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 갯바위 통신

욕지권 참돔, 거칠리도가 첫 스타트

ㅣ김태규 아티누스 필드스탭ㅣ

올해 참돔 조황은 원도권이나 남해 근해나 전역에서 부진하다. 감성돔낚시보다 참돔낚시를 선호하는 필자 일행은 이제나 저제나 참돔 소식이 들려올까 기다렸건만 대물 시즌인 4~5월은 별 소식 없이 그냥 지나갔다.

▲ 거칠리도에서 낚인 30~45cm급 참돔. 최근 욕지도 양판그미에서도 참돔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  “요즘 이 정도면 대박이에요.” 철수 직전 필자가 조과를 들고.

▲ 밖거칠리도 남쪽에 있는 계단바위. 옛날부터 참돔자리로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다.

5월 말경 남해동부권 참돔 소식이 들려왔다.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이 “요즘 노대도와 거칠리도 쪽에서 큰 씨알은 아니지만 갈수록 마릿수가 좋아지고 있으니 한번 다녀가라”고 했다. 6월 1일 저녁 친구 전재권과 함께 부산을 출발해 고성으로 향했다. 친구와 난 오랜만에 참돔을 낚을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다음날 새벽 2시경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에 있는 섬낚시에 도착했고, 오전에 둘이서 사용할 양으로 밑밥도 넉넉히 1박스(3kg 크릴 16개)를 챙겼다.
이윽고 새벽 3시경 구명회 사장이 모는 경단호는 욕지권으로 향했고, 우리는 거칠리도 계단바위에 내렸다. 이날 물때는 4물로 우리가 내린 시각은 끝들물 상황으로 썰물로 돌아서기 직전이었다. 구명회 사장은 “이 포인트는 들물보다 썰물에 낚시가 잘 되며 섬과 섬 사이의 골창으로 흐르는 썰물 조류에 입질이 잦은 곳”이라고 했다.

참돔 활성도 좋아 상층에서 바로 입질 

계단바위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수심은 대략 14~17m로 들물에는 난바다 쪽으로 조류가 흐르는데 참돔이 낱마리 수준이지만 낚이면 대물 확률이 높고, 썰물조류는 골창 안으로 흐르는데 참돔 입질이 잦지만 씨알은 30~40cm로 잔 편이라고 했다.  
필자는 전유동 채비를 꾸렸다. 낚싯대는 1.2호, 원줄 3호가 감긴 4000번 스피닝릴을 장착했다. 0.5호 어신찌에 쿠션 수중찌를 달고 목줄은 3호에 긴꼬리벵에돔바늘 10호를 묶었다. 바늘 위 50cm 지점에 B봉돌을 달았다. 전재권씨는 2호 어신찌와 -2호 수중찌를 단 반유동채비를 사용했다. 
썰물 조류가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여명과 함께 캐스팅을 하고 원줄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원줄이 30~40미터쯤 흘러갔을 무렵 채비를 거둬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원줄이 풀려나갔다. 전형적인 참돔 입질이었다. 챔질을 한 뒤 낚싯대를 세웠다. 힘쓰는 걸 보아하니 5짜는 될 듯. 그러나 막상 올라온 녀석은 4짜급이었다. 
반유동 채비를 했던 전재권씨도 입질을 받았다. 씨알은 35cm. 굵지는 않아도 오랜만에 시원스런 참돔 입질을 받은 친구와 난 신이 났다.
날이 완전히 밝고 난 뒤에는 망상어와 자리돔, 용치놀래기 등 잡어가 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때는 발밑에 밑밥으로 잡어를 묶어두고 채비는 최대한 멀리 던져 본류대를 노려야 한다. 채비를 던지고 밑밥을 던지려는데, 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B봉돌 하나를 단 채비여서 미끼가 2~3m 가라앉았을 텐데, 그 수심에서 참돔이 입질했다. 그만큼 활성도가 좋다는 증거가 아닐까? 참돔이 떠서 문 까닭에 반유동 채비를 했던 친구는 자연 입질이 뜸했다. 시간이 좀 흐르자 참돔이 낚이는 수심층도 점점 깊어져갔고, 7~8미터권에 입질층이 형성되자 그제야 친구에게도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바닥층을 직공하면 큰 씨알이 물어주지 않을까? 전유동에서 반유동으로 채비를 바꿔 1.5호찌로 12m권에 맞춰 채비를 흘렸지만 역시 고만고만한 씨알만 낚였다.
입질은 연신 들어왔고, 거의 크릴 한 마리에 상사리 한 마리 꼴로 낚였다. 신나게 낚는 동안 썰물 조류가 끝나자 입질이 멈췄다. 마릿수 조과에 바늘 두 통을 다 썼다. 전재권씨가 낚은 45cm짜리가 이날 최대어였다. 우리가 배에 타자 구명회 사장은 “물때에 따라 중형급 이상의 씨알도 가능하다. 특히 살아나는 물때가 좋다”고 말했다.
▒ 출조문의 고성 섬낚시 010-3593-5552, 055-67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