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겨울 원도개막현장
감성돔 하이웨이 만재도 - 초보꾼에게도 대박의 행운이!
발밑 4~5m 수중턱에 ‘띄워서 붙이기’ 필수테크닉
ㅣ김진현 기자ㅣ
만재도 태생으로 일 년 내내 만재도와 태도로 출조하는 목포 만재피싱 최종윤 사장은 만재도를 이렇게 평가한다. “태도에 비해 아기자기한 낚시의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감생이의 양은 만재도가 더 많다. 만재도식 낚시법을 제대로 알고 내리면 초보자도 대박을 만날 수 있다.”
▲ 국도에서 바라본 만재도. 가운데 작은 섬이 수멘이다.
전남 신안군 태도와 가거도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는 만재도는 매년 겨울이면 어김없이 감성돔 어군이 형성된다. 피크는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대개 12월 초에는 호황무드가 조성되었는데 올해는 감성돔 시즌이 조금 늦게 열리는 느낌이다. 11월 초부터 감성돔이 낚이긴 했지만 만재도 조황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했고 대신 11월 중순까지 큰 참돔이 호황을 보였다. 그래서 감성돔 취재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12월 1일, “씨알 좋은 감생이가 비치기 시작한다”는 만재피싱 최종윤 사장의 낭보를 듣고 목포로 출발. 물때도 만재도의 적정물때인 1~2물이라 ‘잘하면 대박’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새벽 두 시 목포 북항에서 출항한 만재피싱호는 짙은 안개 탓에 4시간 만에 만재도에 도착, 우리를 내려주고 상태도행 낚시인들을 싣고 태도로 향했다.
벌써 동이 튼 상황이라 민박집에서 아침식사를 할 시간도 없어 도시락만 건네받고 서둘러 포인트로 나갔다. 목포낚시박사 임성화 사장과 완도에서 온 박철웅씨와 함께 만재도 부속섬인 국도의 2번자리에 내렸다. 박철웅씨가 취재 전날 내려 5짜를 포함 감성돔 5마리를 낚은 자리라고 했다.
채비를 발밑에 잡아주는 것이 필수 노하우
국도 2번자리는 가파른 절벽 지형으로 한눈에도 깊어 보였다. 임성화 사장은 “발앞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십미터 이상으로 깊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찌매듭 위치를 보니 채비수심은 4~5m에 불과했다. 그리고 발앞에 채비를 떨어뜨린 후 채비가 멀리 흘러가지 않게 원줄을 잡고 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낚시법인가?
임 사장은 “만재도 감성돔은 조류가 빠른 자리에서 발밑 수중턱에서 입질해요. 채비를 흘려도 되지만 한 자리에 머물게 하는 것이 입질 받는 데 유리합니다. 그래서 채비가 조류에 밀려서 뜨지 않도록 2호 이상의 고부력찌를 쓰고 목줄에는 2B~5B 봉돌을 두세 개씩 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 덕분에 낚시하는 방법은 금방 이해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감성돔이 바닥에서 떠올라 수심 4~5m의 수중턱에서 입질한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 높은 간여에 내린 김재원(우)씨는 오후 썰물에 70cm급 참돔을 낚았다. 그는 "감성돔을 노리고 왔지만 아직까지 참돔이 설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첫날은 감생이보다 참돔 더 설쳐
그리고 다른 문제도 있었다. 수중턱 주변에는 쥐노래미가 너무 많았다. 채비가 가라앉는 족족 쥐노래미가 입질했는데, 새끼손가락만한 것부터 팔뚝만한 것까지 다양한 사이즈가 올라왔고 양도 엄청나게 많았다. 이래서야 감성돔이 들어온다 한들 쥐노래미 성화에 제대로 미끼를 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박철웅씨는 “쥐노래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감성돔이 들어오면 쥐노래미 입질은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려요. 그땐 바짝 긴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들물이 끝나고 썰물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철웅씨가 썰물에 감성돔을 낚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낚시를 마칠 때까지 박철웅씨가 만났다는 그 조류는 오지 않았다. 낚시하는 내내 힘없는 조류가 포인트 주변을 오락가락했다. 결국 바라던 감성돔은 낚이지 않고 박철웅씨가 30cm 정도 되는 상사리를 낚아내는데 그치고 말았다. 임 사장은 “만재도는 물색이 탁한 날 강한 조류가 포인트 앞을 쓸고 지나가야 제대로 감성돔이 낚인다”며 아쉬워했다.
철수 후 다른 낚시인들의 조과를 살펴보니 감성돔은 제법 낚였으나 호황이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감성돔보다 참돔이 눈에 띄었다. 양산 신신낚시 서 총무가 70cm 참돔을 낚았고 오후에 그 자리를 이어받은 서울에서 온 김재원씨가 역시 70cm 참돔을 한 마리 더 낚아냈다. 김재원씨는 “참돔이 발앞에서 물었다. 간여 주변은 아직 물색이 맑아서 참돔이 무는 모양이다. 철수 직전에 비슷한 놈을 한 마리 터뜨렸다”고 말했다.
마릿수 확률 가장 높다는 내마도로
감성돔은 남대문과 검은여에 내린 낚시인들이 낚아왔다. 목포의 정영식씨 일행이 남대문에서 5짜 감성돔을 비롯해 4짜 서너 마리를 낚았고 울산 난바다피싱 김광태 회원이 검은여에 내려 40cm급 감성돔과 참돔을 낚았다. 현장에서 만난 충북의 김성용씨는 방군여에서 감성돔을 낚았지만 꿰미가 터져 버리는 바람에 애써 낚은 감성돔을 모두 방생해버렸다고 했다.
내일은 감성돔을 꼭 낚아서 철수해야 했다. 모레부터는 주의보라 자칫하면 만재도에 묶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식사 후 만재피싱 최종윤 사장과 어디로 나갈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재도에서 감성돔이 제일 먼저 붙는 자리가 어딥니까?”
“본섬 북쪽의 무섬벌이 일대죠.”
“그럼 내일 무섬벌이로 나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쪽도 확률이 좋긴 하지만 최진인씨가 내릴 겁니다. 저는 내마도를 찍어 두고 있습니다. 만재도는 감성돔이 붙기 시작하면 삽시간에 전역에 붙기 때문에 어디가 먼저랄 것도 없습니다. 대신 마릿수 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죠. 제가 작년에 마릿수로 재미를 본 자리가 내마도에 있는데 그리로 가봅시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만재도의 이봉식 선장은 생각이 달랐다. 지금은 물심이 좋지 않아 내마도 쪽은 감생이가 안 붙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정대로 최 사장과 나는 내마도에, 최진인씨와 김봉용씨가 무섬벌이에, 나머지 손님들은 꾸준한 조황을 보인 수멘이와 남대문, 국도에 흩어져 내리기로 했다.
새벽 6시 50분. 동이 트기 직전 종선에 승선하고 출발을 기다렸다. 그런데 낚시인이 다 탔어도 낚싯배가 출발하지 않더니 잠시 후 종선 네 척이 나란히 섰고 순식간에 출력을 올리며 포인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포인트 선점을 위한 새벽출항을 없애기 위해 종선들이 동시 출발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그 바람에 하선시간의 여유가 없어 포인트가 뒤죽박죽돼버리고 말았다.
먼저 국도 1번자리에 접안 성공, 그런데 발판이 험해 낚시인들이 내리려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최 사장과 만재피싱 총무가 그 자리에 내렸다. 이때부터 자리가 꼬이기 시작해 무섬벌이는 세 명이 설수 없는 자리라며 만재피싱의 최범하, 석경근씨가 내렸고 나는 최진인, 김봉용씨와 원래 목적지인 내마도에 내렸지만 정작 내마도로 가자고 한 최 사장과는 찢어져 버리고 말았다.
▲ 발밑에서 감성돔이 물었지만 들어 올릴 씨알이 아니라 함께 내린 김봉용(서울, 만재피싱 회원)씨가 뜰채 지원에 나섰다. 최진인씨는 2호 고부력찌를 사용, 밑채비를 무겁게 만들어 채비를 갯바위에 바짝 붙여 입질을 받았다. 입질한 수심은 4m.
“조금물때보다 물심 좋은 9~12물이 더 좋다”
하선한 자리는 본섬을 바라보는 내마도 동남쪽 자리로 왼쪽으로 걸어가면 외마도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오동여가 보이는 중간 지점이었다. 최진인씨는 “처음 내려 보는 곳이지만 날씨가 흐리고 물색도 좋고 오늘 뭔가 되겠다”고 말하며 2호 구멍찌에 1.5호 수중찌를 세팅, 목줄에 3B 봉돌 두 개를 분납해 낚시를 시작했다. 노리는 곳은 역시 수중턱으로 본섬과 마주보는 자리에 서서 발앞에 채비를 투척, 흘러가지 않게 잡고 있었다.
먼저 쥐노래미가 입질했고 가끔 망상어도 물고 나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최진인씨가 35cm 감성돔을 낚아 냈다. 시작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최진인씨는 “수중턱을 노린다면 조류가 흘러드는 자리가 좋다. 이 자리는 조류가 다소 약하다”며 걸어서 외마도와 마주보는 물골이 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나와 김봉용씨는 첫 감생이가 낚인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30분쯤 지나 최진인씨가 “뜰채”라고 외쳤다. 김봉용씨의 뜰채질로 올린 놈은 5짜가 조금 안 되는 준수한 씨알이었다. 그때 최종윤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본섬을 바라보는 내마도의 그 자리는 수중턱을 노려도 되지만 포인트 바로 앞에 가로로 길게 뻗어 있는 수중여를 노려야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수심은 팔구 미터, 들물에 조류가 외마도 쪽으로 빠져 나갈때가 찬스”라는 내용. 하지만 메시지 전달이 늦었다. 물이 바뀐 직후라 최 사장이 노리라는 조류와는 반대로 조류가 가고 있었다.
▲ 무섬벌이 등대 아래에 내린 최범하(우), 석경근씨가 오전 들물에 감성돔을 낚았다. 모두 45cm가 넘는다.
결국 손맛도 제대로 못보고 철수를 서둘렀다. 운도 지지리도 없다. 철수길에서 조황을 확인한 결과 국도 1번자리에 내린 최종윤 사장이 40cm가 넘는 감성돔을 두 마리 낚았고 무섬벌이(등대 아래)에 내린 최범하, 석경근씨는 5짜급 감성돔을 세 마리나 낚아 놓고 있었다. 그들은 오전 들물에 두 마리를 낚고 썰물이 시작되기 직전에 한 마리를 추가했다. 마을 포구에 도착해서 남대문에 내린 목포의 정영식씨가 5짜를 포함해 감성돔 세 마리와 참돔 한 마리를 낚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멘이에 내린 세 명의 낚시인들은 모두 꽝을 쳤다. “조류가 시원찮아서 감생이가 물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기자에게 만재도로 감생이를 낚으러 온다면 조금보다는 사리 이후에 오라고 귀띔했다. 그는 “만재도를 찾는 낚시인들은 물색이 맑은 한물부터 네다섯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만재도에서 수년간 낚시를 해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감생이 물때는 아홉물부터 열두세물까지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조류가 세면 본섬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그때는 본섬 어디에 내려도 감생이가 잘 낚이고 전체적인 조과도 더 낫습니다.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 출조문의 목포 만재피싱 (061)285-9820, 010-2676-6563
▲ 만재도식 감성돔 채비. 2~3호 고부력찌에 0.5호 정도 낮은 호수의 수중찌를 채운 후 강한 조류에 목줄이 뜨지 않게 2B~5B 봉돌 두 개를 분납한다. 목줄 길이는 1.5m 내외. 채비수심은 4~6m로 고정하고 벽에 바짝 붙여서 흘러가지 않게 채비를 잡는 것이 입질받는 요령이다.
만재도 출조 정보
만재피싱호가 목포 북항에서 매일 만재도와 태도로 출항하며 뱃삯은 만재도 11만원, 상태도 12만원. 만재도 종선비는 하루 3만원~3만5천원이며 민박은 1박3식에 3만~3만5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