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 꾸준한 조과를 보이는 동산교 아래 장전리 풍경.

초겨울 붕어낚시의 낙원 

예당지, 이렇게 입질 잦은데 남쪽엔 왜 가? 

박 일 객원기자

예당지는 한국 최대의 저수지요 언제나 조과가 보장되는 전천후 낚시터다. 낚시꾼이라면 거의 한번쯤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낚시터다. 오히려 과거에 너무 자주 다녔기 때문에 새로운 낚시터를 선호하는 요즘 꾼들에게 외면 받는 낚시터가 또한 예당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해마다 겨울이 오면 예당지의 명성은 되살아난다. 11월이 되면 중부지방의 붕어낚시 시즌은 거의 끝나고 꾼들은 남녘으로 출조지를 모색할 때지만 예당지는 11월을 지나 12월까지도 호조황을 보이면서 중부지방에서 거의 유일한 겨울 물낚시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1군 4개 면이 걸쳐져 있는 예당저수지의 총 수면적은 330만평. 꾸준한 자원 조성으로 손맛을 보장해주는 곳. 붕어 씨알은 15~25cm급이 주종을 이루며 50km에 달하는 연안에서 거의 모두 낚시가 가능하다. 또 당진~대전간 고속도로가 생겨 진입시간도 많이 단축되었다.

좌대에서는 떡붕어, 연안에서는 토종 파티

우리 일행은 모두 7명.

11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2시에 7명의 일행이 예당지 동산교 일원으로 출조했다. 평촌리에서 동산교에 이르는 서쪽 연안은 교통이 편리하고 연안 낚시자리가 넓다. 이곳에는 ‘월척좌대’와 ‘진수좌대’가 있다.

봄과 여름철에는 논농사를 하기 때문에 연안낚시를 하기 어렵지만 추수가 끝난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낚시가 가능한 자리가 많다. 7명 중 4명은 좌대에서, 3명은 연안에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현재 예당지 수위는 80%로 수몰나무와 부들이 잘 발달된 포인트가 많아 분위기가 아주 좋다. 좌대로 올라간 일행은 연안을 보고 수몰나무와 부들을 노렸고 연안에 있던 일행은 짧은 대를 사용하여 부들과 수몰나무 사이의 공간을 공략했다.

낚시를 시작한 지 10분도 안 돼 좌대의 박영일씨가 25cm 떡붕어를 낚았다. 그 후에도 떡붕어의 입질이 이어졌고, 연안에서 박동일씨는 첫수로 월척급 토종붕어를 낚았다.

▲동산교 부근에서 연안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교촌좌대낚시터에서 밤낚시를 했던 한 단골꾼이 자신의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일행들은 처음에는 예당지 특유의 저수온기 채비법을 잘 몰라 시원한 입질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5~6호 바늘과 저부력 영점찌맞춤으로 채비를 바꾼 후에는 시원한 입질을 볼 수 있었다. 초저녁에 대부분 5~7마리씩 손맛을 볼 수 있었고 좌대에서는 비교적 긴 3칸, 3.2칸대를 사용한 박영일씨가 20마리 넘게 낚는 솜씨를 발휘했다. 진수좌대낚시터 관리인 정재홍씨는 “요즘은 낮에도 잘 나오니 밤에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말했다.

밤 11시에 모여 소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 이른 새벽, 눈을 떴으나 안개 자욱한 예당지의 아침풍경은 여전히 꿈나라에 있는 듯했다. 오전 입질은 9시부터 활발해졌다. 저수온기라 그런지 찌올림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자리에 따라 두 대가 바쁠 정도로 잦은 입질을 받는 사람도 있었다. 미끼는 부드러운 곡물류와 감자가루를 섞은 떡밥과 지렁이를 짝밥으로 사용했는데 떡붕어 80%, 토종붕어 20% 비율로 낚였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 11시까지 좌대에서 50여수, 연안에서 20여수씩의 조과를 올렸으니 늦가을 낚시로 이만하면 좋은 조과가 아닐까. “낚시업에 종사하는 분들과 예산군의 꾸준한 치어 방류 및 관리 덕에 얼음이 얼기 전까지는 안정된 조황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는 동산교낚시점 사장의 말에 공감하며 예당지를 빠져나왔다.

■취재협조 동산교낚시(041-333-9904), 진수좌대낚시터(041-332-0164)

=====================

예당지의 3대 낚시권역

1. 평촌리~동산교-서쪽 연안. 교통이 편리하고 좌대가 밀집해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예산에서 광시, 청양으로 통하는 619번 포장된 지방도로 변에 위치한다.

2. 신속리~대야리-동쪽 연안. 연안낚시를 할 만한 포인트가 많은 곳이다.

3. 도덕골~예당지의 유일한 지류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