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낚시 스케치

거제 여차의 ‘묻지마 선상낚시’ 인기 만점

‘어종을 묻지 않는다’는 잡어낚시의 폭풍손맛 I 카드채비에 줄줄이 올라오는 바닷고기에 환호성

요즘 거제도에선 ‘묻지마 선상낚시’가 제철을 맞아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여차 앞바다 손대도(대병대도, 소병대도) 일원이 인기가 높다. 고등어, 전갱이, 성대, 도다리에 참돔까지 마릿수로 낚여 가족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ㅣ글 이기선 기자  사진 유병철 여차 영광호 선장 ㅣ

▲ 윤상엽씨가 한꺼번에 참돔 두 마리를 낚아들고 기뻐하고 있다.

선상낚시의 매력은 언제 가도 꽝이 없고 조과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낚시도 쉬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하루 종일 하지 않고 오전과 오후로 나눠 이뤄지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다. 따라서 연인이나 직장동료, 가족 나들이낚시로 제격이다. 또 낚은 물고기로 선장이 직접 회를 떠주기 때문에 뒤풀이로 회맛까지 즐길 수 있어 좋다.
거제도 선상낚시는 사계절 가능하다. 그러나 가족이 낚시하기에 좋은 계절은 여름과 가을이다. 이 시기는 배낚시의 피크 시즌으로 다양한 바닷고기들이 앞 다투어 낚여 손맛, 입맛 푸짐하게 즐길 수 있어 좋다. 낚싯배에 낚싯대와 채비, 미끼, 구명조끼 등 모든 걸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기를 담아갈 아이스박스만 준비해오면 언제든지 묻지마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다.

고등어, 참돔 마릿수 손맛 뒤에 회 맛까지

이맘때 거제 묻지마 선상에선 참돔과 감성돔도 곧잘 낚인다. 그러나 가족 낚시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어종은 돔이 아닌 고등어와 전갱이다. 한 번에 서너 마리씩 바늘에 걸려 주렁주렁 올라오는 고등어를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같은 채비에 성대나 도다리, 참돔까지 함께 낚여주니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어종이 다양해도 이곳에서 사용하는 채비는 딱 한 가지다. 바늘 6개가 달린 카드채비면 만사 오케이. 이 채비에 참돔, 감성돔, 볼락, 고등어, 도다리, 성대 등 온갖 물고기가 낚인다. 낚시가 제일 잘 되는 손대도 주변 수심은 15~20m로 조류가 빠른 곳이어서 봉돌은 40~50호를 사용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주로 손대 주변에서 여름어종을 낚고, 겨울철에는 거제도 본섬인 까막개 부근에서 감성돔과 볼락을 주로 낚는다. 선상낚시에 적합한 물때는 12물에서 4물 사이다. 조류가 빠른 거제남부의 특성상 사리 때는 조류가 너무 빨라 낚시시간이 짧다. 그러나 연인 가족과 출발할 때는 물때보다 날씨를 잘 파악하고 출발해야 한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배멀미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파도가 높은 날에는 배 타기 30분 전에 멀미약을 먹어야 고생하지 않는다.

▲ 영광호가 출항하는 여차포구

▲ 경기도 성남에서 온 연인들이 소병대도 구멍섬 주변에서 묻지마 선상낚시 재미에 푹 빠져 있다.

▲ 쥐치를 낚고 좋아하는 연인.

▲ 가족 낚시객들이 파도가 잔잔한 곳에서 선상낚시를 즐기고 있다.

▲ 참돔에 이어 고등어까지 낚은 김대진씨.

날씨만 잔잔하면 조과는 보장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보인 9월 1일 토요일, 이날도 오전과 오후 두 타임의 예약을 받아놓은 영광호 유병철 선장은 바빴다. 이날 오전에는 부산에서 대가족이 찾아왔다. 그러나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멀리 나가지 못하고 까막개 부근에서 낚시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고등어는 보이지 않고 성대와 도다리, 볼락만 연신 낚였다.
부산 가족팀이 철수하고 난 뒤 점심시간이 지나자 날씨가 평온을 되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오후 1시에 승선한 경기도 성남에서 내려온 연인들은 소병대도 구멍섬 주변에서 낚시할 수 있었다. 오전과 달리 카드채비를 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고등어 떼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카드채비 바늘에 어피가 달려 있지만 크릴을 달아야 입질이 빠르다. 한꺼번에 주렁주렁 고등어가 달려 나오자 뱃전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여조사 윤상엽씨의 낚싯대에 큰 대어가 걸려든 듯 요란했다. 한껏 휘어진 낚싯대에 모두의 시선이 고정되었고, 빨간 참돔 두 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윤씨는 “난생 처음 참돔을 낚았다”며 한동안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옆에 있던 윤상엽씨의 남친 김대진씨도 참돔을 낚어 올리며 좋아했다. 그리고 철수하기 전 선장이 직접 썰어 준 즉석 회를 맛보며 무한감동에 빠져든 듯 보였다.   
▒ 출조문의 여차 영광호 010-666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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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 앞바다 선상낚시 출조 시간과 뱃삯

여차앞바다 선상낚시는 오전과 오후 두 파트로 나눠 출항한다. 오전에는 8시 출항해 12시 철수하고, 오후에는 1시 출항하여 5시에 철수한다. 뱃삯은 장비와 채비, 미끼 모두 포함해 1인당 5만원(어린이는 4만원). 대절할 경우 40만원선이다. 거제도에는 각 포구마다 선상낚시 전용배가 있으며 여차에는 영광호가 유일하다. 3.5톤의 영광호는 9명이 정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