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_올 가을은 감성돔 대신 먼바다 전유동
③ 부시리 전유동낚시
수면부터 바닥까지, 입질존 수시로 바뀐다
상층에선 목줄 타지만 깊이 노리면 목줄 굵기에 무관
부시리는 유영층이 대단히 폭넓게 변화하는 어종이다. 피딩타임엔 눈에 보일 만큼 떠서 입질하지만 먹이활동을 하지 않을 땐 완전한 바닥에서 낚이기도 한다. 선상루어낚시의 경우 지깅으로 70~80m 수심에서 부시리를 낚기도 하고 파핑으로 수면에서 부시리를 낚기도 한다. 그만큼 광대역 유영층을 자랑하는 부시리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녀석의 유영층을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을철 먼바다에서 가장 만나기 쉬운 어종이 부시리다. 부시리는 겨울과 봄에는 미터급에 육박하는 대부시리가 자주 걸려 걸어도 터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름과 가을엔 50~60cm 이하의 알부시리나 70~80cm 중부시리가 낚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손맛을 즐기며 마릿수 조과를 올리기 좋다.
장비는 낚싯대 1.5~2호, 4000~5000번릴에 원줄 3~4호, 목줄 3~5호를 사용한다. 찌는 포인트 수심에 관계없이 원투가 가능한 B 내외의 구멍찌를 써서 전유동낚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급류를 만나면 잠수찌(-G2~-B)를 쓰기도 한다. 원투가 가능한 큰 찌를 쓰는 이유는 본류가 갯바위에서 떨어져 흐르거나 부시리의 보일링이 멀리 형성될 경우라면 채비를 원투하는 것이 입질받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통영 구을비도에서 부시리로 손맛을 즐긴 낚시인들.
목줄을 탈 때는 더 깊이 노려주라
70cm급 중부시리의 경우 암초가 적은 직벽이라면 3호 줄로도 끌어낼 수 있지만 암초가 험한 곳에선 7~8호 목줄을 써도 터뜨릴 수 있다. 그만큼 부시리의 파워는 대단하며 암초가 있을 경우 벵에돔처럼 파고드는 습성을 보여 더 낚아내기 어렵다.
그러나 부시리는 시력이 좋아서 목줄을 인식하기 때문에 무한정 두껍게 쓸 수도 없다. 물이 맑고 잔잔한 상황에서 부시리들이 상층에서 입질할 경우 3호 목줄엔 입질하는데 4~5호 목줄엔 입질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3호 줄로 걸어봐야 매번 터뜨린다면 곤혹스런 상황이다.
그 경우엔 목줄을 4~5호로 업그레이드하고 수심을 더 깊이 노려주면 입질은 다소 뜸해져도 일단 건 부시리는 안전하게 낚을 수 있다. 수심이 깊을수록 물속이 어두워 목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굵은 목줄에도 이물감 없이 입질한다.
이른 아침과 해거름엔 물속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상층에서도 굵은 목줄로 입질을 받을 수 있고, 파도가 일거나 조류가 빠른 상황에서도 목줄을 타는 현상이 줄어든다. 부시리낚시는 현장상황을 봐서 입질을 받을 수 있는 한 굵은 목줄을 사용하는 것이 다수확을 거두는 비결이다.
밑밥 많이 뿌리면 오히려 손해
부시리가 떼로 몰려오면 마치 바다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며, 채비를 던지면 십중팔구 상층에서 입질한다. 이때는 아무 채비(전유동, 반유동, 루어)나 캐스팅한 후에 뒷줄을 잡고 채비를 당겨 정렬해주기만 하면 시원한 입질이 들어온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부시리 낚시엔 전유동 채비를 쓰는 것이 좋다. 상층부터 바닥층까지 전층을 노릴 수 있는, 약간 무거운 봉돌을 물린 전유동 채비가 유리하다.
부시리를 노리고 포인트에 하선한 경우 가장 먼저 눈여겨 봐야할 것은 조류의 세기이다. 부시리는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입질이 시원하고, 조류가 느린 곳에서는 예민하기 때문에 조류의 세기를 보고 채비에 달 봉돌 무게를 결정한다. 부시리 포인트는 첫째 수심이 깊어야 하고, 둘째 본류가 바로 받히는 급류지역 콧부리나 여에 형성된다. 그런 곳에서 부시리는 급류가 콸콸 흐를 땐 약간 깊이서 입질하고, 급류가 한풀 꺾이는 물돌이시각에 부상하여 입질하므로 부시리가 뜨는 조류가 오길 기다려야 한다. 지류가 들어오는 곳보단 본류가 바로 받히는 곳이 유리하며, 특히 직벽지형에선 내 앞으로 조류가 밀려와서 반탄류가 형성될 때 부시리가 잘 낚인다. 수심도 얕고 조류도 느리다면 그곳은 부시리 포인트가 아니다.
밑밥은 조금씩 뿌리며 채비를 내린다. 밑밥을 마구잡이로 많이 뿌리면 크릴이 확산되어 부시리의 입질존도 그만큼 넓어져 미끼에 입질할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밑밥은 부시리를 집어할 단계에는 많이 뿌리더라도 입질이 시작되면 부시리의 입질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만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밑밥과 채비의 동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동조라고 해서 반드시 미끼와 밑밥이 같이 내려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밑밥이 내려가는 언저리에 미끼가 내려가야 입질 받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조류가 약한 곳에서는 밑밥이 거의 수직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가라앉는 밑밥에 채비를 동조시키기 쉽다. 그러나 조류가 빠른 곳에서는 밑밥이 가라앉으면서 조류를 따라 떠내려가므로 동조를 시키기 어렵다. 이런 곳에서는 밑밥이 멀리 떠내려가지 않도록 최대한 발밑에 밑밥을 뿌리고 채비도 발밑에 던지면 된다. (그림1)은 전방에 강한 조류가 흐르는 포인트다. 이런 자리에서는 조류가 약한 A에 밑밥을 뿌려 밑밥이 본류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충분히 가라앉도록 해주고, 채비는 A나 B에 던져 가라앉힌 후 정렬되게 해서 밑밥과 함께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해야 부시리의 입질지점이 멀어지지 않고 밑밥에 반응한 대상어를 가까운 곳에서 히트할 수 있다. 만약 C에 밑밥을 뿌리고 채비를 던질 경우 밑밥과 채비가 가라앉기도 전에 몽땅 떠내려 가버리고 만다.
채비는 가급적 가볍게, 무거운 채비는 인위적 견제를
포인트 주변에 부시리가 있고 그 부시리가 밑밥에 반응했다면 중상층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만약 입질이 없다면 부시리가 바닥에 있거나 포인트 주변에 없다고 보면 된다. 부시리가 바닥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무거운 봉돌(B 봉돌 2~3개)을 물려서 채비를 깊이 가라앉힌다. 채비를 깊은 곳으로 가라앉힌 후엔 반드시 잦은 견제로 채비가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가 되게끔 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봉돌을 가볍게 물렸을 땐 뒷줄견제 없이도 부시리가 입질하지만 봉돌을 무겁게 물렸을 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뒷줄을 잡은 상태에서만 입질이 들어온다. 이때 견제의 의미는 미끼에 액션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하강하는 미끼를 스톱시켜 정지상태의 긴장감을 주는 것이다.
모든 여건이 좋은데 입질이 없는 경우라면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해보자. 먼저 채비가 너무 상층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반대로 너무 빨리 가라앉지 않는지 살펴본다. 부시리는 빠르게 움직이는 미끼에 잘 반응하지만 그 미끼가 스톱되는 상황에서만 입질하므로 일단 입질층에 미끼가 내려갔다 싶으면 자주 뒷줄을 잡아서 5~10초 기다려주는 견제조작을 수시로 가해야 한다. 부시리는 곧바로 떨어지는 미끼에는 달려들지 않으며, 내려가다 정지하거나 튕겨오는 미끼, 느릿느릿 사선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미끼에 달려든다.
파이팅은 숨 돌릴 틈 없이 단숨에 끌어내야
부시리는 참돔과 정반대 방식으로 끌어내야 한다. 참돔은 드랙을 충분히 풀어서 제가 차고나가는 대로 내버려두면 언젠가는 질주를 멈추고 슬그머니 떠오른다. 그때 천천히 감아들이면 된다. 그러나 부시리는 줄을 풀어줄수록 더 힘이 나서 날뛰는 놈이다. 따라서 초반 몇 초간의 질주가 끝나고 릴이 감기기 시작하면 단 한 번의 여유도 주지 말고 단숨에 수면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것은 2호 이하의 가는 목줄을 썼을 때도 마찬가지다. 부시리는 힘에 비해 중량이 가볍기 때문에 가는 줄로 드랙 없이 맞승부를 벌여도 의외로 잘 터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레 겁을 먹고 줄을 풀어주기 시작하면 한도 없이 들어가서 결국 수중암초에 쓸려서 터져버린다.
부시리가 수면에 떴을 경우엔 대끝을 숙이지 말고 그대로 부시리가 수면에서만 퍼덕이게 한 상태에서 옆사람이 뜰채를 대줘야 한다. 만약 수면에 띄워서 ‘공기를 먹였다’고 안심하고 약간 여유를 주면 처음의 힘으로 돌아가서 다시 끝없이 차고 들어간다. 이 단계에서 많이 터진다. 만약 혼자 처리해야 한다면 뜰채를 대지 말고(뜰채를 집는 순간 낚싯대를 차고 들어가므로) 그대로 고기를 갯바위 가에 붙여서 손으로 목줄을 잡고 들어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원투가 가능한 B 구멍찌. 캐스팅하기 좋고 조류를 잘 타기 때문에 먼바다 전유동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