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올 가을은 감성돔 대신 먼바다 전유동

④ 참돔 전유동낚시

저부력과 고부력 채비를 극과 극으로 운용

조류 세기에 맞춰 저부력과 고부력, 전유동과 반유동을 신축성 있게 선택해야

참돔은 멀리서 입질이 들어온다. 대개 30m 이상 흘러간 뒤에 입질이 잦고 150m 원줄이 거의 다 풀려나간 후에야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참돔낚시엔 전유동이 부적합할 수 있다. 멀고 깊은 곳을 노리기에는 전유동보다 반유동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돔이 먼 거리에서도 상당히 떠서 문다는 점에서, 또 밑밥에 반응하면 상당히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한다는 점에서 숙달만 되면 전유동낚시가 더 유리한 면이 많다.

참돔은 활동 반경이 매우 넓다. 또 여간해선 얕은 수심으로 올라오지 않는다. 참돔이 먼 거리에서 잘 낚이는 이유는 깊은 수심층을 잘 벗어나지 않으려는 참돔의 습성 때문이다. 참돔은 부시리처럼 유영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암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활동장소가 되며 계절에 따라서는 모래밭이나 자갈밭에서 낚이기도 한다. 부시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큰 참돔은 무리를 짓거나 상층을 유영하지 않으며 서너 마리가 중하층에서 유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란 것이다. 가끔 참돔이 발밑에서 입질하기도 하는데, 대개 바깥쪽은 뻘이나 모래로 되어 있는 남해서부의 몇몇 섬에 국한된 현상이다.
이런 참돔 포인트를 노릴 때는 멀고 깊은 곳을 효과적으로 노릴 수 있는 전유동 채비가 좋다. 그런데 참돔 전유동낚시에 대해 낚시인들이 오해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참돔 전유동낚시라고 하면 대부분 부력이 센 찌를 이용한 고부력 전유동낚시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부력찌로 전유동낚시를 하는 경우는 본류대를 바로 노릴 때다. 1~2호 구멍찌나 기울찌를 어신찌로 사용하고 목줄에는 3B나 5B 봉돌을 3~4개씩 물려 콸콸 흐르는 조류에 바로 흘려넣는다.
하지만 조류가 약하게 흐르는 상황이나 직벽에서 느린 조류가 받히는 상황, 참돔의 활성이 좋아 가까운 곳에서 입질하는 경우엔 고부력 전유동을 하면 바닥걸림만 발생한다. 그때는 B~3B 구멍찌나 기울찌를 어신찌로 쓰고 목줄에 B~2B 봉돌을 한두 개씩 물려 비교적 근거리의 10~15m 수심을 노리면 된다. 이처럼 참돔 전유동 채비는 조류의 세기에 따라 극과 극으로 운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이유는 참돔이 벵에돔이나 부시리 만큼 많이 뜨지 않기 때문이다. 

본류의 위치에 따라 채비 달라진다

<그림1>은 먼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돔 포인트다. 조류가 참돔이 회유하는 깊은 물골이나 큰 수중암초대로 흘러주면 어김없이 입질하는 경우가 많다. 조류는 대개 A나 B처럼 흐른다. A는 포인트 앞을 훑고 가는 강한 본류이며, B는 포인트에서 멀리 떨어져 흐르는 본류이다.

① 빠른 본류가 A처럼 흐를 때
고부력 전유동을 해야 한다. 급류라도 채비만 가라앉히면 입질지점으로 채비가 흘러가기 때문에 오히려 낚시하기가 쉽다. 고부력 채비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으며 1~2호(보통 0.5호 이상을 고부력 채비로 분류한다) 부력을 가진 구멍찌를 채우고 목줄에 2B~3B 봉돌 서너 개를 분납해주면 채비는 끝난다. 조류에 따라 봉돌을 가감하는데, 채비가 너무 빨리 가라앉으면 봉돌의 무게를 줄이고, 채비가 잘 가라앉지 않으면 더 무거운 봉돌을 달아준다.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봉돌을 달지 말고 가볍게 꾸린 후에 봉돌을 추가해서 채비의 무게를 늘려주면 조류에 맞는 채비의 무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간혹 A같은 조류 중에서 겉조류만 빠르게 흐르고 속조류는 잘 흐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반유동채비로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반유동채비가 완전히 정렬된 후 뒷줄을 잡아주면서 흘리면 찌보다 미끼가 선행하며 참돔의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조류가 너무 빠를 경우엔 속조류 방향과 상관없이 반유동이 유리하다. 추자도처럼 급류가 흐르는 곳에서는 목줄에 5B~1호 봉돌을 7~8개씩 물리기도 하는데 사실 그 정도 물려야 가라앉는 급류라면 전유동을 고집할 필요가 없이 3~5호 찌로 반유동채비를 만들어 쓰는 것이 더 적합하다.

② 느린 본류가 A처럼 흐를 때
주로 물돌이시각에 이런 형태의 느린 본류가 형성된다. 참돔낚시에선 최고의 조류라 할 수 있다. 역시 고부력 전유동을 한다. 그러나 유속이 느린 만큼 봉돌의 무게도 줄여서 처음엔 B봉돌 두 개를 분납한 정도에서 출발한다. 유속이 느려도 멀리까지 뻗는 조류이므로 저부력 채비로 전유동을 하면 근거리에선 충분히 가라앉을지 몰라도 수십 미터 흘러가면 늘어진 원줄의 저항에 이끌려 밑채비가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고부력 전유동채비를 약간 멀리 캐스팅한 다음 뒷줄을 잡아주며 천천히 가라앉힌다는 기분으로 흘려주는 것이 멀리 흘렸을 때도 적정수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참고로 이런 상황에서는 잠수찌도 잘 먹힌다.

③ 빠른 본류가 B처럼 흐를 때
이 경우 발밑에서 B까지 흘러들어가는 지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낚시방법이 달라진다. 멀리 흐르는 본류를 향해 빨려 들어가는 지류가 있다면 저부력 전유동채비로 그 지류에 흘려서 본류까지 흘리는 방법을 쓴다. 본류를 회유하는 참돔들이 밑밥을 따라 지류대로 들어와서 입질한다. 입질은 주로 찌가 본류에 합쳐지기 직전에 들어온다. 본류가 꽤 멀리서 흐르고 그쪽으로 빨려드는 지류의 폭이 넓다면 참돔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조류다.
그러나 본류로 다가가는 지류가 없이 발앞에서도 본류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조류가 흐르거나 본류와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역조류만 발생한다면 전유동낚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즉각 고부력찌를 세팅한 반유동채비로 전환하여 본류대까지 채비를 원투하여 본류의 중심부를 흘려야 한다.

④ 느린 본류가 B처럼 흐를 때
먼 거리의 본류가 약하면 본류로 빨려드는 지류는 소멸한다. 그때는 근거리에서 참돔을 노릴 수 없으므로 역시 본류에 바로 찌를 던져서 흘려야 한다. 전유동낚시는 불가능한 상황이며 고부력찌 반유동채비를 사용하는 게 좋다.

멀리 갈수록 깊어지는 곳에선 잠길찌가 좋다

앞서 전유동낚시가 힘든 상황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반유동채비의 문제는 늘 똑같은 수심층만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질지점으로 흘러갈수록 수심이 깊어지는 경우라면 반유동 채비의 탐색효과가 떨어진다.
그럴 땐 잠길찌 채비를 써보면 좋다. 반유동 채비에서 수중찌의 호수를 어신찌보다 더 큰 것을 써서 찌를 가라앉히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심 15m 이후 급격하게 깊어지는 곳을 노린다면 찌매듭을 15m에 맞추고 2호 구멍찌에 -2.5호 수중찌를 달아 채비가 가라앉게 만든 다음 목줄에 봉돌을 달아 채비가 가라앉는 속도를 조절해 나간다. 그렇게 하면 채비가 착수한 후 정렬된 뒤에는 채비가 서서히 가라앉게 된다(그림3).
잠길찌 채비의 장점은 찌매듭을 묶어 놓은 수심까지 채비가 신속하게 내려가고 찌매듭이 걸리는 수심부터는 채비가 서서히 잠기며 전유동 낚시처럼 천천히 내려간다는 것이다. 또 잠긴 구멍찌는 조류를 더 잘 받아 수중찌의 역할도 한다. 그래서 잠길찌 채비는 반유동과 고부력 전유동 잠수찌의 장점을 모두 가진 채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잠길찌는 본인이 스스로 만들어 써야 하기 때문에 구멍찌의 잔존부력 등을 잘 알고 꾸려야 효과가 배가되고 엉터리로 만들면 너무 빨리 가라앉거나 반대로 너무 천천히 가라앉아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유동채비를 잠길찌채비로 전환할 때는 수심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심 10m 이하의 얕은 곳이라면 0.5~1호 구멍찌로 잠길찌 채비를 꾸리며 그보다 깊은 곳이라면 2~3호 구멍찌로 채비를 꾸리는 것이 좋다.     

1 마이너스 부력을 가지고 있는 잠수찌. 착수 후 바로 가라앉기 때문에 급류에서도 일정 수심까지 채비를 내리기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