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겨울붕어의 고향, 창녕

어한기가 없는 수로와 늪의 고장

월척은 상동지, 마릿수는 유리지

ㅣ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ㅣ

겨울이 오면 주목받는 낚시터가 경남 창녕군이다. 창녕군의 늪과 수로는 웬만한 한파에도 결빙이 되지 않고 굵은 붕어를 토해내기 때문에 대구,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역 낚시꾼들이 겨우내 찾아 손맛을 즐긴다. 12월 초순 현재 유리늪, 갓골늪, 중앙수로, 효정수로, 어은상지, 상동지 등이 씨알 좋은 붕어를 배출해내고 있다.

창녕은 늪의 고장이다. 창녕군의 상징인 우포늪은 97년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 낚시가 금지됐지만 그밖에 대곡늪(대곡지), 갓골늪(대학지), 유리늪(유리지), 번개늪(봉산지), 대성늪(대성지), 신전늪(신전지), 팔락늪 등이 있어 전국 최대의 늪낚시터를 형성하고 있다. 늪 주변 수로(중앙수로, 모곡수로 등)와 평지형 소류지에서도 겨울철 냉수붕어가 잘 낚인다.
창녕 리더낚시 최세운 사장은 “다른 지방과 달리 창녕은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아요. 다만 아침에 살얼음이 잡히는 정도인데 점심때면 다 녹아내려 오후에는 물낚시를 가능하게 합니다. 지금까지 이곳에 살면서 작년 겨울만큼 추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작년에도 오후에는 낚시를 할 수 있었어요”하고 말했다.
11월 초순부터 유리늪(5만7천평), 옥천지(4만5천평), 감리못(감동지, 6만7천평)등 규모가 큰 저수지가 먼저 마릿수 조과를 터트렸다. 그중 유리늪은 겨울에도 기복이 없는 조과를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겨울 포인트는 상류 전역인데 지금도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다.

▲창녕읍 도야리 상동지에서 납회를 연 창녕 99낚시클럽 회원들이 우안 상류에서 아침을 맞고 있다.

↗"상동지에서는 이 정도면 잔챙입니다." 자신이 낚은 32, 33cm 월척을 보여주는 99낚시클럽 김용국 회장.

유리늪, 상동지, 중앙수로 대봉리권이 호조

그러나 12월 초 현재 최고의 조황을 보이고 있는 곳은 상동지(도유지)다. 1만평 평지지인 상동지는 10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조황을 이어가고 있는 중인데 4짜만 20마리 정도 배출했다. 창녕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는 조병하씨는 10월 중순과 11월 초순에 두 차례 출조해 4짜 4마리를 포함해 월척을 30마리나 낚아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옥수수슬로프낚시로 발군의 조과를 올렸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옥수수슬로프낚시가 창녕에도 전파돼 마릿수 조과를 올리고 있었는데 특히 배스나 블루길이 들어간 저수지에서 위력을 보이고 있다고.
그 외에도 장마면의 초곡지와 남지읍의 중앙수로에서도 꾸준하게 붕어가 낚이고 있다. 중앙수로의 경우 최상류인 대봉리권에서 초저녁에 씨알 굵은 붕어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이곳은 지난 봄에도 월척붕어가 셀 수 없이 낚여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짝밥낚시(지렁이+떡밥)가 효과적이다.

▲"오늘 오전 어은상지의 조황입니다." 창녕꾼 오승일씨.

수초 삭고 난 가을부터 봄까지 월척 시즌

창녕권의 붕어낚시터는 늪과 수로, 저수지로 나뉘는데 가장 많은 낚시인들이 몰리는 곳은 역시 늪지다. 늪지는 봄과 가을에 월척붕어가 잘 낚이는데 4짜 확률은 봄에 50%, 가을에 40%, 여름과 겨울에 10% 정도의 비율로 낚인다고.
수로는 초여름과 가을이 제 시즌이다. 대지면 효정수로의 경우 장마시즌 큰 비가 내릴 때면 우포늪의 월척붕어들이 올라붙어 최고 호황을 보이며, 낙동강과 연결된 중앙수로나 모곡수로의 경우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씨알 좋은 붕어를 배출해낸다. 특히 겨울이 오면 늪지의 조황이 살아나는데 빽빽하던 수초가 사그라지면서 좋은 포인트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훌치기가 성행하기도 한다.

올겨울에도 신전늪과 대곡늪에 훌치기꾼들이 몰려들고 있어 이곳을 찾는 낚시인들이 점점 줄고 있다.  
지난 11월 20~21일, 상동지에서 창녕 리더낚시 99낚시클럽(회장 김용국) 회원들이 납회를 가졌다. 낚시의 고장 창녕에는 20여 개의 붕어낚시클럽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닥친 추위 속에서도 20명의 회원 중 12명이 참가했고 밤 10시경 상류에 앉은 박정민 회원이 월척을 낚아낸 것을 시작으로 12시까지 모두 6마리의 월척을 낚았다. 회원들은 대부분 옥수수슬로프낚시채비를 사용했다. 11월 초순에 4짜 네 마리를 낚았던 조병하씨(37)가 이날도 동틀 무렵 41cm 붕어를 낚아 1등을 차지했다.

옥수수슬로프낚시가 겨울 해법으로 인기

조병하씨에게 비결을 묻자 “별 다른 것은 없다. 다른 사람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해서 들깻묵을 내가 낚시할 포인트에 많이 뿌려주고 옥수수슬로프채비로 밤낚시를 한다”고 말했다. 상동지의 4짜 포인트는 제방 우측 하류부터 상류까지 전역으로 모두 긴대에서 배출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중앙수로 대봉리권을 찾았던 리더낚시 회원 박양근씨는 짝밥(지렁이+떡밥) 채비로 초저녁 두 시간 동안 35~38cm 4마리를 낚아 돌아왔다. 물색이 맑아서 낮에는 큰 조과가 없다고 한다. 그는 10월 말경에도 같은 곳에서 4짜 붕어를 낚았다.   

창녕 겨울낚시터 Hot Point 9

수장지
대합면 모전지 I 만수면적 9천평 I 평지지

준계곡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하류 수심 차이가 없는 평지지다. 1m 수심을 보이는 제방부터 좌측 도로를 따라 상류까지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겨울에는 제방이 명당이다. 평균씨알이 8~9치로 31~34cm 월척도 곧잘 낚인다. 떡밥, 지렁이, 새우가 다 먹힌다. 밤낚시에 큰 씨알이 낚이지만 겨울에는 낮에 입질이 잦다. 
가는 길 - 창녕IC에서 나와 좌회전, 창녕읍내 오리정사거리에서 좌회전, 대지교차로에서 5번 국도에 접어들어 대구 방면으로 3.7km 가다 수장사거리에서 ‘수장마을’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면 곧 도로 우측으로 제방이 보인다.

어은상지
고암면 원천리 I 만수면적 6천평 I 평지지

저수지 왼쪽에 부대가 있어 ‘부대옆못’이라고 부른다. 도로가 제방 역할을 하며 전역에서 낚시할 수 있다. 붕어, 가물치, 동자개 등이 서식하며 외래어종이 없다. 여름에는 마름이 저수지를 뒤덮어 상류에서 수초직공낚시를 해야 한다. 수초가 삭는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주 시즌으로 이때는 제방이 명당이다. 지난 가을부터 4짜급 붕어가 여러 마리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옥수수슬로프낚시에 7~9치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다. 수심은 1.2~1.5m.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좌회전, 대지교차로에서 5번 국도에 접어들어 대구 방면으로 3km 정도 가다 우측 부대 표석을 보고 우회전, 약 400m 가면 도로 왼쪽에 수면이 보인다.

상동지(도야지)
창녕읍 도야리 I 만수면적 1만5천평 I 평지지

평일에도 대물낚시인들이 찾아드는 유명 낚시터다. 블루길 성화가 덜한 늦가을부터 3월까지 대물 시즌이다. 주 포인트는 무넘기에서 우측 상류까지. 봄가을에는 수초 가까이 붙여 공략하지만 겨울철에는 긴 낚싯대 다대편성이 유리하다. 미끼는 블루길 때문에 옥수수나 메주콩을 주로 사용하지만 블루길 성화가 없다면 지렁이도 써볼만하다.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계속 직진, 송현사거리에서 좌회전, 창녕박물관을 지나 1.5km 가면 왼쪽에 S-OIL 주유소가 보이고 왼쪽으로 수면이 내려다보인다.

연하지
창녕읍 교리 I 만수면적 8천평 I 평지지

외래어종이 없고 전역에서 고른 조황을 보여 월례회 장소로 알맞은 곳이다. 봄에는 월척도 기대할 수 있지만 겨울엔 낮에 5~8치가 마릿수로 낚인다. 미끼는 지렁이와 떡밥. 바나나처럼 약간 휘어진 형태를 하고 있는데 우측의 긴 연안이 제방 역할을 한다. 제방과 제방 우측은 마릿수, 제방 왼쪽 새물 유입구 주변은 대물 포인트다. 전역에 수초가 잘 분포해 있으며 80cm~1.2m 수심을 보인다. 제방에는 2m 수심도 있다.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계속 직진, 송현사거리에서 좌회전, 창녕박물관을 지나 도야리에서 ‘하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하리 마을회관에서 200m 더 가다 좌회전한 뒤 300m 가면 오른쪽에 수면이 보인다.

갓골늪(대학지)
대지면 용소리 I 만수면적 7만평 I 평지지

연(蓮)이 전역을 덮고 있어 7만 평 중 낚시할 수 있는 공간은 1만5천 평 안팎이다. 외래어종이 없고 붕어와 가물치가 서식한다. 사계절 낚시가 가능하고 중치급부터 4짜까지 낚인다. 수심은 50cm부터 3m까지 다양한 편. 겨울 포인트는 제방 왼쪽 하류와 무넘기 우측 도로에서 진입하는 초입, 그리고 우측 상류 우포월드 앞이다. 미끼는 지렁이, 떡밥이 효과적. 봄가을엔 7~8치급이 낚이지만 겨울에는 35~38cm급도 섞인다.
가는 길 - 창녕IC에서 나와 ‘유어면’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20번 국도를 타고 5km 가다 ‘갓골’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면 곧 갓골늪 상류에 이른다.

초곡지
장마면 초곡리 I 만수면적 6천평 I 준계곡지

준계곡지지만 붕어 개체수가 많고 하루 종일 햇볕을 받아 겨울에도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창녕시내에서 가까워 항상 현지꾼들이 찾아든다. 6~8치가 주종으로 낚이며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에는 35~37cm도 종종 낚인다. 떡밥과 지렁이를 주로 쓰지만 큰 씨알을 노리고자 한다면 자생하는 새우를 채집해 쓰면 좋다. 겨울 포인트는 제방 왼쪽 도로변 중류부터 최상류 사이로 긴 대가 유리하다. 입질시간은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퇴천리 방면으로 우회전, 리더낚시 앞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퇴천리 삼거리에서 또 우회전한다. 1080번 지방도로를 타고 5km 가다 ‘초곡리’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한다. 500m 가면 좌측에 제방이 보인다.

유리지(유리늪)

장마면 유리 I 만수면적 5만7천평 I 평지지

유동지라고도 불린다. 조과가 안정된 대중적인 낚시터여서 항상 꾼들로 붐빈다. 말풀이 전역에 깔려 있으며 상류 수심은 1~1.5m, 하류는 1~2m. 지난 가을에 많은 붕어가 낚였다. 봄가을에는 전역에서 낚이지만 겨울에는 상류 조황이 더 좋다. 도로변 쪽으로는 마릿수가 앞서고 도로 건너편은 씨알이 좋은 편. 7~9치가 지렁이, 떡밥에 낚이며 새우로 밤낚시를 하면 35~36cm와 4짜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가는 길 - 창녕 오리정 사거리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영산IC 입구까지 간다. 이곳에서 79번 국도를 타고 ‘장마면’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3.2km 가다 장마면 닿기 전 삼거리에서 ‘유리’ 표석을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이내 유리지 상류에 닿는다.

효정수로
대지면 효정리~창산리

감동지에서 발원하여 우포늪으로 유입되는 토평천 하류에 위치한다. 대지면 효정리~창산리에 이르는 3km 구간이 폭이 넓고 수심이 좋은 붕어 명당이다. 이곳은 초여름에 많은 비가 내린 뒤 찾아가면 우포늪에서 올라온 준월척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어 창녕 낚시인들이 이곳에 다 몰린다. 겨울에도 빠져나가지 않은 붕어들을 깊은 수심을 노려 낚을 수 있다. 배스가 많아 떡밥을 주 미끼로 쓰지만 장마 때는 지렁이가 효과적이다.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좌회전, 2.2km 가면 대지면소재지 입구. 대지교를 지나자마자 좌회전하면 효정수로 시작 지점이다.

중앙수로 대봉리권
장마면 대봉리

중앙수로는 대성늪에서부터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긴 하천으로 연중 낚시 가능하지만 봄과 늦가을에 월척이 잘 낚인다. 특히 산란 때(2월 하순~3월) 최상류 대봉리권이 각광받게 되는데 지난 봄에도 월척이 많이 낚였다. 여름 장마 때는 낙동강에서 올라붙는 붕어들이 잘 낚이는 중류와 하류 쪽에 포인트가 형성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마릿수는 기대할 수 없지만 11월 초순부터 대봉리권에서 월척과 4짜 붕어가 꾸준하게 낚이고 있다. 
가는 길 - 창녕 오리정사거리에서 우회전, 퇴천리 삼거리에서 또 우회전한다. 1080번 지방도로를 타고 9.5km 진행하면 화영삼거리. 우회전한 뒤 동정삼거리에서 좌회전. 오르막길 끝에서 ‘대봉리’ 버스승강장에서 좌회전, 대성늪을 지나면 중앙수로 최상류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