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의 경북 붕어 조황 패트롤
7.5km 구간 7개 보가 모두 월척밭
의성 구천수로
|한갑수 HDF 의성I낚시 대표|
지난 9월 2일 주말 장사를 마치고 의성군 구천면에 있는 구천수로를 찾았다. 최근 비가 적당히 와 저수지들의 낚시여건은 좋아졌지만 일요일 아침에 조황을 체크해보니 특별하게 호황인 곳은 없었다.
구천수로는 의성군 구천면의 조성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위천까지 이어지는 긴 수로다. 정식 이름은 비산천이지만 구천면에 있다고 해서 구천수로로 불린다. 길이는 약 7.5km. 양 연안에 부들, 갈대, 줄풀, 마름 등이 잘 자라있다. 워낙 수초가 멋있게 자라있어 그림만 놓고 보면 어떤 저수지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원래 이곳은 지역낚시인들에게 인기가 없던 곳이다. 그러다가 두 달 전, 필자가 출연한 낚시방송이 방영되면서 낚시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오전에 지렁이 미끼로 월척을 낚는 모습이 방영되자 그동안 ‘그림이 아무리 좋아봤자 수로 낚시터’라며 그냥 지나치던 낚시인들의 생각이 바뀐 것이다.
구천수로의 주 어종은 붕어지만 잉어, 동자개, 가물치, 메기, 피라미, 끄리 등 국내 저수지와 하천에 살고 있는 고기는 모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년 전부터 배스가 한두 마리씩 올라오고는 있지만 성화가 심하지 않아 지렁이 미끼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수심은 평균 50cm~1.2m.
▲현지꾼 김동완씨가 5번 보 유산교권에서 올린 밤낚시 조과.
▲구천수로 6번 보에서 붕어를 노리고 있는 영주 낚시인들. 구천수로에는 이런 그림 같은 명당들이 즐비하다.
비바람 속에서도 월척은 낚였다
일요일 오후인데도 많은 낚시인들이 구천수로에 남아있었다. 나는 6번 보와 7번 보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낚싯대를 다 깔고 나니 저녁 7시 30분. 새우, 옥수수, 지렁이를 고루 꿴 뒤 입질을 기다렸다. 그런데 밤 10시부터 비가 오더니 12시가 되자 바람까지 불었다. 바람이 거세지더니 파라솔까지 날려버릴 정도의 강풍으로 돌변했다. 모처럼 낚시를 나와 수초제거작업까지 했는데 날씨가 이렇게 변할 줄이야….
결국 낚시를 포기하고 차에서 잠을 청했다. 아침 7시경에 일어나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개어있었다. 예상대로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도 부진했다. 그나마 5보 위쪽에 자리를 잡았던 영천 낚시인들이 월척과 중치급 붕어들을 여러 마리 낚아놓고 있었다. 그들 역시 밤새 강풍에 고생했지만 바람이 그친 이른 아침에 예민한 옥내림 채비를 사용해 월척을 낚았다고 한다. 날이 밝은 직후에는 새우의 껍질을 벗기자 중치급 붕어의 입질이 활발했다고 말했다.
영주 낚시인들의 말에 의하면 어제는 39cm 1마리를 비롯 32, 34, 35cm를 하룻밤에 낚은 사람도 있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날까지 철수하지 않은 낚시인들의 살림망 속에는 월척 한두 마리씩은 꼭 들어있었다.
▲“빨리 찍어요 입질 왔어요” 5번 보에서 월척을 낚은 김제년씨가 사진 촬영 중에도 찌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처럼 긴 대를 펼 자리도 많다.
구천수로의 7개 보가 모두 명당
구천수로에는 모두 7개의 보가 있지만 거의 전 보에서 낚시가 가능하며 조황 편차도 크지 않다. 또 곳곳에 주차공간이 있고 도로 중간 중간에 팔각정이 있어 낚시 도중 쉴 수 있는 공간도 많다.
밤낚시의 경우 새우와 옥수수에 대물 확률이 높다. 낮에는 지렁이와 글루텐 떡밥에 마릿수 재미가 좋다. 보통 수로에서는 새우와 참붕어 효과가 떨어지지만 구천수로만큼은 예외다. 입질은 밤 8시~10시 사이에 집중됐다가 새벽 2시~4시경 또 한 차례 큰 입질이 들어온다. 지난 9월 11일에는 새우 미끼에 41cm가 낚였다.
참고로 구천수로를 찾을 때는 반드시 수초제거기를 준비하는 게 좋다. 좋은 생자리 포인트가 많은데도 수초가 밀생해 못 들어가는 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가을에도 조황은 꾸준히 이어져 얼음 얼기 전까지 호황을 보인다.
▒필자 연락처 010-811-8601
▒가는 길 중앙고속국도 의성IC를 나와 우회전, 약 1.6km 가면 안계·예천 방면 도로가 나온다. 굴다리 밑에서 안계·예천 방면으로 좌회전해 4차선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도로가 2차선으로 좁아진다. 계속 가다 구천면 이정표가 나오면 구천교가 나온다. 구천교를 건너 직진, 약 3km 가면 유산교가 나타난다. 유산교 아래로 구천수로가 흐른다. 내비게이션에는 구천면사무소 또는 유산교를 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