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시즌 돌입

벵에돔낚시의 메카 욕지권 가열

갈도에서는 긴꼬리벵에돔도 출몰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욕지권(욕지도, 노대도, 거칠리도, 외초도, 두미도, 비상도 등 총칭)을 찾는 벵에돔 마니아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욕지권은 통영에서 배로 30분~1시간 걸리는 비교적 먼 코스다. 가까운 거제도에서 낚이는 벵에돔과 씨알과 마릿수가 엇비슷한데 왜 굳이 뱃삯 비싼 욕지권으로 가는 걸까?

▲ 욕지도 남쪽 총바위 맞은편 본섬에 내린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이 파란 솜털구름을 배경으로 밑밥을 날리고 있다.

욕지도로 가기 위해 6월 28일 저녁 진해 포인트낚시를 찾았다. 진해 포인트낚시 조재필 사장은 벵에돔 마니아다. 참돔, 돌돔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통영 앞바다에 벵에돔이 붙었다는 얘기가 들리면 제일 먼저 달려간다. 낚시점 사장이자 배를 모는 선장이라 요즘은 진해만 보구치 출조에 바쁠 때지만 손님이 없는 주중에는 자신의 손맛을 충족하기 위해 욕지도를 다녀오곤 한다.
“짧은 시간에 손맛을 보려면 벵에돔만한 게 없어요. 씨알은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낚시가 제 성격하고 잘 맞습니다. 하지만 씨알이 잘아도 역시 벵에돔이기 때문에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됩니다. 입질이 예민할 때는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거든요.” 조재필씨의 말이다. 그에게 물었다.
“배 타고 10분이면 가는 곳에도 벵에돔이 잘 낚이는데 굳이 욕지도까지 꼬마벵에돔을 낚으러 가는 이유가 뭡니까?”
“일반 벵에돔은 회유성인 긴꼬리벵에돔과 달리 붙박이, 즉 정착성 어종입니다. 따라서 한 자리에서 많이 낚고 나면 개체수가 줄어 다시 채워지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하지요. 아무래도 가까운 곳은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므로 개체수가 금방 줄고 채워지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꽝 칠 확률도 높지요. 그러나 욕지도권의 경우는 손을 덜 탄 곳들이 많아 자원 손실이 덜하지요. 그리고 욕지도 주변에 섬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모두 벵에돔 포인트가 아닌 곳이 없으니 개체수가 줄어들 새가 없지요. 따라서 마릿수는 내만권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욕지권으로 수십 번 출조해도 꽝 친 적이 없으며 50마리 이상씩은 예사로 낚습니다. 내만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마릿수죠.”

▲ 대구꾼 송창섭씨가 철수 중 끝강여에서 자신이 낚은 38cm 벵에돔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내왔다.

▲ 잡어가 많을 땐 크릴 머리를 떼고 달면 오래 버티는 효과가 있다.
◀ 어신찌에 목줄찌 역할까지 소화해 내는 알토 도토리찌. 맨 우측 일반 벵에돔찌와 비교하면 초소형 크기다.

“씨알은 몰라도 마릿수는 내만과 비교 안 돼요”

우리는 새벽 2시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에 있는 섬낚시에 도착했다. 평소 낚시를 잘 하지 않는 구명회 사장도 벵에돔 취재에 동참하기 위해 밑밥을 개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 욕지도권 벵에돔 시즌이 예년보다 다소 늦게 개막했지만 마릿수 조과는 아주 좋은 편입니다. 한 자리에서 이삼십마리 낚지 못하면 바보 소리 들을 정도입니다. 갈도에서는 30cm 넘는 씨알도 간혹 낚이고 있습니다.” 구명회 사장은 “오전보다 오후 조황이 월등하다”며 오후출조를 권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벵에돔뿐만 아니라 감성돔 시즌에도 오후출조를 고집하고 있고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
취재팀과 동승한 낚시인들은 노대도, 거칠리도에 하선하고 취재팀은 욕지도 총바위로 향했다. 구명회 사장은 “총바위 직벽자리는 수심이 깊고 간혹 해뜨기 전에 35cm가 넘는 씨알들이 받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마릿수도 많지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직벽자리에 낚싯배가 다가서자 먼저 내려 있던 낚시인이 플래시를 비치며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했다. 할 수 없이 뱃머리를 돌려 총바위여 맞은편 본섬에 하선해야 했다.
구명회 사장이 플래시를 켜고 채비를 하는데 어둠 속에서 잘 보이지 않아 애를 먹는 모습이다. 그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보다. 그런데 채비를 보니 지금까지 보아온 채비와 조금 달랐다. 소형 투제로 구멍찌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같은데 목줄을 불과 1m밖에 주지 않았다. “알토에서 나온 도토리찌인데, 보는 것처럼 크기가 아주 작아 매우 예민합니다. 하지만 시인성이 좋고 원투력도 꽤 좋은 편이지요. 목줄을 왜 짧게 쓰냐구요? 이 찌가 목줄찌 역할까지 같이 하기 때문에 굳이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부상할 때는 최고의 병기지요. 만일 벵에돔이 깊이 문다면 찌멈춤봉을 위로 올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직접 보여드릴 테니까.”  

▲ 밑밥과 낚시채비가 동시에 물속에 잠기고 있다.
     

▲ “오늘 조과에 만족합니다.” 총바위에서 취재를 마친 구명회(좌), 조재필 사장이 오전 조과를 펼쳐놓았다.
▲ 진해 포인트낚시 조재필 사장이 낚은 25cm 벵에돔.

한낮엔 파래클루텐으로 잡어 속 벵에돔 선별

채비를 끝내자 동이 터왔다. 밑밥을 뿌리니 잡어가 시커멓게 몰려들었다. 구명회 사장은 밑밥을 발밑에 열 주걱 이상 뿌리고 크릴미끼는 최대한 멀리 던졌다. 그리고 동시에 한 주걱을 찌 있는 곳에 정확히 떨어지게 했다. 그리고 10초 후, “왔어요”하는 목소리와 함께 낚싯대가 휘어졌다. 다소 잔 22cm급 벵에돔이 낚였다. “목줄이 길면 벵에돔을 낚았을 때 뒤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목줄이 짧다 보니 금방 처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시간에 마릿수 조과를 올리는 데는 이만한 채비가 없지요. 아마도 낚시대회 때 사용하면 효과를 볼 겁니다.”
같은 채비를 한 두 사람이 사이좋게 마릿수 조과를 올리며 살림통은 벵에돔으로 채워져 갔다. 밑밥 양이 많아지고 해가 떠오르자 잡어가 먼 곳까지 영역을 넓혔는지 미끼를 내리자마자 잡어에 따먹히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이때 구 사장이 남극조구에서 만든 ‘새우글루텐’을 꺼냈다.

▶ 파래성분이 들어간 분말이나 글루텐이 잡어 대응 미끼로

요즘 인기다.

“조 사장님 이걸 사용해보세요. 요즘 이게 유행입니다. 잡어에 강해 이럴 때 쓰면 효과적입니다.”
구명회 사장은 먼저 바늘을 물에 적신 다음 가루에 담그면 가루가 묻는다. 여러 번 반복하면 점점 커지게 된다. 확실히 크릴을 사용할 때보다 잡어를 뚫고 내려가는 확률이 높았다. 오전 8시까지 40마리 넘게 낚았다. 그중 새우글루텐으로 낚은 벵에돔은 10여마리. 하지만 씨알이 모두 고만고만했다. “오늘 따라 영 씨알이 자네요. 이런 녀석들을 더 낚아봐야 뭐하겠습니까? 배를 불러 저 앞에 보이는  총바위여로 옮겨봅시다.” 구명회씨는 낚싯대를 접더니 전화를 걸어 배를 불렀다.
총바위여로 옮긴 뒤 10시까지 굵은 녀석을 노려봤지만 이날따라 동풍이 불어서 그런지 30cm가 넘는 벵에돔은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경단호는 10시 반에 오전 손님을 철수시킨 뒤 11시 30분에 다시 낚시꾼을 싣고 오후 출조를 했다. 오후 철수는 6시에 한다고.  고성의 포구에서 욕지도까지 뱃삯은 1인 4만원, 갈도까지는 5만원을 받고 있다.
7월 8일 조재필 사장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 “두미도가 터졌어요! 이틀 전부터 두미도로 출조하고 있는데 마릿수가 장난이 아닙니다. 씨알도 노대나 욕지도에 비해 더 좋고요. 어제는 둘이서 백 마리 넘게 낚았어요. 참, 구 사장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비밀입니다.” 구명회 사장과 통화를 했더니 두미도는 언급하지 않고 갈도에 긴꼬리벵에돔이 붙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갈도에서도 긴꼬리벵에돔이 낚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역에서 비치고 있는데 갈도 남쪽의 매여 주변에서 낚이는 것들이 씨알이나 마릿수가 좋은 편입니다”하고 말했다.    
▒ 취재협조 고성 섬낚시 010-3593-5552, 진해 포인트낚시 011-544-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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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섬낚시 구명회 사장의 추천

새벽잠 설치지 말고 느긋이 오후에 출조하세요!

“몇 년째 오후출조를 하고 있지만 확실히 수온이 어느 정도 오른 오후시간대에 조황이 좋습니다. 아침 식사 하시고 느지막하게 오세요.”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이 손님들에게 늘 인사처럼 하는 말이다.
오후낚시는 오전 11시 30분에 출조하여 오후 6시에 철수한다. 대개 12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마릿수 조과를 보이고 나면 4시 후 뜸하다 철수 직전 한차례 더 붙는 게 반복되고 있다고. 오전낚시보다 1.5배 조황이 좋다고 한다. 오후낚시의 장점은 실컷 자고 나오니 체력적으로 편하다는 것이고. 갯바위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낚시를 시작할 수 있고, 포인트가 한산해서 명당을 골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감직전 상황                                            

바깥손대, 안경섬에서 35~40cm 긴꼬리벵에돔 출몰

◀ 대병대도 붉은바위에서 낚인 38cm 긴꼬리벵에돔.

6월 말까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애를 태우던 긴꼬리벵에돔이 7월로 바뀌자 출몰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출현한 곳은 바깥손대(대병대도)다. 7월 2~3일 붉은바위, 철모바위, 고동섬 등에서 35~40cm급 긴꼬리벵에돔이 하루 두세 마리씩 낚였는데, 더 큰 씨알들은 터트렸다고.
이곳은 작년까지만 해도 참돔 포인트로 알려진 곳들인데 올해 처음 긴꼬리벵에돔들이 출몰하고 있다. 이른 아침과 해거름에 입질이 잦으며 일반벵에돔은 10%, 긴꼬리벵에돔이 90%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과연 4짜가 넘는 긴꼬리벵에돔이 낚일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작년 7월에 40~50cm 긴꼬리벵에돔을 배출해내며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거제 먼바다인안경섬은 7월 5일 첫 40cm급 긴꼬리벵에돔이 낚이며 개막을 알렸다. 지세포 해림호 김귀철 선장은 “35에서 40센티 사이가 주종이지만 곧 45센티 전후한 씨알도 낚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등대가 있는 북여도는 마릿수, 남여도는 씨알이 굵게 낚이는데 간조 물돌이때 집중적으로 낚인다”고 말했다.
▒문의

거제 여차 영광호 유병철 선장 010-6664-1220, 거제 지세포 해림호 017-575-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