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상주 지기재못

백두대간 지기재 너머 보물못을 찾아서 

박 일 객원기자

예천의 미공개 소류지에서 4짜 붕어가 낚였다는 정보가 들려왔다. “4짜급 붕어와 월척 10여 수를 낚았다”는 이 소류지는 경북 상주군 모서면 석산리에 위치해 있는 4천평짜리 소류지라고 했다. 이름은 지기재못. 출조 전 그 소류지에 대한 정보가 있나 싶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지만 지기재못에 대한 단 한 줄의 정보도 나와 있지 않았다. 낚시인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오지라는 사실에 마음이 설레었다.

▲ 수초가 발달해 있는 최상류에 자리 잡은 문경시낚시연합회 장병용 회장.

인천에 사는 박영일씨와 친구 두 분이 우리보다 하루 앞선 3월 3일 금요일 오전 선발대로 출발했다. 이 소류지를 소개한 예천 지인의 말에 따르면 “4천평 수면적에 평지형으로 상하류를 막론하고 1내지 1.5m의 수심을 유지한다. 마름과 부들, 뗏장이 저수지의 반 정도를 덮고 있고 참붕어와 새우가 서식하며 외래어종은 없다”고 말했다. 그럼 오로지 붕어만 살고 있는 붕어마을이 아닌가.
저수지에 도착한 박영일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부들과 마름이 적당히 분포되어 있고 나지막한 산 아래에 위치해 있어 경치도 제법 좋다. 낚싯대를 펼치고 지렁이를 달아 던지자마자 예닐곱치 붕어가 연달아 낚인다”며 알려왔다.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벌써 소류지에 도착해서 낚시를 하고 있는 착각이 든다. ‘낮에도 그렇게 낚이면 밤에 새우 미끼를 쓰면 아무도 없는 소류지에서 평생소원이던 4짜나 5짜 붕어를 낚을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했다.

▲ 권영수씨가 새벽에 낚은 37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미끼는 옥수수.

   
▲ 새우 미끼에 낚인 지기재못의 월척붕어들.   ▲ 박영일씨가 오후 늦은 시각 지렁이 미끼로 8치급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새우미끼가 특효, 강풍 속에서도 37cm

토요일 아침 일찍 상주로 향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에서 나와 소류지에 도착하는데 서울에서 2시간 남짓 걸렸다. 상상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아늑한 느낌을 주는 소류지다. 여름이면 마름 때문에 낚시하기가 쉽지 않을 듯했다. 
나중에 출발한 나와 서정학, 권영수씨는 제방과 산 아래에 있는 부들 포인트로 흩어져 낚싯대를 폈다. 상주에서 사온 새우 미끼를 꿰어 던졌는데 6치 붕어가 겁 없이 물고 나왔다. 일기예보대로 오후가 되자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했고 기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밤이 되어도 바람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오히려 거의 태풍 수준으로 바뀌면서 텐트가 날아갈 듯 흔들려 낚시가 불가능했다.
새벽이 되어서야 바람이 잦아들어 낚시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박영일씨와 친구분들은 두 시간 동안 7~9치급으로 10여 수를 낚았고, 동이 트기 직전 권영수씨는 새우미끼로 4짜에 근접하는 붕어를 낚았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이 정도의 조황을 보여주는 곳이라면 4월 따스한 날씨 속에서는 기대 이상의 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에서 진입할 수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상주IC에서 나와 25번 국도를 갈아타고 15km 직진하면 내서면 소재지에 닿고 이곳에서 4km 더 가다 유정쉼터에서 좌회전, 901번 도로를 타고 7km 정도 직진하면 백두대간 ‘지기재’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500m 더 내려가면 우측으로 소류지가 보인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로 가면 화서IC에서 나와 25번 국도를 타고 상주 방면으로 가면 유정쉼터에 닿고 901번 지방도로로 갈아탄 뒤 같은 길로 소류지까지 간다. 내비게이션 주소는 경상북도 상주군 모서면 석산리 89번지.

▒조황 문의  상주 498낚시 054-532-0498, 010-2524-8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