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릴레이 특강 10

예민해진 벵에돔 어떻게 공략할까?

원줄에 형광구슬을 꿰어보세요

어신 파악용 아닌 벵에돔 입질 상태 읽는 게 목적

ㅣ문종선  KPFA 강원지부·렉슈마 필드스탭ㅣ

▲ 전유동채비의 어신찌 위에 형광구슬을 꿴 모습.

여름으로 갈수록 벵에돔낚시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내만권 벵에돔들의 씨알이 한두 치씩 굵어지고 있고, 7월에 접어들면서 안겸섬이나 매물도, 구을비도, 좌사리도 등에서는 간혹 40cm급에 육박하는 긴꼬리벵에돔이 출몰하며 벵에돔 마니아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잘 알다시피 내만권의 일반 벵에돔은 20~25cm가 주종이고 커봐야 30cm급을 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 간간이 33~35cm급도 낚이기도 하지만 이른 새벽이나 해거름이 아니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낚기가 쉽지 않다. 씨알이 굵을수록 낮에는 해저의 굴이나 바위그늘에 숨어 있다가 아침저녁으로 잠깐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포인트들의 경우 이미 손을 많이 타 벵에돔들이 예민해져 있고, 수온이 오른 만큼 잡어들의 성화가 대단해 일반적인 채비와 미끼로는 공략이 어려울 때가 많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크릴, 파래, 곤쟁이, 홍갯지렁이(거제) 정도였으나 최근엔 빵가루, 깐새우, 글루텐을 미끼로 사용하는 곳도 있으며, 파래새우에 글루텐을 섞은 분말제품도 시판되고 있다.

잔챙이는 피어도 굵은 씨알은 7~8m 아래에 있다

여름철이면 잡어 못지않게 잔챙이 벵에돔 개체수도 많아진다. 그 속에서 굵은 벵에돔을 골라 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으로 씨알이 굵은 녀석들은 쉽게 연안에 접근하기를 꺼려하는 성질이 있고, 조류가 세차게 흐르는 곳을 선호하는데, 그곳에 은신하기 좋은 수중여가 있다면 그곳에 서식한다. 
또한 이맘때면 간과하기 쉬운 게 있다. 장마철에 접어든 요즘은 벵에돔 산란기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온은 올라도 수온과 상관없이 벵에돔이 아주 예민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간혹 한 번에 미끼를 취하지 않고 자꾸 바늘이 빠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때는 벵에돔이 미끼를 한 번에 먹지 않고 깐족대는 경우다. 그때는 미끼를 물고 돌아설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며 혹은 입질 패턴을 빨리 파악해야 입질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잡어와 함께 상층에 피어오르는 벵에돔 씨알은 대부분 중치급을 넘지 않는다. 그 아래층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입질을 하는 녀석들이 좀 더 굵은 편인데, 이 녀석들은 입질이 예민한 편이어서 좀 더 세밀한 채비가 필요하다. 상층에 있는 잡어를 피해 미끼를 내릴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 형광구슬채비로 낚은 벵에돔을 보여주는 필자.

일반 전유동채비에 형광구슬만 어신찌 위 원줄에

예민해져 있는 벵에돔과 바닥에 머물러 있는 굵은 벵에돔을 낚기 위해 필자는 올 여름 ‘형광구슬채비’를 개발해 쓰고 있다. 효과 만점이다. 이 채비는 전유동채비에서 단지 어신찌 위 원줄에 초소형 형광구슬만 한 개 꿰어 사용하는 방법이다. 형광구슬은 압축스티로폼에 형광도료를 입힌 것으로 학공치낚시용 찌로도 쓰인다. 낚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채비는 중하층에 있는 벵에돔을 낚기 위한 것이다. 좁쌀봉돌을 목줄에 달아 일반 전유동 채비보다 빨리 채비를 내려 잡어를 피하는 역할까지 한다. 이때 채비를 좀 더 빨리 내리기 위해서 가는 원줄(1.5호)을 사용한다.
필자가 주로 애용하는 채비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잘 보이는 형광구슬을 원줄에 끼운 다음 쓰리제로(000)찌와 조류타기 스토퍼를 채우고, 1~1.2호 목줄(4m)을 직결로 맨 다음 바늘 위 50~70cm 지점에 G1~G5 좁쌀봉돌을 하나 단다.
우선 발밑에 잡어퇴치용 밑밥을 10주걱 이상 흩뿌린 다음 채비를 최대한 멀리 캐스팅한다. 동시에 찌 주변에 한 주걱만 투척한다. 채비정렬과 동시에 쓰리제로(000)찌가 수중으로 잠기기 시작하는데, 형광구슬은 수면에 떠 있다. 7~8m 수심에 도달했다 싶으면 살짝 뒷줄을 잡아 원줄을 팽팽하게 만들어준다. 이때 형광구슬이 살짝 잠기는 형태에 따라 잡어가 미끼를 따 먹는 입질인지, 벵에돔이 입질을 하는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다시 형광구슬이 빨려 들어가면 가볍게 챔질하면 된다.

잠기던 형광구슬 다시 뜨면 미끼 뱉은 것

형광구슬을 채우는 것은 어신파악이 주목적이 아니다. 활성도가 좋은 벵에돔을 낚을 때는 굳이 형광구슬을 달 필요가 없다. 원줄이 빨려 들어가는 걸로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형 형광구슬은 어신찌와 달리 아주 미세한 움직임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벵에돔을 낚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형광구슬을 뭔가 툭툭 치거나 좌우로 흔드는 느낌이라면 잡어일 확률이 높고, 지그시 잠기면 벵에돔이 물고 내려가는 것인데, 10cm쯤 내려가다 멈추면 미끼를 뱉은 것이다. 이때 팽팽하던 원줄을 넌지시 풀어주면 떠올랐던 미끼가 다시 하강을 하면서 재차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입질은 원줄로는 알 수 없다.
이때 벵에돔들이 떠서 입질한다 싶으면 좁쌀봉돌을 바늘 위 70cm 지점으로 올려주고, 깊은 곳에서 물면 바늘 위 50cm로 내려주면 된다.
굵은 벵에돔들을 낚기 위해서는 조류가 어느 정도 흘러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대개 초들물에서 중들물로 바뀌거나 초썰물에서 중썰물로 바뀔 때 잘 낚인다. 즉 천천히 조류가 흐르다 점차 탄력을 받기 시작할 때 집중적으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때는 눈에 보이는 상층보다 바닥층의 조류가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자연 바닥층에 있는 벵에돔의 활성이 살아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