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상주 소정수로
모서면과 모동면을 관통하는 붕어의 젖줄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소정수로에서 정기출조를 마친 낚춘사랑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경북 상주시 모서면과 모동면에는 화동면 판곡지에서 내려오는 하천이 하나 있다. 최근 현지 낚시인 김성태씨가 이 수로를 발견해 밤마다 마릿수 손맛을 보고 있다고 알려왔다. 찾는 낚시인들이 없어 주말에도 혼자 낚시를 즐긴다고 말했다. 수로의 이름도 없어서 인근 마을을 이름을 따서 소정수로라 부르기로 했다.
소정수로의 소식을 알려온 사람은 상주시 모동면에 사는 김성태씨(다음카페 낚춘사랑 회원)다. 그도 최근에 이 수로를 알아냈다고 한다. 어느 날 모서면 소정마을 앞을 지나다가 수로에서 장어낚시를 하고 나오던 마을 사람에게서 붕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날 밤 찾았다가 뜻밖의 대박조황을 만난 것이다. 그 후 김성태씨는 시간 날 때마다 이 수로를 찾기 시작했는데, 밤 9시부터 12시까지 낚시에 20~30마리를 거뜬히 올렸는데, 큰 씨알은 드물지만 마릿수 손맛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한 달 전 결성된 다음카페 낚춘사랑(낚시춘추를 사랑하는 낚시모임, 카페지기 지승원)의 첫 정기출조(8월 18~19일)일이 임박하여 상주 소정수로에서 열기로 했다. 정기출조 일주일 전 전국적으로 큰 비가 내렸는데, 소정수로에도 70mm 정도의 비가 와 호황을 예감했다.
소정수로에는 붕어 외에도 강에 서식하는 참마자, 피라미, 장어, 동자개 등이 서식한다고 했다. 김성태씨는 “붕어는 잔챙이부터 월척급까지 다양한 씨알이 서식하고 있는데 잔챙이 붕어가 성화를 부려 떡밥이나 지렁이를 쓰면 큰 붕어들이 먹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옥수수를 이용한 옥내림 채비를 사용했더니 어느 정도 씨알이 선별되어 7치, 8치급을 낚을 수 있었다. 한밤에는 월척도 곧잘 달려드는데, 35cm급까지 낚았다”고 했다.
▲ 다음카페 낚춘사랑 정기출조가 열린 소정수로. 건너편은 연안을 따라 마름수초가 발달해 있다.
▲ 소정수로를 제보한 김성태씨가 낚은 33cm 월척붕어.
다음카페 낚춘사랑과 동행
낚춘사랑 정기출조가 열린 8월 18일 토요일은 유난히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오전 9시 인천의 이인진, 이정이씨와 함께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에 위치한 서진낚시점에서 김재식 사장이 운전하는 승합차를 타고 출발했다. 그런데 김성태씨에게서 걸려온 전화 때문에 가는 내내 걱정이 앞섰다. “일주일 전 내린 비가 안정되면서 호황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젯밤 예상치 못했던 비가 내렸고, 새벽이 되어서야 그쳤다. 어느 정도 맑아졌던 물색이 다시 흙탕물로 변했다”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화서IC에서 내려 시골길을 달리니 상주의 자랑인 포도가 수확철이 되어 사방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모서면 소정마을 앞 수로에는 수도권에서 내려온 회원들이 다 모였다. 현지에 사는 김성태씨(닉네임 둘리)와 김종현씨(닉네임 호걸)가 멀리서 온 회원들을 위해 포도와 복숭아를 날랐으며 닭을 삶아 가져오기도 했다.
낚춘사랑 결성 후 한 달 동안 가입한 회원은 모두 20명. 그중 18명이 첫 정기출조에 나와 90%의 참석률을 보였다. 회원들은 소운교 아래쪽 연안을 따라 앉았는데, 수로 폭은 15~20m 정도로 그리 넓은 구간이었지만 연안을 따라 부들과 마름수초가 발달해 있었고, 아늑한 주변 풍경과 어울려 좋은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성태씨가 낚시를 했던 자리 빼고는 전부 생자리여서 포인트에 진입하려면 사람 키 정도 자란 풀들을 칼로 잘라야했으며 앉는 자리도 모두 다듬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날씨에 모두 비지땀을 흘린 뒤에야 겨우 낚싯대를 펼 수 있었다.
예상대로 물색은 흐린 상태였으며 강한 물 흐름 때문에 찌를 제대로 세우기조차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붕어가 간간이 낚이긴 했지만 모두 잔 씨알들이다. 물색이 흐려서 그런지 옥수수 미끼는 밤새 꿈쩍하지 않았고 떡밥이나 지렁이에만 입질이 왔다. 지렁이에는 밤새 동자개와 참마자가 달려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도 낚시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아침 9시경 낚시를 끝내고 시상식을 마친 뒤 낚춘사랑 첫 정기출조를 마무리했다.
그 뒤 김성태씨는 소정수로를 계속 찾았는데, 간간이 비가 내려 물 흐름이 강해 낚시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던 속에서도 준척과 33cm 월척을 낚기도 했다. 참고로 소정수로 말고도 초강에 이르는 긴 강에는 수많은 보가 있고 하류로 갈수록 수로 폭도 넓어 낚시할 수 있는 곳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이곳 낚시인들은 저수지 낚시를 고집하는 성향이 있어 메기나 장어를 낚는 사람들만 수로를 찾고 있다.
가는 길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화서IC에서 나와 화서면소재지를 지나 신봉네거리에서 좌회전, 화동면 방면으로 진행한다. 화동면을 지나 4km가량 더 가면 모서면 입구 삼거리. 모서면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면 면소재지에 이르고 터미널 앞 삼포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하천이 보이는 T자 삼거리에서 또 좌회전, 오일뱅크를 지나 나오는 첫 마을이 소정마을이며 바로 앞에 소운교가 보인다.
■취재협조 다음카페 낚춘사랑 http://cafe.daum.net/nakch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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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페 낚춘사랑
낚시춘추를 사랑하는 낚시모임으로 낚시춘추 열렬 애독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6월 하순에 결성했다(카페주소는 http://cafe.daum.net/nakchunlove). 경기도 시흥에 사는 애독자 지승원(48)씨가 지난 5월부터 인천과 서산, 서울, 시흥 등에 거주하는 낚시춘추 애독자 10여 명과 함께 낚춘사랑이란 이름으로 낚시동호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낚시춘추를 애독하는 낚시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카페지기 지승원씨는 “수시로 정출과 번출을 통해 친목을 다지며 낚시춘추를 홍보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한다. 9월 6일 현재 40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