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이색낚시

예당지의 에스키모 낚시 

“따뜻한 실내에서 TV 보며 낚시해요”

박 일 객원기자

요즘 예산 예당지에선 ‘에스키모 낚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에스키모 낚시?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인들이 커다란 하우스를 썰매에 싣고 다니며 얼음낚시를 하는 풍경과 흡사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는데, 실제로 해보니 이색적인 재미가 있었다.

▲ 좌대에서 ‘에스키모낚시’ 체험에 나선 김동원씨가 빙어를 걸어 올리며 좋아하고 있다.

▲ 올 겨울 에스키모낚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진수좌대 풍경.

내 방처럼 따뜻한 공간 안에서 낚시를 할 수는 없을까? 이는 겨울낚시를 즐기는 모든 낚시인들의 꿈이 아닐까? 그런데 그런 낚시가 지금 예당지에서 행해지고 있다.
예당지의 진수좌대에선 좌대 실내의 바닥에 구멍을 뚫고 얼음낚시를 하듯 물낚시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한파가 휘몰아쳐도 아무 상관없이 낮밤 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는데 떡붕어와 빙어가 함께 낚인다고 한다.
이 낚시는 이동식 하우스로 추위를 막으며 얼음낚시를 하는 알래스카 에스키모인들의 모습을 TV에서 본 필자의 조우 박동일씨가 단골로 다니던 예당저수지 진수좌대 사장님에게 제안해 시작되었다. 진수좌대는 올 겨울 좌대 4동에 구멍을 뚫어 ‘에스키모 낚시’를 시도하였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짧은 낚싯대에 아주 가벼운 채비를 사용하여 낚시를 해본 결과 겨울에도 추위 걱정 전혀 없이 낚시가 가능했으며 조과도 제법 좋아 올 겨울에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하고 벌써 진수좌대 사장님은 기대에 차 있는 눈치다.

하룻밤 30여수를 낚은 낚시인도 있어

11월 24일 나는 진수좌대 관리인의 연락을 받고 박동일, 김동원씨와 함께 예당지로 달려갔다. 이날따라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엄습하여 오히려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추위에 수상좌대 바깥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낚시를 하려면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겠지만 오늘만큼은 따뜻한 실내에서 낚시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우리는 한껏 부풀었다.
다소 늦게 도착한 우리 일행은 해질 무렵 에스키모 낚시를 할 수 있도록 개조된 좌대에 올랐다. 좌대 안에 들어서 보니 입구 복도 부분에 적당한 크기의 구멍 3개가 뚫어져 있었다. 아이스릴대 같은 짧은 낚싯대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는 것인데, 한 구멍에 두 개 정도의 채비를 드리울 수 있게 해놓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좌대 내부가 좁다 보니 세 사람이 동시에 낚시를 하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일행 중 박동일씨는 좌대 바깥에서 낚시텐트를 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낚시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김동원씨와 나는 나이가 더 많다는 것을 내세워 따뜻한 실내를 차지하고 알래스카 낚시를 시작했다.
첫수는 바깥의 박동일씨가 먼저 올렸다. 그리고 그 뒤로 3마리를 연달아 올렸린다. 하지만 밤추위가 맹렬하였는지 낚시를 포기하고 좌대 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낚시를 못해도 좋으니 좌대 안에만 있게 해달라”며 엄살을 부렸다.
김동원씨와 나는 따뜻한 좌대 안에서 간혹 커피를 끓여 마셔가며 낚시에 임했고, 입질 없는 틈을 이용해 TV를 시청하는 등 신선낚시를 즐겼다. 김동원씨는 언제 정보를 입수했는지 빙어채비와 구더기 미끼도 챙겨왔는데 붕어가 입질 없는 틈을 이용해서 빙어를 낚아내기도 했다. 빙어가 두 마리씩 걸려 나오는 걸 확인한 나도 얼른 채비를 바꿔 다른 구멍에 드리웠다.
이날 떡붕어는 이따금씩 올라와 지겨울 법했는데 빙어가 연속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우리는 밤새 심심할 틈이 없었다. 결국 새벽 두시까지 좌대 안에서 에스키모낚시를 처음 시도했던 김동원씨는 혼자 준척 떡붕어 4수와 빙어 40여 수를 낚았다.

물낚시와 얼음낚시 가능한 전천후낚시터
 
우리가 철수한 뒤 이 에스키모 낚시는 단골낚시인들에게 알려졌으며 직접 체험한 낚시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하룻밤에 30여 수의 붕어를 낚은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고 관리인이 알려왔다.
12월 초 현재 실험적으로 4동의 좌대에만 구멍을 뚫어 개조하였는데 단골들에게 호응이 좋아 늦어도 12월 중순까지는 모든 좌대를 개조할 것이라고 관리인은 말했다. 이 에스키모 낚시는 얼음이 얼어도 좌대 안에서 얼음구멍을 뚫고 낚시할 수 있어 봄철까지도 낚시가 가능한 전천후 낚시다. 올 겨울 추위 때문에 낚시를 포기한 낚시인들에게 예당지 진수좌대의 에스키모 낚시를 한 번 경험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진수좌대 내비게이션 주소는 충남 예산군 음봉면 신리 100번지.   
■취재협조 예당지 진수좌대 011-478-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