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갯바위 분석
사량도의 참돔명당 나무여
대호섬(큰여) 줄여자리와 떨어진여를 주목
I 이성규 부산 긱스코리아 대표 I
통영 사량도 나무여는 대물 참돔터로 소문난 곳이다. 매년 3월 말~4월 초가 되면 70~90cm급 참돔이 올라붙어 포인트 쟁탈전이 벌어진다. 낚시인들은 이 참돔들을 ‘산란을 위해 근해로 들어오는 대형급 선발대’로 보고 있다. 일단 나무여에 참돔이 붙은 뒤 인근 두미도, 욕지도, 좌사리도 등으로 입질이 확산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시즌이 늦게 열린 탓에 초반에는 별 호황이 없었고 5월에만 잠깐 굵은 참돔들이 비친 게 전부였다. 그것도 갯바위낚시가 아닌 선상찌낚시에 올라온 조과가 대부분이다.
▲남쪽 해상에서 바라본 나무여 일대. 왼쪽에 나무가 자란 큰 섬이 대호섬(큰여 또는 나무여 본섬)이다.
올해는 유독 약한 조류가 부진의 원인?
왜 올해 나무여 참돔낚시가 부진했는가에 대해 고성 파워피싱 윤갑열 사장은 매우 구체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수온은 예년 수준으로 안정적이나 이상하게 올해는 조류의 힘이 약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특히 나무여 참돔은 동틀 무렵 큰 놈이 한방씩 받히는 스타일인데 올해는 나무여 일대로 흐르는 조류가 유난히 약해 대물 참돔이 갯바위 가까이 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나무여의 대물 피크가 지나간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나무여를 그냥 지나칠 필요는 없다. 장마 후에도 40~60cm급이 꾸준히 올라오기 때문이다. 올해는 욕지도, 좌사리도의 참돔 시즌도 늦어져 6월부터나 출조가 활발해지고 있고 장마가 시작되면서 조황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태다.
조류 완만해 1~2호 채비면 충분
나무여는 대호섬(큰여), 물숭여, 나란여, 검둥여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섬들을 모두 통틀어 나무여로 부른다. 얼핏 보면 섬과 섬 사이의 조류가 매우 셀 것 같지만 등대가 있는 검등여의 썰물 조류만 유독 강할 뿐 그 외 섬들은 완만한 흐름을 보인다.
올해 가장 인기가 높은 섬은 대호섬(큰여라고도 부른다. 일명 ‘대구섬’으로 불리는 자란만 안쪽의 대호섬과는 다른 섬이다)이다. 대호섬은 먼 본류대는 강하지만 포인트 주변 조류는 완만해 낚시가 쉬운 편이다. 반유동의 경우 1~2호 채비면 충분하고 전유동도 3B 이상을 쓸 필요가 거의 없다. 또 대부분 포인트가 10~15m의 깊은 수심을 갖고 있고 조류 소통까지 매우 좋아 통영, 고성권 참돔낚시 여건으로는 최적인 곳이다. 게다가 통영과 고성에서 매일 낚싯배가 뜨므로 야영낚시를 즐기기에도 수월하다.
특히 대호섬 일대 포인트들은 낚시 자리가 좁아 불편하지만 들썰물을 모두 볼 수 있어 낚시인들이 선호한다. 그중 최근 가장 조황이 좋았던 줄여자리와 떨어진 여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줄여자리
사진 왼쪽 끝의 낮은 자리다. 평소 대물 참돔을 자주 배출해 포인트 다툼이 심한 곳이나 올해는 별다른 조황이 없었다. 그러나 한 번 입질이 받히면 대물이 낚일 확률이 매우 높고, 텐트를 5~6동이나 펼 수 있어 야영꾼들에게 인기가 높다. 들물 때는 사량도 검등여를 보면서, 썰물 때는 떨어진 여를 보고 낚시하면 된다. 수심은 10~13m. 새벽에는 멀리 칠 필요 없이 갯바위 가까이를 노리면 된다.
▲줄여자리
떨어진여
발판은 낮지만 자리만 앞뒤로 옮기면 들썰물을 모두 볼 수 있어 비어있는 날이 거의 없다. 여가 나지막하고 이동하기 편해 들물 때는 물숭여, 썰물 때는 대호섬을 보면서 홈통 부근을 노리면 된다. 대물급 출현이 잦은 곳이므로 항상 긴장한 상태로 낚시하는 게 좋다. 해질녘과 동틀녘에 큰 참돔이 잘 붙는 포인트다. 야영도 가능하지만 줄여자리와 마찬가지로 파도가 높은 사리물때에는 너울파도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떨어진여
야간에는 참돔보다 볼락을!
민장대로 밤새 100마리도 가능해
나무여는 볼락 자원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대호섬 주변에서 볼락이 잘 낚이는데 큰 변수만 없다면 밤새 100마리 이상도 거뜬할 정도다. 민장대에는 마릿수 재미가 좋고 루어낚시는 25cm 이상의 굵은 볼락들도 잘 낚인다. 나무여 참돔은 밤에는 입질이 없고 주로 아침에 올라오므로 굳이 안 되는 참돔을 노릴 게 아니라 볼락으로 쿨러를 채우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