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붕어 호황현장
상주 중덕지 직공낚시로 부활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경북 상주시내에 인접해 있는 중덕지(2만평)는 예부터 붕어낚시의 보고(寶庫)로 이름난 곳이며 한때 수도권이나 부산 경남에서 출조버스들이 몰리는 전성기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연이 전 수면을 뒤덮고 스윙낚시가 불가능해지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거의 없어졌다. 이런 중덕지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 상주의 직공낚시 전문낚시클럽인 대물피싱 회원 정인준씨가 중덕지 제방 중간에서 씨알 좋은 붕어를 걸어 올리고 있다.
“낚시여건이 바뀌었으면 낚시방법도 달라져야죠”
“많은 낚시인들이 중덕지가 한물갔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붕어 자원은 예나 지금이나 풍족합니다. 단지 연잎이 전 수면을 뒤덮는 바람에 직공낚시가 아니면 공략하기 힘들어졌을 뿐입니다. 그러나 직공낚시만 하면 붕어를 쉽게 낚을 수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한 해에 개인당 평균 월척붕어만 30~60마리씩 중덕지에서 뽑아내고 있습니다.” 상주 대물피싱 채희원(58) 전 회장의 말이다.
대물피싱은 4년 전 상주IC낚시(대표 김승겸) 단골들 중 중덕지를 아끼는 낚시인들이 모여 만든 낚시모임이다. 이들은 일 년 내내 직공낚시만 즐긴다고 한다. 회원은 11명으로 채희원(58)씨가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심욱보(53)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낚시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4~5년 전 중덕지가 연으로 뒤덮이자 직공낚시로 전환했다. 그리고 스윙낚시 시절보다 더 많은 붕어를 낚았다. 중덕지 외에 사벌면 목가리에 있는 목가지(달못, 6천평)도 중덕지와 유사한 연밭인데 역시 직공낚시로 재미를 볼 수 있으며 4짜 붕어 개체수가 많은 곳이라고. 대물피싱 회원들은 “지금은 이런 악조건 즉 빽빽해진 연 때문에 스윙낚시인들이 찾지 않아서 오히려 옛날보다 자원 소실이 적으니 우리로선 더 반갑다”고 말했다.
▲ 상주IC낚시 김승겸 사장(좌)과 정용원씨가 회원들이 낚은 붕어를 촬영하기 위해 가지런히 놓고 있다.
◀ “중덕지 붕어 탐나지요?” 정인준씨.
▲ “중덕지 월척붕어 때깔 좋지요.” 김상문씨가 초저녁에 낚은 월척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세찬 바람 속에서도 월척 포함 20여수 포획
지난 10월 27~28일 상주 중덕지에서 대물피싱 회원들이 10월 정기출조를 가진다는 소식을 듣고 상주로 내려갔다. 이 별난 낚시회는 상주시 모동면에서 포도농사를 하고 있는 낚춘사랑 회원 박종현(호걸)씨에게서 소개를 받았다. “직공낚시만 즐기는 사람들로 구성된 낚시회가 있는데 어느 팀보다 붕어를 잘 낚으니 취재해보라”는 것이 요지였다.
대물피싱이 정출모임을 갖기 위해 집결하는 토요일 오후 나는 대청도에서 풍랑주의보에 갇혀 있다가 겨우 인천항으로 빠져나왔는데, 깜깜해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피곤을 참지 못해 잠깐 눈을 붙인 뒤 새벽 2시경 일어나 상주로 차를 몰았다. 새벽 5시경 중덕지에 도착하니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고, 간간이 빗줄기까지 뿌려댔다. 중덕지 제방에 나란히 앉아 있는 대물피싱 회원들은 꼬박 밤을 샌 듯 보였다. “취재만 아니었으면 모두 벌써 철수했을 겁니다.” 채희원 전 회장이 이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밤새 추위에 떨었다지만 살림망에는 모두 씨알 굵은 붕어들이 몇 마리씩 담겨 있었다. 정말 의지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류보다 상류 쪽 붕어들이 더 굵은데 바람 때문에 할 수 없이 제방 쪽에 앉았다. 어젯밤 상류 쪽에 앉았던 사람들은 34~37cm 월척들을 여러 마리 낚았는데, 새벽이 되어 비까지 내리니 모두 철수하고 지금은 우리만 남아 있다. 조금만 빨리 왔더라면 찍을 수 있었을 건데 아깝다”며 나보다 더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대물피싱 회원들이 낚은 붕어 중에서도 월척이 몇 마리 들어 있었고 마릿수도 제법 많아 취재거리로 손색이 없었다. 김상문씨가 초저녁에 낚았다는 월척 두 마리를 포함해 크기가 비슷한 월척이 네다섯 마리쯤 되었고, 나머지 8~9치급까지 합치면 20마리가 넘었다. 촬영이 끝나기 무섭게 회원들은 철수를 서둘렀고, 비가 한차례 시원하게 내리더니 이내 해가 다시 떠올랐다.
가는 길 - 서울에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상주IC에서 내려 상주 방면으로 좌회전, 7km 가다 사벌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 뒤 916번 지방도로를 타고 우회전하면 곧 우측에 중덕저수지 제방이 보인다.
■취재협조 상주IC낚시 054-532-2785, 010-2853-8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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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중덕지의 낚시방법
중덕지는 3월 초 해빙과 동시에 붕어 시즌이 개막하며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3~5월에 피크 시즌을 이루고 8월부터 11월까지는 마릿수가 주는 대신 대물 시즌을 구가한다. 붕어는 평균 8치부터 32~33cm가 주종으로 낚이며 35~38cm도 어렵지 않게 낚을 수 있다. 그러나 4짜는 귀한 편으로 일 년에 10마리 정도 낚인다고.
중덕지는 제방을 포함해 상류까지 전역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수심도 1~1.5m 사이로 비슷한 편이다. 제방보다는 상류 쪽에서 굵은 씨알이 잘 낚인다. 낚싯대는 3.5칸부터 6칸 대까지 고루 사용하며 미끼는 연중 옥수수를 제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평소에는 붕어바늘 8~12호에 옥수수를 여러 알 꿰어 쓰고 입질이 약한 초겨울에는 붕어바늘 6~8호에 옥수수 한 알을 꿴다. 또한 신장+어분 혹은 글루텐+어분을 섞어 새끼손톱 크기로 단단하게 뭉쳐 사용하기도 한다.
중덕지 자연생태공원
중덕지 우안 중류에는 지난 2008년부터 조성사업을 시작한 자연생태공원이 지난 6월 개장했다. 총 120억원을 들여 8만7천평에 수질정화습지, 생태학습장, 편의시설, 주차장, 광장, 데크, 산책로 등의 주요시설을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