 확인했다. 일곱 치부터 준척급까지 20여수씩 들어 있었다.
회원들의 맞은편인 도로 쪽은 아침이면 햇볕을 먼저 받는 등 낚시여건이 뛰어나지만 겨울이면 잘 자라는 말풀이 너무 빽빽해 낚시가 성가신 편이다. 따라서 대개 밤낚시보다는 낮에 인근 동네 낚시인들이 떡밥낚시나 옥내림낚시를 즐기기 위해 찾는다고 했다. 반면 과수원 앞은 말풀이 듬성듬성 자라 있어 밤낚시가 가능한데, 긴 대보다 짧은 대(2.5칸~3.2칸)를 사용해야 쉽게 바닥에 안착시킬 수 있다고.
하 사장은 “첫 물낚시를 했던 2월 중순경에는 밤새 입질을 받았었는데, 어젯밤에는 영하로 떨어졌던 날씨 때문인지 초저녁에 잠시 입질이 오다 다시 새벽녘이 되어서야 입질이 잦았다”며 “초봄에는 오전 10시까지는 굵은 씨알이 낚이니 일찍 철수하지 말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금노지 상류 우안에 자리 잡은 하상도씨가 밤낚시를 하고 있다.
▲ 취재일 아침에 붕어 입질이 왕성했다. 아침 6시경 임채영씨가 붕어를 끌어내는 모습.
▲ 수면에 찌톱을 많이 내놓는 옥내림낚시의 찌들.
▲ 금노지의 봄철 포인트인 상류권. 텐트가 있는 우측 연안이 취재팀이 낚시했던 과수원 앞이다.
▲ 임채영씨도 옥내림 채비로 동틀 무렵에 준척붕어를 낚았다.
▲ 옥내림 채비는 가는 줄을 사용하는데 채비 중간에 완충고무를 사용하면 줄이 끊어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입질이 예민할 때 그림처럼 꿰면 훨씬 입걸림이 잘 된다고. ▲ 요즘 시판되는 다양한 옥내림찌.
새벽녘에 8~9치급 입질 세례
이날도 초저녁에는 입질이 다문다문 찾아왔다. 입질도 예민한 옥내림채비의 찌를 두 마디도 채 올리지 않고 가져가는 등 간사했다. 이렇게 입질이 간사할 때는 짧은 바늘에 떡밥(글루텐 혹은 어분)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떡밥에는 옥수수보다 조금 잔 붕어가 낚인다.
밤 11시쯤 나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차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5시쯤 일어났는데, 하상도 사장이 아홉치급 막 붕어를 낚았다. “새벽이 되니 붕어의 활성도가 살아나는지 입질도 제법 시원한 편입니다. 초저녁에는 두 마디도 겨우 올렸는데 지금은 네 마디 정도까지 올린 뒤 가져가거든요. 씨알도 초저녁보다 좋고요.”
하상도 사장은 평소에는 목줄 길이를 25, 32cm 길이로 사용하지만 겨울철에는 예민한 입질에 맞춰 30, 37cm 정도로 길게 사용하며 목줄 굵기도 1.5호에서 1호로 낮춰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목줄이 얇고 길어야 붕어가 아무 거리낌 없이 흡입하기 때문에 예민한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류에 앉았던 임채영씨는 이틀 연속 밤낚시를 하느라 새벽까지 꾸벅꾸벅 졸았으나 8~9치급을 연거푸 낚아내면서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동이 틀 때까지 기대했던 월척붕어는 낚이지 않았다.
봄철에는 옥수수와 함께 새우를 옥내림 채비에 써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명 새내림. 입질이 활발할 경우 새우를 통째로 사용하고, 입질이 예민할 경우에는 머리를 눌러 사용하면 된다. 옥내림채비의 바늘이 망상어 7호 정도로 작기 때문에 새우도 작은 걸 골라 사용해야 한다.
▲ 돼지족발로 차려진 야식시간.
▲ 잔챙이는 방류하고 굵은 씨알만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좌측부터 염병열, 신라피싱샵 하상도 사장, 임채영 회원.
▼ 하상도 사장이 판매용 옥내림채비로 찌맞춤을 하고 있다.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영천IC에서 내려 500m 정도 가면 ‘T자형 봉작삼거리에 닿고 영천시내 쪽으로 400m 가면 우측으로 신라피싱샵이 보인다. 이곳에서 다시 400m 진행하면 우측으로 보이는 동댕이못 옆으로 우회전한다. 동댕이못을 지나 1km 산으로 오르면 금노지 제방이 보인다.
■취재협조 영천 신라피싱샵 054-337-5005, 010-4148-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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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댕이못도 동반 호황
쇠느리지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동댕이못(만수면적 1만7천평)에서도 준척과 월척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고 3월 5일 하상도 사장이 알려왔다. 3월 1일 신라피싱샵 회원 세 명이 동댕이못 좌안 도로 쪽 중상류에 앉아 밤낚시를 했는데, 28cm부터 33cm까지 16마리를 낚았으며 3일과 4일에도 비슷한 조과를 올렸다고. 지금은 앉기 편한 도로 쪽에서 낚시를 하고 있지만 걸어 들어가는 우측 상류 과수원 주변에 앉으면 더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제방 중앙에서 갓낚시 스타일로 낚시를 해도 옥내림채비에 37~38cm 붕어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곳 역시 말풀이 군데군데 많이 자라 있어 채비를 바닥에 안착시켜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중상류 수심은 2m 전후, 하류 쪽은 3m까지 깊어진다. 입질이 잦은 시간대는 저녁 8시부터 12시 사이다. 낮에는 잔챙이 붕어의 성화가 심한 편이다. 외래 어종은 없으며 붕어 외에 가물치가 서식하고 있다.
TIP
입질이 예민할 때
옥수수와 어분을 함께 달아보세요
▲ 옥수수와 어분을 함께 단 모습.
옥내림낚시에서 옥수수가 잘 먹히지 않을 때는 대개 지렁이나 글루텐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신라피싱샵 회원들은 옥수수와 함께 어분을 사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긴 바늘에는 옥수수를 그대로 달고, 짧은 바늘에 어분을 달아야 부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추울 때는 집어효과를 위해 다소 질게 개어 투척을 여러 번 한 다음 입질이 오기 시작하면 좀 단단하게 해서 달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입질 형태는 <그림>의 미끼에 따른 붕어의 입질 형태에서 ②번처럼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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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용 옥내림채비 판매!
“찌맞춤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 40개를 수납하는 목줄 지갑(우측사진)은 3만~5만원. ▲ 하상도 사장이 판매용 옥내림 찌세트를 보여주고 있다.
신라피싱샵에서는 옥내림낚시 초보자들을 위해 옥내림찌와 원줄, 목줄, 바늘까지 한 세트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상도 사장이 일일이 찌맞춤을 해서 현장에서 길이별로 낚싯대에 매달아 사용하면 된다. 가격은 한 세트 15,000~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