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낚시터 탐사

경북 청도에 23만평 성곡지 탄생 

3년 전부터 담수, 작년부터 마릿수 호황 소문 퍼져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경북 청도군에 23만평짜리 대형지가 탄생했다. 재작년 봄에 담수를 시작한 성곡저수지다. 청도군에서는 운문댐(236만평) 다음으로 큰 규모라서 현지 낚시인들은 성곡댐이라 부른다. 운문댐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성곡지는 사실상 청도군의 최대 낚시터라 할 수 있는데, 이제 세 살을 맞은 이 저수지가 벌써 8~9치 붕어를 토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13년 공사 끝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성곡지. 작년부터 낚시가 시작되었고 올해 해빙과 동시에 붕어를 배출하고 있다.

성곡지에서 낚인 8치 붕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 성곡지 최상류.

소류지 일색인 청도군의 낚시인들은 댐 규모의 성곡지의 탄생을 크게 반기고 있다. 13년의 긴 공사 끝에 탄생한 성곡지는 오는 2013년 12월에 완공예정이다. 그러나 담수는 이미 3년 전 여름부터 이루어졌으며 낚시는 작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성곡지에서 낚이는 붕어 씨알은 평균 6~7치지만 간혹 여덟아홉치급도 낚인다. 
기자는 2008년 봄에 공사 중인 성곡지를 둘러본 적 있다. 그 후 잠시 잊고 있었는데 2월 20일 FS-TV 김상현 제작위원에게서 ‘청도 성곡댐’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당장 청도 대구낚시 배수은(32)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황을 확인했다.
“작년에 마릿수 조과를 올리며 큰 재미를 봤는데, 올 봄에도 해빙되자마자 붕어가 낚이기 시작해 찬 수온에도 하루 이삼십 마리는 거뜬하게 낚고 있습니다. 비록 씨알은 잘지만 마릿수 재미가 끝내줍니다. 특히 옥내림 채비가 아주 잘 듣습니다”라고 배 사장은 말했다. 나는 김상현 위원과 2월 22일 오후 서산에서 만나 청도로 향했다.
“요즘은 밤낚시보다 낮낚시가 잘 되니 푹 주무시고 내일 아침 일찍 들어가시죠.”
배수은 사장의 말에 따라 다음날 아침 7시 낚시점에서 다시 만났고, 풍각면소재지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성곡지로 달렸다. 취재팀으로 배수은 사장과 김상현 위원, 그리고 현지꾼 금병훈씨(31)가 동행했다.

“계곡지라도 2월부터 붕어가 막 낚여요!”

취재팀이 자리한 성곡지 하류 좌측 골. 수심이 깊은 수몰나무 근처에서 입질이 잦았다.

성곡지의 붕어들. 5~7치가 주종이었고 간혹 여덟치급이 낚였다.

성곡지에 도착해 드넓은 수면을 바라보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성곡댐으로 부를 만도 했다. 제방 근처엔 얼음이 아직 남아 있었다. 취재팀은 좌안 좌측 골 우성사료 맞은편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수몰나무가 듬성듬성 있었고 바닥은 마사토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수온이 찬 관계로 제일 긴 대 위주로 편성하십시오. 4월이 지나면 짧은 대 긴 대 가리지 않고 붕어가 낚이지만 지금은 장대에서만 입질이 옵니다.” 배수은 사장이 말했다.
우리는 3.6~4.8칸대로 5~8대씩 폈다. 수심이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담가보니  4칸 대 기준 3.5m 정도로 깊었다. “이런 장대에 7치 붕어가 낚이면 손맛은 덜하겠네요.” 김상현 위원이 웃으며 말했다.
아침부터 바람이 불어서 제법 물결이 일었다. “지금까지 소류지에서만 낚시하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 오늘과 같이 파도가 치면 꼭 바다에 와 있는 듯 아직도 적응이 잘 안 됩니다”라며 배수은 사장이 웃었다. 여름에는 떡밥만 주로 쓰는데 지금은 지렁이와 떡밥을 함께 쓰는 게 좋다고 한다.
수몰나무에 바짝 붙여 낚시하던 배수은 사장은 지렁이 외바늘을 쓰고, 나머지 세 사람은 짝밥낚시로 맨바닥을 공략했다. 바닥이 깨끗하지 않은 듯 들쑥날쑥했고, 바늘에 잔가지가 자주 걸려나왔다.
오전 내내 바람이 불고 구름이 온통 하늘을 가려서 그런지 입질이 통 없었다. 9시가 넘어서 배수은 사장이 첫 입질을 받은 뒤 오전에 모두 합쳐 10마리쯤 낚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 구름에 가려 있던 햇빛이 나기 시작했고 거짓말처럼 입질이 잦아졌다. 오전에 한두 마디 겨우 올리던 입질과 달리 오후에는 시원스런 입질을 보여주었다. 간간이 일렁거리는 잔 파도 때문에 찌를 보기가 어려웠으나 신기하게도 잠시 파도가 사라지면 어김없이 찌가 솟구쳤다.

“작년 늦가을 제방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말도 있다”

나는 차를 타고 성곡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만수위에서 대략 2m 정도 물이 빠져 있는 상태였고, 물이 아직 차오르지 않은 상류에는 둠벙이 드러나 있었다. 성곡1리 마을 앞과 건너편 산 밑에는 릴낚시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조황 확인 차 한 낚시인에게 다가가보니 이곳에서도 7치 전후의 씨알만 낱마리로 낚아놓고 있었다. 성곡지 우안은 전역이 아직 비포장 상태였고, 하류 쪽으로 가보니 도로 정비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오후에는 취재팀이 20여 마리를 낚았다. 금병훈씨가 오후에 낚은 8치가 제일 큰 씨알이었다. 건너편에 있던 낚시인들도 우리와 함께 철수했는데, 역시 살림망이 묵직한 걸 보니 오후 낚시에 꽤 많은 붕어를 낚은 듯 보였다.
금병훈씨는 “작년에는 다섯치, 여섯치가 주종이었는데, 올해는 평균 씨알이 조금 더 커졌어요. 이삼 년 지나면 준척급이 평균 씨알로 낚이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배수은 사장의 말이 귀를 찔렀다.
“제가 직접 확인은 못했지만 회원 중 한 사람이 작년 늦가을에 취수탑 아래에서 월척을 스무 마리 정도 낚은 사람을 직접 봤다고 합니다. 그곳은 수심이 사오 미터로 깊어 장대를 써도 찌가 초릿대에 매달리는 곳인데 떡밥을 써서 낚았다고 하더군요.”
배 사장은 그때 낚인 월척붕어는 댐이 만들어지기 전 이곳에 있던 저수지에 서식하던 붕어가 분명하다고 추측했다.   

▒ 가는 길  대구-부산간 고속도로를 타고 갈 경우 청도IC에서 나와 청도읍에서 20번 국도를 갈아타고 창녕 방면으로 진행한다. 각남면을 지나 풍각면소재지로 들어선다. 면소재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봉기1리’ 표석을 보고 우회전, 풍각농공단지를 지나 계속 가면 이내 성곡지 제방에 이른다.
▒ 취재협조 청도 대구낚시 054-373-4033, 010-5533-6878

성곡지는?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소재. 풍각, 각북, 각남, 화양 등 4개 읍·면 16개리에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된 만수면적 76.2h(23만5천평)의 대형 저수지다. 제방 길이는 266ｍ, 높이 34.7ｍ의 규모로 저수량이 848만톤에 이르며 유역면적은 1천280ha이다.
1999년 3월 공사를 시작해 2013년 12월 완공예정. 담수는 2010년 봄에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그해 여름 장마 때 첫 만수를 기록했다. 낚시는 2011년 봄부터 시작되었으며 5~7치급이 주종으로 낚이고, 떡밥 위주로 낚시하지만 여름과 가을에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하면 8~9치급이 자주 낚인다.  
3월 초 현재 60% 저수율을 보이고 있으며 민장대 낚시는 좌측 골 전역과 우안 상류에서만 가능한 상태다. 만수위가 되면 포인트는 광범위해진다. 앞으로 내리는 비의 양에 따라 5~6월 혹은 장마 때 만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류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수심이 깊다. 서식어종은 붕어, 메기, 피라미, 동자개, 새우 등이다.

성곡지 주변에 들러볼만한 곳

●그린투어센터
성곡지 상류에는 도시민들과 농촌마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그린투어센터가 있다. 전시실과 다목적실, 체육광장, 놀이시설, 야외공연장 등이 있으며 주민 복지공간의 역할도 한다. 또 외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농촌체험안내 및 배정, 천연염색·도자기 체험, 미나리 등 먹을거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전유성의 철가방 코미디극장
개그맨 전유성씨가 운영하는 철가방 코미디극장이 성곡지 상류 성곡1리에 있다. 3층 규모의 극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국집 배달용 철가방 모양으로 생겼다. 평일에는 오후 2시 1회, 주말에는 오전 11시, 오후 1시, 5시 3회 공연을 하고 있다. 월요일은 휴관. 공연 관람료는 1인 7,700원. 내비게이션 주소는 청도군 풍각면 성곡리 581번지. 문의 : 02-703-1950. 홈페이지 http://www.comedymarke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