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관리 및 육성법 이후  움직임

경기개발연구원(GRI) 보고서 제출

“경기도 저수지 낚시금지 또는 낚시비용 징수 필요”

허만갑 기자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 후 경기도 저수지들을 낚시금지구역으로 묶거나 유료낚시터로 관리하자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최근 경기도 산하 정책연구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 농업용수 수질현황 및 관리방안>이란 보고서에서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근거로 낚시금지구역 지정이나 일정기간 낚시금지 설정으로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기개발연구원(GRI)은 지난 1월 28일 ‘경기도내 저수지 수질개선 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경기도와 각 언론사에 제출했다. 그 내용은 “농업용수 공급 목적의 저수지가 낚시, 수상스키 등 친수 수요 증가로 수질이 악화되어 법적으로 수질조사 대상을 늘리고 낚시금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미영 선임연구원은 “도내 저수지 수질개선을 위해 법적으로 수질조사 대상 확대와 낚시제한 등 기존제도에서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고, 행정적으로 수질관리협의회 등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이 보고서 내용을 정책에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수도권 저수지낚시터(유료낚시터 포함)의 수질문제가 계속 도마에 올랐고, 낚시관리 및 육성법이 마련된 지금 도내 저수지낚시터 관리방안으로 유료화나 금지기간 설정을 추진할 가능성은 분명 커졌다.
아래는 <경기도 농업용수 수질현황 및 관리방안>을 요약한 것이다.
※보고서 전문은 경기개발연구원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연구보고서’ 항목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낚시금지구역 지정 후 화학적산소요구량 개선효과 나타났다”

과거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저수지는 현재 유역의 도시화와 개발로 친수 및 경관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오염물질 유입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수량 변동에 적절한 대응체계는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365개소 중 수질측정망이 갖춰진 곳은 7분의 1 수준인 54개소에 불과하다. 시군 관할 저수지는 대개 유효저수량 10만 톤 미만이며, 이 중 평균수심 10m 미만 저수지가 79개소에 달해 물리적 구조상 부영양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된다.
수질 자료를 취합한 대부분의 저수지에서는 부영양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측정망을 운영 중인 저수지의 최근 10년간 자료 분석 결과,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호소 생활환경기준 ‘약간 나쁨(Ⅳ)’보다 등급이 좋은 저수지가 2007년 이후 감소하고 있으며, 총질소(TN)와 총인(TP)은 2008년을 기점으로 악화 추세다.
월별 수질 농도 중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농경지에 물을 공급해야 하는 4~7월이 상대적으로 높고, 클로로필-a(Chl-a)는 4~9월 호소 생활환경기준 ‘약간 나쁨(35㎎/㎥)’보다 등급이 내려가는 빈도가 많았다. 특히 총질소(TN)는 모든 저수지가 5등급 이상으로 악화 상태였다. 한편, 지역적으로는 경기 북부가 남부보다 상대적으로 수질이 양호한 저수지가 많았다.
현재 도내 저수지는 대부분 농업용수 공급을 담당하지만 낚시, 산책 등 친수활동, 양어장, 수상스키와 수상골프연습장 등으로 용도가 다원화되는 중이다. 특히 낚시터로 이용되는 저수지가 가장 많아, 일부 지자체는 낚시로 인한 수질오염과 쓰레기 가중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낚시금지구역 지정을 강화하는 추세다. 도내 대왕, 보통리, 백운, 오전저수지 등 12개소가 대표적인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 후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낚시를 허가제 등과 연계, 이용료 징수 제도 도입하자”

송미영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저수량 50만톤 이상의 대형 저수지만 수질조사 대상인 현행 제도를 바꾸어서 중소형 저수지까지 수질조사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법적 조사 기준인 저수량 50만 톤을 10만 톤 이상으로 변경해 전체의 30%인 109개소까지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낚시 관리 및 육성법’을 근거로 낚시금지구역 또는 일정기간 낚시금지기간 설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고서는 또 낚시터 이용료 징수도 제안했다.
“저수지 관리 예산 부족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무상 공급되는 농업용수 수혜자에게 적은 비용이라도 부담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낚시 등 친수활동을 허가제 등과 연계, 이용료 징수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송미영 선임연구원은 “저수지 관리는 지자체와 농어촌공사로 이원화되어 있어 두 주체 간 협의와 상호 협조가 필요하다. 경기도는 주도적으로 협력 체계 유도를 위한 협의회 구성과 관련 이해당사자 참여에 앞장서야 한다”며 “저수지가 많은 경기남부지역부터 관련 업무를 통합하고, 전문 인력을 배정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도내 저수지 현황을 집약하고 친수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저수지 백과사전’을 작성해 기존 온라인 지도서비스와 연계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경기개발연구원(GRI)은?

경기도 산하단체인 경기개발연구원은 1995년 3월 경기도와 31개 시군 그리고 지역기업들의 공동출연으로 설립된 정책연구기관이다. 경기도를 위한 각종 정책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교통, 환경, 도시계획, 자치행정, 사회문화 등 경기도 행정관련 전 분야에 걸친 정책을 개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자연과 문화의 파수꾼’이란 슬로건 아래 교통·환경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경호 전 경기도지사가 초대·4대 원장이었고 경제석학 좌승희 서울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 정책결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경기개발연구원이 정치인들의 용돈벌이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경기도의회 임병택 의원(민주통합당·시흥)은 지난 11월 12일 “김문수 지사와 가까운 몇몇 정치인들로 구성된 경기개발연구원의 초빙연구원 일부가 연구실적이 미미한데도 월 400만~5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며 경기개발연구원 홍순영 원장과 좌승희 이사장의 동반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경기개발연구원(GRI)에서 개최한 환경세미나. GRI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싱크탱크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