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비밀 붕어터              

부여 산직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마릿수 입질

김경준 논산 · 트사모 운영자

한파가 빨리 닥쳐 이곳 논산에서도 마땅히 갈 만한 낚시터가 없어졌다. 그러나 이럴 때 혼자 조용히 찾아가는 곳이 있다. 부여군 초촌면 산직리에 있는 산직지다.

산직지는 만수면적 1만평 정도 되는 평지지여서 어디에 앉아도 1.5미터 내외의 수심을 보인다. 포인트는 줄풀이 발달해 있는 우안 전역이 좋으며 좌측 상류도 좋다. 매년 이맘때면 수면을 뒤덮었던 마름이 사그라지고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가 붕어 피크시즌인데 운이 좋으면 4짜급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이곳을 알았는데, 평균 씨알은 6~8치급으로 크지 않지만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잦은 입질에 재미를 느껴 매년 찾고 있다. 미끼는 떡밥과 지렁이, 새우 등 가리지 않으나 나는 깔끔한 옥수수를 주로 사용한다. 붕어 외에 잉어, 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있다.

▲ 상류에서 바라본 산직지. 사진의 좌측 연안 전역이 붕어 포인트다.

▲ 후배 조윤기씨와 용인에서 온 손창훈씨(우측)가 철수 직전 기념촬영을 했다.

줄풀대 넘겨 맨바닥 공략이 주효

11월 17일 주말 혼자 산직지를 찾았다. 팔각정(제방 우측 모서리에 있는 노인정)을 돌아 우안 중하류쯤에 앉아 3.6, 3.8, 4.0대를 펴 줄풀대를 넘겨 공략했다. 수초에 붙이지 않아도 입질이 잦기 때문에 수초에 붙여 피곤한 낚시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장박꾼들이 접지좌대를 만들어놓고 그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팔각정을 관리하는 노조사는 팔각정 바로 옆 제방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38cm 붕어를 낚았다고 말했다.
오전낚시에 10마리가량 낚아 살림망에 담가놓고 있는데, 후배 조윤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 동료들과 낚시를 가려고 하는데 작은 씨알이라도 좋으니 제발 찌맛이라도 볼 수 있는 곳만 안내해달라는 게 요지였다. 나는 지체 없이 산직지로 찾아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밤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져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일요일 새벽 후배가 일행과 함께 산직지로 찾아왔고, 내 자리에서 상류 쪽으로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이날은 아침부터 강풍이 불기 시작했고 입질이 없어 10시가 넘어서자 주변에 앉았던 낚시인들이 하나둘 철수하기 시작했다.
세차게 불던 바람은 어둠이 내리면서 잦아들기 시작했다. 초저녁에 다문다문 붕어가 낚이다 밤이 깊어지면서 입질은 다시 소강상태를 보였고, 다음날 아침을 기대하며 차에 들어가 눈을 붙였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후배 조윤기가 아쉬운 표정으로 한탄하고 있지 않은가. 이유를 묻자 듬성듬성한 줄풀 안에 스윙낚시 채비를 넣어 뒀는데, 동틀 무렵 월척이 넘는 붕어를 걸었으나 그만 수초를 걸어 놓쳤다고 했다.
월요일 아침 11시까지 개인당 5~6마리씩 낚을 수 있었다. 어려운 계절에 꼬마 붕어들의 잔 손맛이 피곤을 잊게 해주었다. 산직지는 겨울철 얼음낚시도 잘 되는 편으로 저수지 한가운데 있는 수초대를 공략하면 어렵지 않게 붕어를 만날 수 있다.

가는 길 - 천안논산간고속도로 서논산IC에서 나와 석성면 방향으로 P턴, 2km 가다 ‘연화,초평리’ 방면으로 빠진 다음 석성천을 지나자마자 우회전, 다리를 건너 좌회전한 다음 2.5km 가다 우회전한다(좌회전하면 조촌면이다). 1km가량 가면 좌측에 산직지 수면이 보인다.
■취재협조 논산 리더낚시 041-735-1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