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시즌 도래

무안 청계면 앞바다에 감성돔 파시

홀통 탄도만과 함께 감성돔 선상낚시의 메카로 발돋움

ㅣ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ㅣ

목포 시내에서 가까운 압해대교부터 무안 톱머리해수욕장까지 20km에 달하는 청계면 앞바다는 북쪽에 있는 무안 홀통 탄도만과 함께 봄철 감성돔 선상낚시터로 각광 받는 곳인데, 5월 말까지 4짜 5짜급 감성돔을 펑펑 쏟아낸다.

▲ 무안 청계면 구로리 대섬 앞. 두 척의 낚싯배에서 동시에 입질을 받는 장면이 앵글에 잡혔다. 

감성돔 호황 소식을 듣고 무안 청계면 앞바다를 찾은 날은 4월 19일, 이른 새벽부터 청계면 앞바다에는 목포 북항에서 올라온 낚싯배 수십 척이 포인트를 찾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먼 바다에서 올라온 감성돔들이 산란을 위해 전남 무안군의 얕은 갯벌로 올라붙는데, 이때가 연중 제일 굵은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시기여서 전국에서 낚시인들이 모여든다.
이 지역은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갯바위낚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대신 선상낚시로 감성돔을 낚는데 요즘 같은 시즌이면 매일 40척이 넘는 낚싯배들이 뜬다. 청계면 앞바다는 주로 목포 북항에서, 탄도만 홀통은 주로 무안 망운면 일대의 선착장에서 배가 뜬다. 청계면 앞바다도 큰 만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따로 불리는 이름은 없다.
취재팀을 태운 3톤급 온누리호 최평관 선장은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선상낚시를 해오고 있는데 매년 비슷한 호황이 전개된다. 올해는 최고 57cm까지 낚였다. 6짜가 넘는 대형급도 간혹 낚인다”고 말했다.
“지금 초기 시즌에는 찌낚시보다 갯지렁이를 이용한 원투낚시에 감성돔이 잘 낚입니다. 아직 수온이 낮아서 감성돔 중에는 눈에 백태가 벗겨지지 않은 것들도 많아요. 배에 원투낚싯대를 다 갖춰놓고 있으니 아이스박스와 기본 채비만 준비해오면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5월이 돼서 수온이 오르면 그때는 찌낚시에 더 잘 낚이게 됩니다.” 최 선장의 말이다.

▲ 취재선과 나란히 떠 있던 블루마린호의 낚시인들도 감성돔을 낚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목포 북항에서 매일 새벽 6시 출항

8명이 정원인 온누리호에는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문재호씨와 목포에 사는 정용선씨와 김몽룡씨가 동행했다. 김몽룡씨는 “요즘 며칠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낚시를 하고 있는데, 이틀 전 한 번 꽝친 것 외엔 하루에 열댓 마리씩 낚고 있어요. 씨알도 전부 4짜급으로 굵고 5짜도 간간이 낚여요”하며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온누리호는 새벽 6시 북항을 출항, 30분 후에 청계면 구로리 앞 대섬 주변에 닻을 내렸다.
“요 며칠 조황이 제일 좋은 곳인데, 뻘 중간 중간에 큰 여들이 박혀 있어 여를 찾아 배를 고정시켜야 한다”고 선장이 말했다. 우리 배뿐만 아니라 주변으로 여러 척의 낚싯배가 우리 앞뒤로 닻을 내렸다. 선장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졌다.
“저 아래쪽에 있는 복길리 앞바다 같은 경우는 인공어초가 많이 투하되어 있어 어초가 감성돔 포인트 역할을 합니다. 그런 곳은 시즌이 끝나도 감성돔이 빠지지 않아 시즌이 다른 곳보다 긴 편입니다. 이곳은 조류가 빨라 조금을 전후한 물때에 조황이 좋고 대형 씨알도 이때 잘 낚입니다. 오늘(5물) 같이 조류가 센 날은 낚시 시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불리하지요. 또 물때 못지않게 날씨도 중요한데 화창한 날 조황이 좋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어쩌나. 오늘은 점심때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는데다 아침부터 날씨가 잔뜩 흐려 불안감을 조성했다.
“감성돔이 썰물에도 낚이지만 들물에 조황이 훨씬 좋은 편이니 비가 오기 전에 승부를 내고 점심 전에 철수합시다.”
선장이 선실에서 낚싯대와 릴을 가지고 나와 개인당 두 대씩 나눠 주었다.
“한 대에는 구멍봉돌 채비를 하시고, 또 한 대에는 카고 채비를 하시면 됩니다.”
낚싯대는 무상으로 빌려주지만 채비는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 구멍봉돌은 20호를 제일 많이 사용하며 미끼로 쓰는 참갯지렁이는 2인 기준 200g(18,000원)이면 충분하다. 카고 채비에 사용하는 밑밥은 크릴 3장에 집어제 한 봉지면 되고 미끼는 감성돔 4~5호 바늘에 크릴 한 마리를 꿰어 쓰면 알맞다.
원투낚싯대는 감성돔 선상낚시 전용대(3.3~4.5m)에 원줄 4호나 5호를 감은 4000번 스피닝릴을 달고 목줄은 3호 정도 사용하면 무난하다. 
역시 경험이 풍부한 김몽룡씨와 선장이 채비를 넣자마자 연달아 입질을 받았다. 두 마리 모두 35cm로 다소 잔 씨알이었지만 채비를 넣기 무섭게 달려드는 모습에 기대감이 팽배해졌다.
최 선장이 원투낚시 방법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주었다(그림 참조).
“10미터 전방에 먼저 카고채비를 던져 놓는다고 가정한다면 갯지렁이를 꿴 구멍봉돌 채비는 15미터에서 20미터 뒤쪽에 일자 형태로 던져야 합니다. 거리는 조류의 강약에 따라 띄워놓으면 되는데, 조류가 빠르면 더 멀리, 조류가 약하면 가깝게 던져 놓아야 카고에서 흘러나오는 밑밥을 따라 올라오는 감성돔 입질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채비를 캐스팅 한 뒤 살살 끌어오다 무언가에 걸린다는 느낌이 오는 곳에 고정시켜놓아야 입질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 단골꾼답게 취재팀 중 제일 많은 감성돔을 낚은 목포꾼 김몽룡씨가 48cm 감성돔을 들어보이고 있다.
 

▲ 청계면 앞바다에서 선상낚시를 즐기는 취재팀. 이곳은 조류가 빨라 조금 전후에 좋은 조황을 보인다. 수심은 9~10m.

▲  서울에서 동행한 문재호씨도 굵은 감성돔으로 손맛을 만끽했다.
◀ “우리도 쫌 찍어줘요.” 대전에서 온 블루마린호 단골꾼들. 왼쪽부터 신용균, 박덕일, 김형렬(뒤쪽).

만조 물돌이때 소나기 입질에 환호성

중들물 무렵 김몽룡씨가 이날 최대어인 48cm짜리 감성돔을 걸어냈고, 주변의 낚싯배에서도 연신 감성돔을 걸었다. 배 선장들은 연신 뜰채를 대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중들물이 지나자 갑자기 조류가 계곡물처럼 콸콸 흐르기 시작해 낚시가 힘들어졌다. 그때까지 문재호, 정용선, 그리고 나 세 사람은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패인은 원투 능력이었다. 배 뒤쪽에 있던 두 사람은 능숙하게 한 군데에 집중적으로 캐스팅하는데 반해 앞쪽에 나란히 앉은 우리 세 사람은 던질 때마다 포인트가 달라졌다. 카고 채비로 집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계속 같은 장소에 떨어뜨려야 하는데, 던질 때마다 달라진다면 오히려 감성돔을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만조가 다 되어서야 조류가 느릿해졌는데, 물돌이 무렵에는 초들물때보다 입질이 더 잦아졌다. 우리 뒤쪽으로 나란히 떠 있던 배에서는 동시에 입질을 받기도 했으며 여기저기에서 낚싯대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이때 최 선장이 소리쳤다. “배가 약간 떠밀려 내려와 포인트가 바뀌었어요. 채비를 멀리 던지지 말고 바로 앞에 떨어뜨리세요.”
‘그렇다면 자신이 있지!’ 바로 발밑에 카고 채비를 먼저 떨어뜨려놓고 10m 전방에 구멍봉돌 채비를 던졌다. 그랬더니 금방 입질이 왔다. 이번엔 소나기 입질이다. 문재호씨와 정용선씨가 45cm, 43cm를 연달아 낚으며 환호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듯 하늘에서 비가 뿌렸다. “이 정도면 취재꺼리로 충분하겠지요?” 최 선장이 철수 준비를 하는데 김몽룡씨가 “초썰물까지 기다리면 몇 마리는 더 낚을 것 같은데 정말 아쉽네요”하며 안타까워했다.
청계면의 선상원투낚시는 4월 말까지 호황을 보이며 5월로 넘어가면 막대찌를 이용해 미끼를 바닥에서 약간 띄우는 릴찌낚시가 유리해진다. 무안 청계면 앞바다 선상낚시 뱃삯은 1인당 6만원으로 3톤급을 대절할 경우 45만~50만원.   
▒ 취재협조 목포 온누리피싱 010-8600-8792 블루마린호 010-9622-7777, 목포 전남낚시 061-246-1111

+++++++++++++++++++++++++++++++++++++++++++++++++++++++++++++++++++++++++++++++++++++++++++++++++++++

무안 앞바다 봄~가을 감성돔 행로는?

무안 앞바다는 매년 4월 초면 감성돔 시즌 개막을 알린다. 무안군 해제면과 현경면 사이에 있는 홀통 탄도만 주변에 제일 먼저 감성돔이 붙어 활황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일주일쯤 뒤에는 청계면 앞바다와 운남면 성내리 쪽까지 확산된다.
초창기에 붙는 씨알들이 40~55cm급으로 굵고 5월로 바뀌면 큰 씨알들이 빠지고 수놈으로 보이는 35~40cm급이 붙기 시작하는데, 5월 말까지 마릿수 조황을 이어간다. 5월 하순 이후 6월 초 사이에는 마릿수가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감성돔 빠질 때는 역순으로 북쪽에 있는 탄도만에서 먼저 빠지기 시작한다.
초가을에는 감성돔들이 만으로 들어오지 않고 목포 시내에서 바라보이는 눌도, 달리도, 외달도 등지에서 낚인다. 그중 압해도 남쪽에 있는 장감리 일대가 제일 좋은 포인트로 각광받는다. 가을에는 큰 씨알은 드물고 30~35cm가 주종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