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감성돔 명소

12월, 삼천포를 주목하라!

화력발전소방파제·물양장·농여 마릿수 각축

지난 11월 중순 삼천포 화력발전소방파제 1번 자리 외항으로 감성돔 떼가 들어와 30cm 내외의 감성돔이 수십 마리씩 낚였다. 채비를 터트리고 달아난 녀석들도 많았다. 지금은 소나기 호황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기회는 남아 있다. 현지인들은 “삼천포 감성돔은 12월 중하순에 연중 최고 피크를 달린다”고 말한다.

지난 11월 23일 화력발전소 내항으로 출조한 이동진(KPFA 경남지부)씨가 40cm급 감성돔을 낚아냈다. 2호 막대찌로 멀리 노린 것이 먹혔다.

삼천포는 경남 고성군과 남해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삼천포 앞바다는 예전부터 감성돔 낚시터로 인기를 누려왔다. 늑도, 초양도, 신수도, 수우도, 화력발전소방파제 등은 ·통영·남해도의 먼바다 섬 못지않은 천혜의 감성돔 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다. 현지꾼들은 11월~1월에 감성돔을 낚기엔 남해안 그 어느 지역보다 삼천포가 확률이 높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들은 그 이유를 남해도와 삼천포 사이의 해협으로 흐르는 강한 조류 덕분에 항상 바닷고기들의 이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 감성돔이 머물기 좋은 갯바위와 방파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점이라면 삼천포가 내해이고 낚시하는 패턴이나 포인트가 단조롭다보니 원도를 지향하는 낚시인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꽝이 없는 지역인 만큼 확실한 손맛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삼천포만큼 낚시인이 꾸준히 드나드는 곳도 찾기 어렵다.
현지 낚시인들은 12월에 주목할 포인트로 화력발전소방파제와 화력발전소방파제 물양장 그리고 농여(진널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를 추천한다. 이 세 곳에서는 감성돔이 잘 낚이는 것은 물론 12월 중순 이후에 40~50cm 감성돔이 자주 출몰한다고. 특히 농여는 현지의 전문꾼들이 수시로 들어가 감성돔이 붙는지 예의주시하는 곳이다.

화력발전소 내항 풍경. 2~3번 구간의 조황이 좋다.

1 화력발전소방파제
수심 8~9m, B~2B 전유동채비

길이가 1km에 이르는 화력발전소방파제는 삼천포에서 수중여가 가장 발달한 곳으로 꼽힌다. 방파제 외항에는 공사 중에 유실된 테트라포드가 불규칙하게 흩어져있는데, 그 곳이 전부 감성돔 포인트가 된다.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자리는 방파제 콧부리와 방파제 가운데 지점의 테트라포드 유실 구간 그리고 갯바위와 이어져 있는 방파제 시작지점이다.
낚시하는 법은 모두 비슷하다. 수심은 8~9m가 나오는데, B나 2B 구멍찌로 전유동채비를 꾸리고 목줄에 G2~B 봉돌을 달아 천천히 가라앉히면 일정 수심에서 감성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감성돔이 테트라포드 꼭대기에서 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채비가 어느 정도 내려가면 시원한 입질이 들어온다. 테트라포드가 불규칙하게 빠져 있는 곳은 반유동채비로는 공략이 불가능할 정도로 밑걸림이 심하기 때문에 전유동채비를 적극 추천한다.
만약 반유동채비를 쓴다면, 구멍찌보다는 1~2호 자립막대찌로 채비한 후 최대한 멀리 날려 공략하도록 한다. 테트라포드 주변은 밑걸림이 심하므로 밑걸림이 덜 생기는 뒤쪽을 공략하는 것이다. 수심은 10m 내외. 테트라포드 너머에서는 큰 감성돔이 입질하는데, 초반에 빨리 제압하지 않으면 테트라포드에 목줄이 쓸려 감성돔을 놓칠 확률이 높으므로 2호 내외의 굵은 목줄로 강제집행하는 것이 좋다.
외항뿐 아니라 내항도 인기가 좋다. 내항은 조류가 잘 흐르지 않지만 외항에 맞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치는 날에도 낚시할 수 있으며 발판이 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조과도 나쁘지 않아 여유 있게 하루 종일 낚시하려면 내항으로 출조하는 것도 좋다.
화력발전소방파제엔 1부터 5까지 구간별로 숫자가 쓰여 있는데, 현지인들은 그것을 기준으로 자리를 나눈다. 인기 있는 자리는 방파제 2~3번 구간이다. 내항에서 낚시할 때는 석축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낚시해도 되며, 내려가지 않고 방파제 위에서 해도 된다. 석축으로 내려가면 캐스팅하기가 불편하지만 고기를 끌어내기 쉽고, 방파제 위에서 낚시하면 캐스팅하기는 쉽지만 6m가 되는 높은 발판 때문에 고기를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작은 고기는 ‘들어뽕’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큰 고기는 길이 6m 뜰채(길이가 짧은 것은 뜰채가 수면에 닿지 않는다)로 조심스럽게 담아 올려야 한다. 현지인들은 2호 내외의 굵은 목줄을 길이 1.5m 내외로 짧게 매어 ‘들어뽕’하기 편하게 채비해서 낚시한다.
내항의 수심은 6~9m로 약간 불규칙적인데, 채비를 최대한 멀리 던져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 조류가 흐를 때보단 조류가 멈췄을 때 깊은 자리에서 큰 감성돔이 낚인다.

2 화력발전소 물양장
수심 7~8m, 1~1.5호 반유동채비

삼천포의 화력발전소. 화물을 내리는 물양장도 좋은 포인트다.

삼천포 화력발전소의 화물 하역장으로 낚시자리가 넓고 발판이 좋으며 장애물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수심은 7~8m이며, 낚시자리 전방 10~15m 지점에서 입질이 온다. 채비는 1호~1.5호 구멍찌로 반유동채비를 하면 되는데, 천천히 흐르는 조류에 채비를 흘리면 어렵지 않게 입질 받을 수 있다.
낚시하는 방법은 세 곳 중 가장 쉽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감성돔은 수심이 깊어지는 지점에서만 낚인다는 것이다. 그 지점이 낚시자리에서 10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더 먼 곳을 노려도 감성돔은 입질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대로 가까운 곳을 노리면 15~20cm 잔챙이가 입질한다.
물양장의 아쉬운 점이라면 감성돔의 평균 씨알이 30cm 내외로 다른 곳에 비해 조금 작다는 것이다. 잔챙이가 많이 붙을 때는 15~20cm 감성돔이 떼로 붙어서 설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낚시가 되지 않는다. 수온이 내려갈 무렵인 12월 중순 이후에 40cm 내외의 큰 감성돔이 폭발적으로 입질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것을 노리고 출조한다. 물때는 사리 전후인 5~12물이 좋다.

3 농여
수심 4~7m, B~2B 전유동채비

12월 말에 큰 감성돔이 출몰하는 농여. 수위가 낮아지면서 넓은 갯바위가 드러난다.

농여는 진널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용머리) 앞에 떨어진 편평하고 넓은 바위이다. 만조 때는 거의 잠기다시피 하며 간조 때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낚시는 초썰물 이후부터 중들물까지 할 수 있다. 농여 주변은 아주 거친 여밭이다. 조류가 빠르게 흐르고 물색은 탁한 편이다. 겉보기엔 화력발전소보다 훨씬 좋아 보이는데, 마치 원도에 있는 명포인트 같은 느낌도 든다.
수심은 4~7m로 아주 얕고 수심 차이가 심하다. 포인트 전방으로 층층이 턱이 져 있는데, 이곳은 수중여도 많지만 수중턱이 아주 넓고 고르게 발달해 있다. 감성돔은 포인트에서 멀리 떨어진 수중턱 사이사이에서 놀고 있다.
수중턱을 노리기 위해서는 전유동채비가 좋다. B~2B 구멍찌로 채비를 꾸리고 목줄엔 G2~B 봉돌을 달아준다. 조류가 흐르는 속도에 따라 채비를 흘려주고 잡아주기를 반복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수심이 얕은 곳이기 때문에 채비를 빨리 가라앉히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반유동채비는 빠른 조류에 금방 떠내려가며, 불규칙한 지형에 밑걸림이 많이 생기므로 쓰기 어렵다. 조류가 강하게 흐를 때는 조류가 죽는 지점을 노리며, 물돌이가 시작되어 조류가 천천히 흐를 때는 적극적으로 전방의 먼 곳을 공략한다. 이때 마릿수 조과를 올려야 하며, 입질은 중들물까지 계속된다.
기자는 지난 11월 23일 한국프로낚시연맹의 김재홍, 이동진씨와 함께 화력발전소방파제를 찾아가 보았다. 남일대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해림낚시에서 배를 타고 발전소물양장 옆에 있는 내항에서 낚시를 했는데, 이동진씨가 40cm 감성돔을 낚았고, 김재홍씨가 30cm 감성돔을 낚을 수 있었다. 큰 감성돔이 많이 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갔으나 이미 상황은 종료. 15cm 내외의 잔챙이 감성돔이 설쳐 낚시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화력발전소방파제 매니아인 김재홍씨는 “삼천포 감성돔은 11월에 한 번, 12월에 한 번 터집니다. 11월엔 40cm급 감성돔이 마릿수로 들지만, 12월에 호황을 만나면 50cm급으로 손맛을 볼 수 있습니다. 시즌은 1월까지 계속되니 손맛을 보지 못할 걱정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조문의 삼천포 해림낚시 011-873-1845

■출조 방법 및 가는 길
삼천포 해림낚시 김군상 사장의 낚싯배가 남일대 해수욕장 앞 포구에서 매일 발전소방파제와 주변 갯바위로 출조한다. 2명 이상이면 수시로 출조하며 선비는 1인 1만~2만원. 철수도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일몰 후엔 모두 철수해야 한다.
해림낚시 주소는 사천시 향촌동 1206-1번지로, 진널방파제로 이어지는 삼천포 신항 뒷길에 위치해 있다. 삼천포에서 진입할 경우 남일대 해수욕장 방면으로 진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