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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부활 가시화

낚시행정, 농식품부에서 해양수산부로 이관?

김진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해양수산부 부활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논의하고 있는 입장으로는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거의 확실시되는 듯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되었던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낚시행정도 현재의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원래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로 옮아갈 가능성이 크다.

낚시인들이 해양수산부의 부활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해수부가 낚시행정 주무부처였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출범한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해운항만청, 수산청, 건설교통부 수로국, 해난심판원 등을 통합했고, 출범 후 2년이 지난 98년부터 유어내수면과를 설치하여 낚시관련 법안 입법에 착수했다. 해양수산부가 만든 최초의 낚시관련 법안은 수상레저안전법으로, 낚시와 수상레저활동 전반에 걸쳐 안전수칙을 정한 법률이다.
2006년 해양수산부는 낚시터 환경개선을 위해 ‘낚시 등 유어행위의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명 ‘낚시관리제’ 입법을 추진했다. 이 법률은 낚시등록세를 걷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낚시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결국 낚시관리제의 입법은 철회되었지만, 해양수산부는 기존 법안을 수정한 ‘낚시인들의 대표단체에 의한 낚시자율관리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그 내용은 낚시산업체들로부터 낚시환경개선금을 걷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 수정안은 정부부처 간 협의과정에서 “낚시인의 대표단체가 없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낚시대표단체 결성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논란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어 해양수산부는 해체되었고, 농림수산식품부와 국토해양부로 통폐합되는 과정에서 낚시행정은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되었다.

 2008년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통폐합된 해양수산부의 부산 청사.

“농림수산식품부 낚시 관련 전문성 부족”

해양수산부는 폐지되었지만 낚시법안은 농림수산식품부가로 이관되어 1년 남짓 재정비한 끝에 ‘낚시 관리 및 육성법’으로 가다듬어졌다. 이 법안은 기존 법안과 달리 낚시인이나 낚시산업체에 비용 부담을 주지 않고 규제조항을 대폭 축소해 낚시인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낚시인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조항들을 빼다 보니 법안의 실효성이 사라지고 규제도 육성도 아닌 어정쩡한 법안이 되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낚시인들 중 “법률의 목적과 지위에 관한 내용이 오히려 과거 해양수산부 시절에 입안된 법률안보다 후퇴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법안을 수정한 농림수산식품부에 낚시를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법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이 ‘어정쩡한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뭔가 눈에 띄는 핵심적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판단했는지 2012년 7월 법 시행을 불과 한 달 보름 앞두고 불현듯 ‘납 규제’라는 조항을 삽입하여 낚시인들과 낚시산업체에 큰 충격을 안겨준다. 낚시단체들이 격렬하게 반대했으나 납 규제 내용이 든 육성법은 예정대로 9월 10일에 시행되기에 이른다.

“낚시부처가 어디로 결정될지는 아직 모른다”

박근혜 당선인이 해양수산부 부활을 약속했고 인수위가 그대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거의 확실한 듯하다. 그렇다면 낚시행정부처는 어디가 될까? 해수부 폐지 이전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해수부가 낚시주무부처가 될까? 아니면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입안하고 집행하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가 계속 낚시행정을 맡게 될까?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 막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에 관해 1월 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으나  “해양수산부 부활이 논의되고 있는 것 같긴 하나,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며 낚시관리 부처가 해양수산부로 넘어가는가에 대한 질문에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낚시인들의 입장에선 어느 부처가 낚시행정을 맡는 것이 좋을까? 역시 ‘알 수 없다’는 대답이 지배적이다. 바다낚시는 해양수산부 쪽이 전문성이 있지만 민물낚시는 오히려 농식품부와 더 밀접하다는 문제가 있고, 해수부나 농식품부나 낚시를 육성하기보다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누가 맡든 오십보백보 아니겠느냐’는 비관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해양수산부 부활을 외치는 부산시민들이 부산역 광장에서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낚시 맡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는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위해 김동현 회장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해양수산부 부활에 관해 농림수산식품부과 이야기를 나눈 적 있나?
-항상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해양수산부 부활은 거의 확실시되어 가는 듯하지만 아직 구체적 얘기는 없다. 현재로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구체적인 결정이 있어야 차후 움직임을 알게 된다. 현재로서는 해양수산부의 부활만 거론되고 있으며 농림수산부나 국토해양부의 행방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나?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5년 동안 낚시발전에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낚시계로서는 그리 환영할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FTA와 관련해 어려워진 농어촌의 수익사업으로 낚시를 적극 권장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설령 실효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런 입장을 유지해 왔다는 것은 낚시계로서는 환영할 일이었다. 하지만 예전 해양수산부는 낚시인을 자연과 환경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보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행정이 더 낫다는 말인가?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고루 생각한다면 그렇다. 만약 해양수산부로 낚시업무가 이관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민물낚시터가 되는 저수지는 모두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데, 이것은 현재 농림수산식품부 산하로 지정되어 있지만 해양수산부가 부활할 경우 어디에 소속이 되겠는가. 그것은 정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만, 적어도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양수산부에 소속될 리는 없으니 그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업무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 부활이 낚시인들에게 환영받으려면?
-먼저 낚시업무가 해양수산부로 이관된다는 확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로 존재할 것인지, 예전처럼 해양수산부로 이관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만약 해양수산부로 넘어간다면 농림수산식품부의 취지를 잘 이어나갔으면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어업과 낚시를 접목해 블루오션 사업으로 발전해나가길 원했는데, 앞으로도 그런 정책을 유지하길 바란다.

한편 해양수산 분야는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환영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쪼개진 지난 5년간 해양수산 분야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총괄부처가 없다 보니 정부 예산의 지원 축소로 해양산업과 수산업은 크게 위축되었다. 해양자원개발 등을 둘러싼 국제 경쟁에서도 밀려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해양수산부 유치 가능성이 잇는 부산의 경우 항만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해양수도로 발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부산시는 내년부터 항만별 글로벌 특화전략을 반영한 해양정책을 수립해 부산을 ‘동북아시대 해양물류 중심도시’로 도약시켜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 해양수산부 부활을 앞두고 인천과 호남에서도 해양수산부의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