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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의 갈수찬스 현장

40% 수위에서 폭발!  

미포지 붕어들의 ‘묻지마 입질’ 
      

장재혁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

떡밥, 새우, 옥수수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미포지 붕어의 먹성에 감탄했다.
쉴 새 없이 쭉쭉 솟는 찌올림! 여름밤은 너무도 짧기만 했다.

출조지를 정할 때 보통 한 번 이상은 가본 곳을 택하는데 장맛비가 내리기 전의 6월 말엔 정말 갈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안면도 미포지의 조황 사진을 발견했다. 새우와 떡밥으로 6~8치 붕어를 꽤 많이 낚아놓았다. 미포지가 이렇게 붕어가 잘 나오는 곳이었나?
내가 아는 미포지는 봄가을에 주로 찾는 새우 대물터로서 여름엔 눈여겨보지 않았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에 있는 6만3천평 크기의 미포지는 3면 석축의 각지로서 바로 옆 미포수로에서 물을 퍼 올리는 양수형 저수지다. 높이가 10m에 이르는 가파른 제방을 쌓아 만수 때는 너무 깊어서 앉을 자리가 별로 없고 조황도 신통찮다. 사진을 보니 미포지는 물이 많이 빠져 있었고 그 때문에 마릿수 호황을 보이는 듯했다.

  갈수위에 마릿수 호황을 보인 안면도 미포지. 북쪽 제방에 이승엽씨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대 펴자마자 옥수수에 32cm 월척이  

6월 29일 낚시터를 찾았다. 저수지를 찬찬히 살펴보니 동쪽으로는 산이고 나머지는 석축이다. 저수위는 40% 정도로서 석축지역은 거의 다 앉을 자리가 있었다. 받침틀이 꼭 필요한 곳이었다. 제방이 높아서 장비를 짊어지고 포인트까지 이동하기 쉬워 보이지 않았다. 무거운 낚시 짐을 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포인트까지 걸어갔다. 나는 기다란 서쪽 제방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했다. 수심은 4칸대 기준 3.2m가 나올 정도로 급경사지역이였다. 새우를 먼저 달아봤는데 검정망둑이 먹어 치우는 바람에 옥수수 미끼로 바꿨다. 입질을 기다리던 중 얼마 안 있어 3,8칸대의 찌가 몸통까지 다 올라왔다. 기우뚱하는 순간에 챔질을 했는데 붕어가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당찬 손맛을 안겨준 붕어는 32cm 월척붕어였다. 체고가 높고 체형이 당당했다.
낮에 첫수로 월척을 낚다니 은근히 밤낚시가 기대됐다. 찌불을 밝히고 난 후 7~8치 붕어 3마리를 낚았지만 낮부터 불던 비바람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초속 6~8m의 바람이 너울파도까지 만들어서 낚시를 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동행한 이영구씨와 함께 미포지 남쪽 연안에 있는 레이크앤씨빌리지 펜션을 찾아 휴식을 취하면서 비바람이 멈추길 기다렸다.
펜션을 운영하는 박민정씨는 늦은 밤 비바람을 피해 방문한 우리에게 따뜻한 커피를 내주면서 작년에 48.5cm 붕어가 낚인 적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은 낚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저수지와 인접한 이점을 이용해 이곳을 낚시펜션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미포지 남쪽 레이크앤씨빌리지 펜션 밑. 진입하기 편해 이곳에서도 낚시를 많이 하지만 수심이 깊어 조황은 떨어진다.

  미포지 서쪽 제방에 설치한 대물좌대에서 준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필자.

옥수수 먹다가 떡밥, 그러다가 새우

다음날 오후가 돼서야 비바람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다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잡어 성화를 피하기 위해 떡밥채비와 옥내림채비를 병행해 세팅했는데 전날 월척이 낚인 옥수수엔 별 입질이 없고 이번엔 글루텐과 고운 곡물떡밥을 단 짝밥에 5~8치 붕어가 연신 낚여 올라왔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찌불을 밝히자 내 자리는 소강상태를 보였고 왼편에 앉아있던 이영구씨에게서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연신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입질은 자정이 돼서야 잠잠해졌다. 둘이 합해 낚은 마릿수는 30여 마리. 요즘 이런 조황을 어디서 보나 싶어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찌가 조금씩 잠기고 있었다. 제방 아래 펌프장에서 미포지로 물을 퍼 올리면서 밤사이 수위가 15cm 정도 늘어났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제는 검정망둑 때문에 새우미끼가 남아나질 않았는데 오늘은 새우가 멀쩡히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새벽 3시경 6~7치 붕어들이 새우를 먹고 연신 올라왔다. 종잡을 수 없는 미포지의 미끼 변화다. 
날이 밝아 카메라를 들고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을 살펴봤다. 북쪽 제방에 앉은 서산 낚시인 윤백운씨는 준척 밑으로 20여수의 붕어를 낚았다. 미포지 단골인 그는 “지난주엔 월척 4마리를 포함해 100여수를 낚았는데 오늘은 조과가 떨어진다. 이곳은 갈수위가 호황 시기로서 배수가 멈췄을 때가 피크타임이다”하고 말했다.
아침에 철수를 준비하는 중에도 8~9치 붕어 입질이 계속 들어왔다. 모처럼 떡밥으로 진한 손맛과 찌맛을 즐겼다. 미포지는 새우채집이 되지만 양이 적어서 미리 준비해가야 한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홍성나들목을 빠져나와 안면도로 진입한다. 안면대교를 건너 약 4.4km 가다가 미포길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내리막길을 지나 약 2km 가면 바다가 보이고 바다제방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면 미포지 제방이 나온다.
▒ 현지문의 레이크앤씨빌리지 펜션 010-4734-7469

   미포지에서 거둔 밤낚시 조과. 이승엽(좌)씨와 이영운씨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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