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I 서해 광어낚시 전성시대
03 선상 다운샷 테크닉
고패질은 NO! 그냥 바닥을 질질 끌어만 주세요
광어 다운샷은 가장 쉬운 바다 루어낚시다. 너무 쉽다보니 기존의 낚시경험과 오히려 상충될 수도 있다. 그래서 ‘상식보다 낮은 수준으로 접근’할 때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도 있다. 필자가 지난 4년간 터득한 다운샷 테크닉 중 핵심내용 10가지를 소개한다.
ㅣ이승현 영흥도 경인호 선장·피싱코리아 프로스텝ㅣ
1 액션은 봉돌로 바닥을 끌어주기만 해도 충분하다
낚싯배에 탄 손님들 중 유독 광어를 못 낚는 사람들을 보면 십중팔구는 우럭낚시 하듯 고패질을 하고 있다. 고패질을 하면 웜이 현란한 액션을 연출해 광어를 유혹할 것 같지만 사실 득보다 실이 더 많다. 광어는 보기보다 날랜 고기지만 그렇다고 삼치나 농어처럼 빠른 속도로 먹이를 쫓는 고기는 아니다. 그래서 먹이고기 무리 중 유독 움직임이 느리거나 병들어 비정상적 움직임을 보이는 녀석들을 잡아먹는다. 그래서인지 고패질로 웜을 이리저리 튀어 다니게 만들면 광어들은 건강한 물고기인 줄 알고 사냥을 포기하고, 오히려 고패질 없이 웜이 조류에만 얌전하게(?) 휘날리게 만들면 비실비실한 물고기인 줄 알고 더 많이 입질한다는 것을 알았다.
요령은 단순하다.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그냥 가만 있으면 된다. 배가 조류에 흘러가면서 채비를 끌고 가는 형태가 되며 이렇게만 해도 바다 속 조류에 의해 웜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만약 밑걸림이 걱정된다면? 걱정할 것 없다. 광어는 암반보다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사니질에 더 많고 또 그런 곳을 선장들이 포인트로 삼기 때문에 밑걸림은 적은 편이다.

▲목줄을 자르고 있는 필자. 다운샷용 목줄은 최소 1.5m 이상을 써주는 게 좋다.
2 수심 깊을수록 고패질은 불리하다
수심이 20m 이상 깊은 곳이라면 고패질이 더 좋지 않다. 수심이 얕으면 채비(특히 원줄)가 받는 조류 저항이 작아 루어를 들었다 놨을 때 바로 그 근처에 떨어진다. 반면 수심이 깊으면 채비가 받는 조류 저항도 그만큼 크므로 고패질 때 떠오른 채비가 한참 뒤쪽에 떨어지게 된다. 입질 지점을 벗어나는 것은 물론 바닥을 찍을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어 손해다. 앞서 얘기했듯이 광어 다운샷은 봉돌로 바닥을 끌어주기만 해도 충분한 루어 액션이 나오므로 얕든 깊든 고패질은 큰 도움이 못 된다.

3 목줄 길이는 최소 1.5m 이상 길게 하라
다운샷 채비는 봉돌과 웜 사이 간격이 좁다보니 목줄을 1m 안쪽으로 짧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일단 목줄이 짧으면 원줄과의 연결 부위가 그만큼 바닥 가까이 내려가게 되어 수중여와 접촉 때 원줄이 손상 받을 위험이 높다. 특히 원줄로 쓰는 합사는 쓸림에는 취약해 대광어를 걸면 맥없이 터질 수 있다. 또 다운샷 낚시를 하다보면 밑걸림 등으로 하루에 서너 번 이상은 채비를 터트리게 된다. 이때 새 채비를 구성할 수도 없을 만큼 목줄이 짧으면 새 목줄을 다시 꺼내 원줄과 연결해야 하는 등 채비를 만드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져 불리하다. 따라서 목줄 길이는 최소한 1.5m 이상이 좋으며 나의 경우 3m 정도로 길게 쓰고 있다. 또 도래 연결보다는 직결을 권한다. 도래를 쓰면 목줄을 길게 쓸 때 도래가 가이드 안쪽까지 올라와 낚싯대를 파손할 수 있다. 그래서 간단한 직결법 한 가지 정도는 익혀두는 게 좋다.
4 물색 맑을 땐 흰색 웜, 어두울 땐 검은색 웜이 잘 먹힌다
물이 맑으면 시야가 좋아지므로 잘 보이는 밝고 현란한 웜이 잘 먹힌다. 반대로 물색이 어둡고 탁하면 어둡고 진한 웜이 효과적이다. 물빛이 어둡고 탁한 상황에서는 광어가 웜의 실루엣을 보고 달려들기 때문에 광어가 색이 진한 웜을 더 잘 발견한다. 광어의 주요 먹이고기가 되는 멸치 같은 회유어가 많이 들어왔을 때는 푸른빛이 나는 웜이 잘 먹힐 때도 있다. 지난 6월 10일의 경우가 좋은 예였는데, 당시 물속엔 해초가 녹지 않고 있었고 어탐기로 확인한 결과 이 해초 사이에 많은 멸치들이 몰려있었다. 먹이고기가 해초 사이에 숨으면 등 쪽만 보여 온통 푸른빛으로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날도 등쪽이 푸른빛인 섀드웜에 광어가 유독 잘 낚였다. 따라서 가장 대중적인 흰색 외에도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섀드웜을 준비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필자의 경우 피싱코리아의 배스 어쌔신 5인치와 씨호크 4인치를 애용한다.

▲등이 푸른 섀드웜(위)와 전체가 흰 섀드웜. 상황에 맞춰 잘 먹히는 색상이 따로 있다.
5 깊은 곳에선 메탈지그보다 봉돌이 낫다
다운샷에서는 봉돌보다 메탈지그를 다는 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메탈지그가 항상 유리한 건 아니다. 메탈지그는 길쭉하므로 봉돌보다 밑걸림이 덜하고 폴링 때 특유의 반짝거림으로 대상어를 유혹한다. 간혹 이 폴링 액션에 유혹된 광어가 떨어지는 채비를 바로 받아먹을 때도 있다. 그러나 입수 때 지그재그로 떨어지다 보니 수심 깊고 조류 센 곳에서는 입수 속도가 늦고 불필요하게 휘날린다. 그만큼 직공 능력은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조류가 완만한 상황, 수심이 15m 이하로 얕은 곳에서는 메탈지그가 유리하지만 20m 이상으로 깊고 조류가 빠른 상황이라면 오히려 봉돌이 유리하다. 이런 상황에 맞춰 최근에는 봉돌도 뭉툭한 형태에서 길쭉한 형태로 변모한 다운샷 전용이 출시된 상태다.

▲다운샷용 봉돌들. 왼쪽부터 메탈지그, 변형 다운샷 봉돌, 일반 배낚시용 봉돌. 수심이 20m 이상으로 깊은 곳이 아니라면 메탈지그의 유인효과가 크다.

6 와이드갭훅보다 스트레이트훅이 잘 걸린다
다운샷 바늘은 품이 넓은 와이드캡훅과 허리와 바늘끝이 일자로 평행한 스트레이트훅 2가지가 널리 쓰인다. 둘 중 광어 다운샷에서는 스트레이트훅이 유리하다. 와이드캡훅은 바늘끝이 안쪽으로 휘어져 있어 낚시인이 대상어가 미끼를 삼킨 것을 감지하고 그 타이밍을 맞춰 챔질하는 바늘이다. 그러나 광어는 대부분 제물걸림된 상태에서 대끝을 당기므로 아예 처음부터 바늘끝이 외부로 노출된 스트레이트훅이 편하다. 바늘이 노출되면 밑걸림이 생길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다운샷은 바늘보다 봉돌이 걸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배스낚시용 와이드갭훅(왼쪽)과 스트레이트훅. 다운샷에는 스트레이트훅이 유리하다.
7. 바늘 두 개 단다고 광어가 두 마리씩 낚이진 않는다
다운샷 채비는 바늘을 한 개만 다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혹시 두 마리가 낚이지 않을까 싶어 기둥줄 위, 아래에 두 개의 바늘채비를 달아 쓰는 꾼들이 종종 있다. 또 봉돌 대신 타이라바를 달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광어와 우럭 또는 광어와 노래미, 우럭과 노래미 등이 함께 낚이는 경우는 있어도 광어만 두 마리가 동시에 낚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마도 이것은 광어 특유의 사냥 본능 때문인 것 같다. 삼치, 농어, 부시리 등은 한 놈이 미끼를 물면 다른 놈들이 주변에서 함께 달려드는 반면 광어는 한 놈이 미끼를 물면 나머지 광어는 포기하는 습성이 있다. 또 물었다 놓칠 경우 주변에 있던 다른 놈이 무는 게 아니라 물었던 놈이 다시 무는 게 특징이다. 광어마다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고 루어가 그 곳을 지날 때마다 공격하는 게 원인으로 보인다. 다단채비는 속조류가 강할 땐 자주 엉켜 짜증만 유발한다. 광어만 노린다면 한 개의 바늘만 달아도 충분하다.
8 봉돌과 웜 간격은 한 뼘 거리가 가장 좋다
봉돌과 웜 간격은 한 뼘 정도가 좋다. 길이로 따지면 23~25cm인데 ‘웜을 바닥에서 높이 띄우면 광어가 웜을 더 잘 발견하지 않을까’ 싶어 30cm 이상을 넘기면 입질 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광어는 다른 회유어처럼 먹이를 쫓아다니며 사냥하는 고기가 아니라 위장해 있다가 눈앞을 지나가는 먹이고기를 덮치는 고기이기 때문이다. 또 하루에도 웜 높이에 따라 입질 빈도가 달라지기도 하므로 입질이 끊어지면 수시로 높이를 조절해볼 필요가 있다. 조절 높이는 5~6cm가 적당하다.
9 챔질은 살포시 들어주는 정도가 좋다
광어는 대부분 바늘이 입 안에 완벽히 박힌 상태에서 대끝을 가져가는 형태로 입질을 전해준다. 이때 낚싯대를 살포시 세워준다는 생각으로 살짝 들어주기만 하면 충분하다. 간혹 광어가 웜을 통째로 물지 못해 바늘 끝만 입술에 살짝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너무 세게 챔질하면 입술이 찢어지고 만다. 또 활성이 좋지 않을 때는 루어의 일부만 물고 늘어질 때가 있는데 이때도 살포시 들어주기만 하면 광어가 먹이가 도망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재차 확실하게 물어버린다. 다만 대광어가 물었다고 판단될 때는 다소 강하게 챔질하는 게 좋다. 대광어의 입 안쪽 뼈들은 매우 단단해 살짝 챔질하면 바늘이 설 박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광어 입질 때와 달리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지며, 대끝을 쑤욱- 끌고 가는 입질이 오면 대광어로 판단하고 즉시 강하게 챔질한다.

10 대광어는 사는 곳이 다르고 낚이는 시기도 다르다
길이가 90cm 이상 되는 대광어는 1년 내내 낚이는 고기가 아니다. 대광어는 5~6월에 가장 잘 낚이고 겨울을 앞둔 11월경 또 한 번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로는 좀 더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여름에도 40m 이상 수심의 어초에서 대광어들이 종종 낚인다. 또 큰 씨알일수록 조류가 빠른 물골에 인접해 있고 소광어들은 갯바위 연안에 완만한 조류가 형성되는 곳에서 주로 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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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의 선택
다운샷은 베이트장비가 편하다
다운샷은 농어나 삼치 루어낚시처럼 루어를 멀리 캐스팅하지 않고 배 밑으로 바로 내리는 낚시다. 그래서 스피닝릴보다 베이트릴이 편하다. 베이트릴의 장점은 썸바를 누르면 스풀에 감긴 원줄이 바로 풀려 내려가므로 매우 편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초보자들 중에는 베이트릴의 백래시 현상에 고생한 기억 때문인지 스피닝 장비를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다운샷에서는 캐스팅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백래시 발생 염려는 없다. 간혹 조류가 멈췄거나 너무 약할 때 약간 멀리 던지기도 하지만 20~30m 근투면 충분하므로 백래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