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호황터 발견

대구 진천천 

 
씨알은 잘아도 내림낚시에 붕어 하루 100마리

시홍준 대구낚시인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화원유원지 앞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합수지점이다. 이곳으로 또 하나의 작은 하천이 대구시내에서 내려오는데 이름하여 진천천이다. 이곳에서 겨우내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

▲ 첫날인 2월 1일 진천천을 찾은 필자.

▲ 필자가 첫날 올린 마릿수 조과.

진천천은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에서 내려와서 성당천과 만나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지금 붕어낚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구간은 낙동강에서 1km가량 떨어진 진천천 최하류다. 겨우내 이 구간만 결빙되지 않은 채 하루 낚시에 1인당 40~80마리씩 마릿수 조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씨알은 5~6치가 주종일 만큼 잘지만 엄동설한에 씨알 탓하는 건 배부른 투정이리라.
진천천 호황을 알려온 사람은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에 사는 시홍준씨다.
“대구시내의 오폐수가 이 하천을 통해 내려오는 곳이라 수질논란 때문에 등한시했던 곳이다. 올 겨울 날씨가 워낙 추워 갈 곳이 없던 차에 친구에게서 진천천의 호황 소식을 듣게 되었다. 2월 1일 아침에 들어가 오후 4시까지 120마리가량 낚았다. 씨알은 5치나 6치급이 주종으로 간혹 7치 8치급이 낚일 정도로 잔편이었지만 낚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음날에도 찾아갔는데 역시 비슷한 조과를 올렸다.”
알고 보니 진천천의 붕어는 지난 가을부터 꾸준하게 낚이고 있었으며 겨울에도 성서공단에서 내려오는 온수 때문에 이곳만 결빙이 되지 않아 낚시를 계속할 수 있다. 신기한 것은 가을만 해도 9치급과 33~35cm급 월척까지 낚이는 곳인데 한겨울에는 잔챙이만 낚인다는 것이다. 

▲ 폭이 넒은 진천천 하류의 풍경.

가을엔 월척까지 낚였으나 겨울엔 씨알 잘아져

소문만 듣다가 직접 찾아가보니 수질도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단골들의 말에 따르면 “이미 오래전 성서산업단지와 시내에서 내려오는 곳마다 정화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지금은 깨끗한 물만 내려온다”고 했다.
우리가 낚시했던 구간 맨 위에는 보가 하나 있었는데, 그 보 옆으로는 성서공단과 연결된 수문이 하나 더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수문으로 온수가 흘러나와 결빙을 막아주었던 것이다.
또한 이 보는 항상 물이 넘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앉아 있는 낚시인들은 물 흐름 속에 낚시를 해야 했다. 또 낙동강에 있는 달성보의 수문을 막게 되면 그 영향이 이곳까지 미쳐 역류하는 현상도 생겼다. 보 바로 밑에 있는 수로 폭은 15~20m가량 되었으며 아래쪽으로 갈수록 점차 넓어졌다. 수심은 2~4m로 생각보다 깊었다. 낚시하는 구간은 200m 정도 되어 보였는데 30~40명은 동시에 낚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보 바로 밑에 앉아 떡밥(글루텐) 내림낚시를 했다. 물 흐름이 세지는 않았지만 채비가  흘렀고, 거의 떠내려가는 도중에 입질을 받았다. 따라서 잘 풀어지지 않는 떡밥을 사용해야 한다. 나는 알파21과 이모 글루텐을 반반 섞어 찰지도록 배합해 사용했다. 낚싯대는 16척 짜리 한 대를 사용했다. 원줄은 0.8호, 목줄은 0.4호, 찌는 13푼짜리 갈대 솔리드를 끼우고 꾸준한 헛챔질로 붕어를 불러 모았다. 그리고 목줄 길이를 22cm, 27cm 단차를 두고 윗 바늘은 바닥에 살짝 닿고, 아래 바늘은 슬로프가 되도록 해 사용했다.
처음 간 곳이었지만 이런 유형의 수로에서 그동안 낚시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어 다른 낚시인들보다 많은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낙동강에 많이 서식하는 떡붕어는 전혀 없었고 전부 토종붕어만 낚였다.
낚시를 하는 동안 10~20cm가량 물이 빠졌다 불었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꽤 오랫동안 반복되어서 그런지 붕어 입질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단지 며칠 뒤에 갔을 때 한번은 50cm 정도 물이 빠졌었는데, 그때는 하루 종일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
보 바로 밑에는 내림낚시인들이 주로 앉았으며, 위쪽보다 물 흐름이 적었던 하류에서는 바닥낚시를 하는 분들이 많았다. 바닥낚시 조과는 내림낚시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비록 붕어의 씨알은 크지 않지만 물 흐름 속에서 강붕어 특유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마릿수 재미에 하루해가 짧게만 느껴졌다. 낚시인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 대부분 다시 살려주었다. 어느 단골낚시인은 “이곳은 연중 붕어가 낚이고, 봄철이면 낙동강의 준척 붕어들이 올라붙는데, 봄에는 지금보다 한산한 편이다”하고 말했다.   

▒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서나들목에서 나와 성서산업단지역이나 계명대역에서 좌회전해 남쪽 끝까지 가면 성당천 최하류 수문이 나오고 수문 바로 옆에 주차한 뒤 도보로 내려가면 우리가 낚시했던 포인트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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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천의 챔질 타임

이곳은 물 흐름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초심자들은 입질 파악이 어렵다. 물 흐름 때문에 채비가 바닥에 살짝 닿아 끌리는 듯하면 움찔 하면서 입질이 오는데 움찔하면 채야 한다. 첫 입질을 놓쳐도 잠시 후 윗바늘에서 입질이 오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활성이 좋을 때는 2마리씩 낚이기도 한다. 바닥낚시도 겨울철에는 두 마디도 채 올라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