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공개
영천 금호읍의 신생 금호보
금창교 아래쪽에 보 만들자 강붕어 신천지로 변모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요즘 영천~대구 시내를 흐르는 금호강에는 가뭄이고 큰비고 아랑곳없이 강붕어가 잘 낚이는 낚시명소가 새로 생겼다. 최근 보를 막아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영천 금호보가 바로 그곳이다.
▲ 영천시 금호읍내를 흐르는 금호강 구간 중 최근 완공된 금호보는 담수가 되자마자 준월척이 마릿수로 낚이면서 낚시명소로 떠올랐다. 사진은 지도의 3번 포인트다.
경북 영천-경산-대구를 흐르는 금호강은 구간마다 보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가뭄에도 늘 수량이 풍부해 언제나 강붕어를 낚을 수 있다. 특히 영천시 금호읍 시내를 관통하는 금창교 아래쪽은 작년 가을에 보를 막는 공사를 시작해 지난 5월 초 완공됐는데, 물이 차오르자마자 준월척 붕어를 배출해내기 시작했다. 영천의 새로운 명물로 탄생한 이 보는 현지꾼들이 금호보라 부르는데 낚시구간은 무려 1km에 이른다.
금호강에는 다른 보들도 많은데 왜 신생 금호보가 단연 두각을 드러내는 것일까? “오랫동안 드러나 있던 바닥이 물에 잠긴 덕에 붕어들이 먹을 것이 많은지 밤낮 가리지 않고 덤벼들고 있다”고 단골 낚시인들은 말한다.
영천 개미낚시 정용호 사장은 “영천꾼들은 아무리 씨알 좋은 붕어가 낚인다고 해도 강낚시를 잘 하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한 마리를 낚아도 저수지에서 낚아야 가치가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지요. 그래서 영천 시내를 지나는 강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대구꾼들이 매일 진을 치고 있지요. 그러나 금호보에서 한 달째 밤낮 가리지 않고 월척이 불끈불끈 솟으니 우리 회원들도 어쩔 수 없이 강을 찾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리 고집 센 낚시꾼도 손맛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라고 말했다.
▲ 금호보 좌안 상류(지도의 ②) 생자리를 찾아 앉은 취재팀. 오전 내내 입질이 이어졌다.
▲ 금창교에서 바라본 금호보 전경. 금호읍과 대구대학교로 가는 다리가 한창 공사 중이다.
▲ 파이팅을 벌이는 정용호 사장. 60cm 수심에서도 입질이 이어졌다.
▲ 김주창씨가 준척붕어를 뜰채에 담는 순간.
▲ 32cm 붕어를 낚고 좋아하는 김종국씨.
포인트 다툼에 밀려 앉은 생자리에서 대박
나도 그런 케이스였다. 지난 6월 30일 영천을 찾은 것은 금호강 취재가 목적이 아니었다. 개미낚시 회원들이 영천의 한 저수지에서 월척을 꽤 많이 낚았다는 소식을 듣고 내려갔던 것인데 아쉽게도 황을 치고 말았다. 그때 한 회원이 제의를 했다.
“그냥 이대로 돌아갈 수 없잖아. 강이라도 가서 손맛을 보는 게 어때요?”
그 말에 모두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서 갑자기 개미낚시 회원들의 2차 정출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섯 명의 회원과 함께 도착한 금호보에는 아침부터 꽤 많은 낚시인들이 나와 있었다. 주변 풍경은 다소 어수선했다. 보 상류 금창교 아래에는 다리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상류에서는 연안을 따라서 석축을 쌓는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중하류권의 연안은 잘 정비된 상태였고, 낚시터를 따라서 조성해놓은 꽃길이 낚시인들을 반겼다.
금호보에서 낚시를 시작한 지 50여 일 동안 제일 좋은 조황을 보였던 <지도>의 ①, ③번 포인트는 먼저 온 낚시인들이 차지하고 있어 취재팀은 주차가 편한 ②번 포인트에 나란히 앉았다. “생자리를 찾아 낚시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정용호 사장은 말했다.
과연! 서둘러 낚싯대를 편 정용호 사장이 제일 먼저 지렁이를 꿴 외바늘 채비에 입질을 받았는데 첫수부터 월척붕어가 낚였다. 체색도 고운 황금색 붕어였다. 그때까지 어영부영하던 회원들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낚싯대를 펴고 5분이 지났을 무렵 김주창씨가 8치급을 낚았고, 김종국씨와 오복록씨는 연달아 8~9치 붕어를 낚아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붕어 입질은 계속 이어졌고,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시소게임을 펼쳤다. 취재팀 뒤로 지나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역시 금호강은 오늘처럼 날씨가 화창해야 붕어가 잘 낚인다”고 정용호 사장은 말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생자리를 찾은 취재팀의 호황세에 비해 다른 곳에서는 조용한 편이어서 좋은 대조를 보였다.
정오가 되면서 햇볕은 더욱 따갑게 내리쬐었다. 이때까지 개인당 4~6마리씩 낚았다. 이때 오복록씨가 고기를 걸었는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휨새에 모두 깜짝 놀랐다. 수면에 올라온 녀석은 34cm 월척붕어. 대낮에 기대하지 않았던 굵은 붕어로 손맛을 맛본 오복록씨는 “오늘 점심은 내가 쏜다. 중국집에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시켜”하며 활짝 웃었다. 5분 후 오토바이로 자장면이 배달돼 왔고 강변에서 먹는 자장면은 왜 그렇게 맛있던지….
▲ “말로만 들었지 이 정도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개미낚시 회원 김주창씨와 김종국씨(우)가 오전에 낚은 조과를 펼쳐놓고
◀ 영천 개미낚시 사장이 금호보에서 낚은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영천의 새 명물, 가족낚시터로도 만점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입질이 뜸해져 철수했다. 나는 오전 조황을 취재하기 위해 보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예상대로 ④번 콧부리에 가보니 밤낚시를 했다는 한 사람이 월척 5마리에 준척 10여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그러나 사진 촬영을 하려고 하자 한사코 거부했다.
③자리에 도착하니 하양에서 아침에 왔다는 임성업, 김한국씨가 연달아 두 마리를 낚아내 생생한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떡내림(옥내림 채비로 하는 떡밥낚시)을 하고 있었는데, 오전에 두 사람이 8~9치급 10여 마리에 32cm 월척붕어를 낚았다.
“금호보는 석축이 아닌 고무로 만들어져 공기를 넣고 빼는 것으로 수위를 조절한다. 지금 상류 쪽에 다리 공사 중이어서 수위를 50% 정도로 조절해놓아 평균 수심이 60cm에서 1m 정도 되는데, 다리 완공 후 수위가 지금보다 높아지면 조황도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에서 가깝고 주차 후 차 앞에서 낚시를 할 수 있으며 이만하면 조황도 좋고 주변 풍경도 시원해 휴일날 가족과 함께 찾아도 좋은 곳이다. 주변 환경 조성 공사가 완공되고 나면 영천의 새로운 낚시터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정용호 사장이 말했다. 금호보는 낚시터 연안이 석축으로 이뤄져 있어 받침틀이 필요하다.
▒취재협조 영천 개미낚시 054-333-3037, 011-547-0477
+++++++++++++++++++++++++++++++++++++++++++++++++++++++++++++++++++++++++++++++++++++++++++++++++++++++++++++
금호보 낚시 시작 후 50일 조황보고
처음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낚였으나 지금은 차츰 시간대가 좁혀져 아침~오전에 좋은 조황을 보이고 있다. 밤낚시는 마릿수는 적지만 38, 41cm가 낚이는 등 굵은 붕어가 낚인다. 미끼는 지렁이, 떡밥, 옥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렁이에는 심하지는 않지만 블루길이 덤벼든다. 옥수수에는 입질 빈도는 떨어지지만 붕어 씨알이 굵다. 물 흐름이 없는 곳이라면 옥내림 채비도 효과가 좋다.
①은 금호읍에서 대구대학교로 가는, 공사 중인 다리 밑이다. 교각 아래쪽에 차를 대놓고 낚시를 할 수 있다. 수심이 2m 정도로 제일 깊어 낚시인들이 제일 선호하는 자리로 자리다툼이 심하다. 밤낮 가리지 않고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다.
②는 취재팀이 앉아서 호황을 맛본 생자리다. 이처럼 금호보는 양쪽으로 다 앉을 수 있고 그 대부분이 생자리나 마찬가지여서 손 타지 않은 새로운 자리를 찾아봄직하다.
③은 목재로 원형 다리를 만들어놓은 곳인데 이곳도 준월척이 잘 낚인다. 수심은 1m 내외.
④는 튀어나온 콧부리 지역으로 금호보에서 현재까지 최고의 조황을 보이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