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전국 얼음낚시축제 결산
관광비수기에 280만 명 찾았다
인제·화천·파주·안성·평창·청평
얼음낚시 테마축제 잇따라 성공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올 겨울 얼음낚시축제의 특징은 ‘다양화’다. 인제빙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로 대표되던 얼음낚시축제는 올해 평창, 청평, 파주, 안성으로 확대되었고, 송어가 새로운 낚시어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2월 22일 평창송어축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얼음낚시축제는 2월 17일 안성빙어축제와 청평얼음꽃송어축제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데 2월 8일 현재 280만여명이 얼음낚시축제장을 찾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화천산천어축제장<사진 제공-재단법인 나라>.
인제빙어축제는 방문객 24% 감소
화천산천어축제는 방문객 13% 증가
겨울 얼음낚시축제의 대표 격인 인제빙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는 1월 27일 모두 폐막됐다. 두 행사 모두 작년엔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축제를 열지 못했다. 공식적인 방문객 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월 19일부터 1월 27일까지 열린 인제 빙어축제엔 9일 동안 80만명이 다녀갔고, 1월 5일 개막한 화천산천어축제는 폐막일인 1월 27일까지 23일 동안 150만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방문객 수와 비교해본다면 당시 105만명이 다녀간 인제빙어축제는 24% 감소했고 133만명을 기록한 화천산천어축제는 13% 증가했다.
인제빙어축제의 방문객 수가 준 이유는 빙어낚시터가 전국으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제빙어축제를 통해 빙어가 인기 물고기로 등장하면서 타 지역도 빙어 자원이 많이 늘어났다. 유료낚시터의 경우 빙어를 방류한 곳이 늘어났는데 이 때문에 인제를 찾는 빙어낚시객들이 감소한 것이다. 올 겨울은 경북 지역에서도 빙어낚시가 활기를 띠었다. 서울 낚시인 김한경씨는 “예전엔 인제를 가야만 빙어를 잡는 줄 알았으나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빙어를 낚을 수 있는 낚시터들이 곳곳에 공개되어 있다.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인제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에 반해 화천산천어축제는 아직 산천어를 상품으로 내건 다른 시군이 없다. 관광객 분산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얼음낚시 테마 지역축제 확산
올 겨울엔 얼음낚시를 테마로 한 축제가 여러 곳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축제를 주관하는 단체도 다양해졌다. 화천과 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고 있지만 평창송어축제는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얼음낚시 행사를 개최한 첫 사례였다. 2008년 1회 축제를 개최해온 이래 매년 꾸준히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평창읍내 하천의 일부 구간을 막아 송어를 방류하고 방문객을 맞았는데, 올해는 12월 22일부터 2월 11일까지 열린 행사에 40여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개최 3년째를 맞는 청평얼음꽃송어축제 역시 마을주민 중심의 얼음낚시행사다. 청평면 주민들이 축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해오고 있는데 조종천 일부 구간을 막아 송어를 방류했다. 1월 1일부터 2월 17일까지 개최하고 있는 청평얼음꽃송어축제는 2월 8일 현재 4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은 서울에서 가까운 교통의 이점이 매력으로 꼽혔다.
역시 개최 3년째를 맞은 파주송어축제는 유료낚시터가 주최가 되어 행사를 연 케이스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광탄낚시터가 겨울에 송어 얼음낚시터를 운영하다가 송어얼음낚시축제로 발전시켰다. 4개로 나누어진 저수지엔 눈썰매장과 음식부스를 따로 만들어 방문객을 맞았는데 해마다 점점 방문객이 늘고다. 1월 5일부터 2월 3일까지 개최된 행사에 3만명의 방문객들이 낚시터를 찾았다.
한편 경기도 안성 두메낚시터에서 열린 안성빙어낚시축제는 광혜원어촌계가 주최해 올해 처음 행사를 열었다. 얼음낚시축제라고 하면 대부분 한수 이북의 강원도나 경기도에서 열렸는데 경기 남부에서 열린 첫 얼음낚시축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주말에 1천명 평일에도 200~300명이 꾸준히 행사장을 찾아 12월 22일부터 1월 27일까지 4만5천명이 다녀갔다.
고장의 이름만 내건 상술이란 비판도
지난겨울 강원도와 경기도에서 열린 얼음낚시를 테마로 한 지역축제에 다녀간 방문객 수를 모두 합하면 280여만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인제빙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 방문객 수가 23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나머지 지역의 행사 방문객 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후발 축제들의 관람객도 점점 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활성화되고 있는 얼음낚시축제에 대해 “고장의 이름만 내건 상술”이라는 비판도 있다. 모든 얼음낚시축제가 인제나 화천처럼 지자체 개최의 대규모 행사인 줄 알고 찾았다가 허술한 시설과 질 낮은 서비스 때문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인제나 화천의 축제장과 비교해보면 나머지 지역의 축제장은 방문객 수에 비해 화장실이나 식당 등이 부족하다.
한편 얼음낚시축제를 열었는데 얼음이 얼지 않아 축소 진행된 행사도 있었다. 지난 1월 19일부터 1월 31일까지 열린 안성송어축제는 시가 주최한 행사였는데 개최 며칠 전 내린 많은 비로 인해 결빙이 이뤄지지 않아 참가객들은 얼음낚시 대신 물낚시로 송어를 낚아야 했다.
낚시업계 “겨울시장 살릴 탈출구로 삼자”
다양해진 지역얼음낚시축제의 높은 인기를 접한 낚시업계는 낚시인 대상이 아닌 일반인 대상의 영업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N·S의 박정훈 과장은 “해마다 높아가는 얼음낚시축제의 인기를 보며 느낀 게 많다. 우리 회사는 루어낚싯대를 전문으로 생산하지만 올 겨울엔 빙어낚싯대를 출시했다. 전문적인 낚시장르가 있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껏 낚시업계에서 대중적 장르 개발 노력을 소홀히 했다. 올 겨울은 빙어낚시가 활기를 띠면서 빙어낚싯대도 많이 팔려 나갔다”고 말했다.
안성 두메낚시터 강승률 대표는 얼음낚시축제가 낚시터 운영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축제를 직접 진행해보니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 낚시인들만 상대하려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 낚시인 수는 계속 줄고 낚시터 운영이 쉽지 않다 보니 회의감이 든 게 사실이었지만 안성빙어낚시축제를 통해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고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테마를 잡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 안성빙어축제장 입구의 눈꽃 조형물.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2~2013년 얼음낚시축제 현황<2월 8일 현재>
인제빙어축제(주최 인제군) <1.19~1.27>-80만평(추산)
화천산천어축제(주최 화천군) <1.5~1.27>-150만명(추산)
평창송어축제(평창송어축제조직위) <12.22~2.11>-40만명
청평얼음꽃송어축제(청평얼음꽃축제조직위) <1.1~2.17>-4만명
파주송어축제(광탄낚시터) <1.5~2.3>-3만명
안성빙어축제(광헤원어촌계) <12.22~2.17>-4만5천명
INTERVIEW
안성빙어축제 강승률 사무국장
“유료입장객만 3만, 도합 4만5천명 찾았다”
◀안성빙어축제를 기획한 강승률 두메낚시터 대표.
안성빙어축제 행사진행위원회 강승률 사무국장은 행사가 열린 두메낚시터의 대표이자 이 행사의 기획자다.
광혜원어촌계 계장으로서 계원들을 설득하여 빙어축제를 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2월 22일부터 2월 17일까지 열리는 안성빙어축제는 2월 8일 현재 유료 입장객 3만명을 포함해 4만5천명이 다녀갔다.
-어떻게 빙어낚시축제를 기획하게 됐나?
유료낚시터 중 빙어자원이 형성된 몇몇 낚시터들은 축제란 이름을 걸지 않았을 뿐 이미 전부터 비슷한 형태로 손님을 받아 왔었다. 양평 백동낚시터와 강화 황청낚시터는 몇 년 전부터 얼음빙어낚시터를 따로 개장했는데 반응이 좋아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나 역시 얼음빙어낚시터를 계획하고 몇 년 전부터 빙어자원을 방류해왔었다. 인제빙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를 돌아보면서 일반인들을 끌기 위해서는 낚시터 손님을 받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역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올봄 내가 계장으로 있는 광혜원어촌계원들에게 빙어축제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총괄 업무의 사무국장을 내가 맡게 되었고 음식부스 준비와 행사진행 업무를 어촌계원들이 분담해서 맡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나중엔 아르바이트요원을 더 써야 할 정도로 바빴다.
-안성이란 고장 이름을 내걸었는데 안성시의 지원을 받았는가?
아니다. 안성시엔 안성시의 이름만 빌리겠다고 얘기했다. 사실 행사가 잘 되면 모르겠는데 잘 안 되면 시에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 안성시에선 자발적으로 시를 홍보한다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황은성 안성시장님이 한 번 방문해주셨고 나중에 쓰레기 청소 등을 지원해주었다.
-4만5천명 참관객을 예상했나?
아니다. 우리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2만명 정도만 오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 2월 8일 현재 유료 입장객 수가 3만명이고, 어린이와 낚시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았는데 그 수를 1만5천명으로 보고 있다.
대전, 부산, 울산 등 남쪽에서 많이 찾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번에 깨달은 것인데 사람들이 얼음낚시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화천산천어축제나 인제빙어축제가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멀리 남부지역 사람들은 강원도까지 가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경기도 안성에서 빙어낚시축제가 열린다고 하니 가깝게는 대전 그리고 멀리는 부산이나 울산에서 올라와 축제를 즐기고 간 분이 많다.
-입장료가 5천원이고 유료 입장객수가 3만명이면 대단한 수익을 올린 것 아닌가?
그렇게 수익 계산부터 먼저 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는 만큼 진행요원들을 더 두어야 하고 올 겨울 축제 개장을 위해 시설 투자한 것이 많다. 남는 금액은 내년 축제를 위해 재투자할 것이다. 물고기라는 게 잘 낚여야 흥이 나는 것이다. 빙어자원을 많이 확보해 방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