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릴레이 특강 14

여밭낚시의 막강병기

비자립 막대찌의 활용

초원투 능하고 채비 엉킴 유무도 쉽게 파악  

김한민 여수 한일낚시 대표 

12월을 코앞에 둔 지금은 연중 감성돔 만나기가 가장 쉬운 계절이다. 감성돔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는 관계로 초가을보다 더 활발한 입질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무작정 쉽게만 봐서는 안 된다. 분명 감성돔은 널려있지만 적절한 공략요령을 모르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수심과 채비인데, 구멍찌보다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비자립막대찌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좀 더 쉽게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막대찌들. 내만이라도 2호 이상의 무거운 찌를 자주 쓴다.

 
밑걸림 유무 확인 능력 뛰어나

여수권의 초겨울 내만권 감성돔 낚시터를 꼽는다면 월호도, 나발도, 두라도, 횡간도 등이 대표적이며 중거리권 섬에는 금오열도와 광도, 평도 등이 해당한다. 이 중 12월 이전에 필자가 추천하고 싶은 낚시터는 내만권 갯바위다. 이때는 내만만 나가도 중거리 섬 못지않은 마릿수 조황을 거둘 수 있고 출조 경비까지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수 내만권 낚시터의 포인트 수심은 대략 3~6m권이다. 8~10m를 보이는 곳은 극히 일부다.‘수심이 얕으면 그만큼 낚시가 쉬운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으나 수심보다 더 고려해야 되는 게 원투 거리다. 내만권 갯바위에서 3~5m 수심을 노리려면 적어도 30~40m 이상 원투해야 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수심 3~5m라면 0~2B의 구멍찌 채비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원투 능력이 좋아야 하고, 완만한 경사의 갯바위에서 30~40m 이상 떨어진 곳에 떨어진 구멍찌의 입질을 파악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때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는 게 막대찌인데 그 중에서도 자립보다는 반자립 또는 비자립 막대찌가 단연 유리하다.
비자립 또는 반자립 막대찌는 바늘이 바닥에 닿아 걸림이 생기면 찌가 수면에 눕거나 삐딱하게 서버린다. 따라서 착수 지점의 수심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30~40m 이상 원투한 내 채비가 목적 수심에 정확히 떨어졌는가를 잘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막대찌의 또 다른 장점은 채비 엉킴 확인이 쉽다는 점이다. 원투를 하다 보면 비행 도중 채비가 쉽게 엉키는데 막대찌를 쓰면 찌가 똑바로 서지 않게 되므로 채비 엉킴 유무를 쉽게 알 수 있다.  
여수 내만 낚시터의 고수들이 가장 애용하는 비자립 막대찌의 호수는 2호다. 1호나 1.5호로도 낚시는 가능하지만 맞바람 속 원투력을 고려하면 2호가 가장 좋다.

챔질 타이밍 정확히 가져갈 수 있어

막대찌를 사용하면 입질 파악 능력도 좋아진다. 구멍찌를 사용하면 찌가 잘 보이질 않으므로 대충 감으로 확인하거나 뒷줄을 당겨 입질 유무를 파악하는데 이럴 경우 자칫 예민한 입질은 놓칠 수 있다. 그러나 막대찌는 찌의 입수 과정이 한 눈에 들어오므로 챔질 타이밍을 정확히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멀리서 아장아장 떠가던 막대찌가 어느 순간 ‘쑥-’하고 사라지는 모습은 구멍찌의 ‘스멀스멀’ 사라지는 모습보다 경쾌하고 속이 다 시원하다. 그래서 필자 역시 중거리 섬을 다닐 때는 구멍찌를 사용하지만 내만권에서는 막대찌낚시를 즐겨하고 있다.
한편 막대찌는 비단 내만권에서만 위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중거리 섬이나 원도권에서도 초장타가 필요한 여밭, 맞바람 강풍 상황 등에서는 놀라운 위력을 보여주므로 지금부터라도 1~2호찌 한두 개정도는 가방에 넣고 다녀보자. 구멍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악조건을 막대찌는 충분히 극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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