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어낚시의 부활 2
충남에도 향어 전문 유료낚시터 흥행
천안 남창낚시터의 차별화 전략 “3년째 향어만 넣고 있어요”
김상현 FS-TV 제작위원
거대한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억센 힘, 손맛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짜릿한 전율! 스릴 만점의 향어낚시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몇몇 수도권의 유료낚시터에서 특화된 향어낚시로 단골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충남에서도 향어만 방류하고 있는 남창낚시터가 주목받고 있다.
▲ “역시 손맛 최고네요.” 철수 직전 50cm 향어를 낚은 필자.
향어(일명 이스라엘 잉어)는 80반과 90년대 중반까지 댐에서 주로 양식했는데, 횟감으로 또 낚시어종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어종이다. 그러나 댐 가두리에서 나오는 사료와 물고기의 배설물이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지탄을 받아 향어의 가두리 양식이 금지되면서 자연히 향어낚시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동안 가두리 주변에 살던 향어는 우리나라 자연수계에서 제대로 산란하지 못해 곧 개체수가 급감하였고 이후 자연적 증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붕어낚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꾼들을 위해 향어와 잉어를 방류하는 유료낚시터들이 생기면서 새로운 낚시의 붐을 조성시키고 있다. 이 낚시터에 방류하는 향어들은 절반은 국내의 양식장에서 구입하고 절반은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송남리에 있는 남창낚시터(만수면적 1만2천평)는 3년 전부터 향어와 잉어만 방류하기 시작해 3년 만에 대물 전용 낚시터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주말이면 200명이 넘는 단골꾼들이 찾아들고 있다고.
관리인 이종국씨는 “제가 2010년에 남창지를 인수했는데, 붕어로는 선발 낚시터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겠더군요. 토종붕어 가격도 너무 높고 수입 붕어도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차별화를 마음먹고 고민하던 중 향어 전문낚시터가 없다는 걸 알고 승부를 걸었습니다. 다행히 붕어낚시에 만족하지 못한 낚시인들이 찾아주기 시작했고, 지금은 웬만한 붕어낚시터보다 수입이 좋은 편입니다”하고 말했다. 남창낚시터는 계곡지라 경치가 수려하고 산에서 유입되는 물도 깨끗하다.
▲ 가장 입질이 잦았던 상류 풍경.
▲ 60cm가 넘는 향어를 낚은 김충현씨.
▲ 녹음이 짙어져가고 있는 남창지. 계곡지라 수질이 깨끗하다.
“붕어낚시터보다 손님이 더 많다”
필자가 남창낚시터를 찾은 4월 27일은 전날 강풍이 불어 파손된 시설물 피해복구에 한창이었다. 이날도 제법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평일인데도 중상류 쪽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향어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필자는 관리인의 안내로 관리소 주변 무넘기 근처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편성했다. 하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물결이 치는 수면에서 반 마디 정도 올리는 찌의 움직임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던 아산꾼 김충현씨는 바람을 등지고 앉아 낚싯대를 펴는 도중 입질을 받아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언뜻 봐도 4kg은 넘을 듯한 향어였다.
“작년 이맘때 찾았다가 향어의 억센 손맛에 빠져 단골이 되었는데, 관리인이 향어 중에서도 큰 것만 골라 넣기 때문에 손맛이 보통이 아니다”라고 김충현씨는 말했다.
필자는 두 시간 동안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있는데 중상류에 앉아 있는 낚시인들은 꾸준한 입질로 마릿수를 채워나가고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큰 향어를 끌어내는 솜씨를 보니 예사 꾼들이 아닌 듯했다. 심지어 나이 지긋한 노인까지도 팔이 아파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다며 철수할 정도였으니 좋은 포인트에서 향어 구경도 못하고 있는 필자에게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향어낚시는 한 대 내지 두 대 펴는 게 기본이다. 미끼는 대부분 어분류를 사용한다. 낚시방법은 한 시간 가량 두바늘채비로 헛챔질을 하여 집어력을 높인 다음 낚시를 시작하는데, 향어 입질은 두 마디 이상 잘 올리지 않기 때문에 챔질 타임을 빠르게 잡아주어야 한다. 장소에 따라 짧은 대부터 길게는 6칸 대까지 사용한다고. 관리인 이종국씨는 가족낚시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캠핑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어료는 3만원.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나와 ‘호서대, 백석문화대’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5.1km 가다 ‘보명사’ 입간판을 따라 우회전한다. 작은 마을을 지나 650m가량 진행하면 남창지 제방이 보인다.
▒ 남창지 관리실 041-622-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