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 붕어 원정기       

무안 학동지 갈수찬스 잡았다!  

장재혁 객원기자

 갈수위 상태의 무안 학동지. 겨울 파농사 때문에 배수가 수시로 이뤄졌다.

영상의 기온이 회복되면서 남녘 수로에서 월척 붕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3월 1일부터 4일까지 징검다리 연휴기간 동안 전라남도 해남으로 원정을 떠났다. 금호호와 연결되어 있는 지류 몇 곳을 찾아 조황을 체크해 보았는데 낚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씨알이나 마릿수 면에서 예년에 비해 부진한 편.
해남권 수로 중 가장 조황이 좋다는 해남군 황산면의 연호수로를 찾아 밤낚시를 해보았지만 비바람 속에서 7치 붕어 한 수에 그쳤다. 연호수로 일대의 다른 수로와 저수지를 찾아다니며 답사를 해보았지만 물색이 맑아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없어 2순위터로 점찍어 놓았던 무안 학동지로 옮겨보기로 했다.

무안 학동지의 2박3일 조과. 월척 3마리를 포함해 20여 수를 낚았다.

무안 학동지에서 낚은 31cm 월척을 들어 보이는 필자.

학동지 출조 이틀째 되는 날 김성호씨가 자리를 잡은 제방 우측 홈통 포인트.

겨울 마늘농사에 물 대느라 갈수위 상태  

전남 무안군 무안읍 신학리에 있는 학동지는 10,800㎡(3200평) 규모의 준계곡형 소류지로서 무안읍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나는 지난 2006년 8월 압해도에서 낚시를 마치고 철수길에 이곳에 들러 34cm급 월척 3마리를 낚은 경험이 있다. 그 후로 손맛이 아쉬울 때는 이곳을 찾고 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물이 많이 빠져 있었지만 물색이 좋았다. 여러 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이곳만큼 물색이 좋은 곳은 없었다. 학동지 주변에선 마늘과 양파를 재배하고 있어 겨울철에도 물을 공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배수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었다.
나는 제방 좌측에, 동행한 김성호씨는 좌측 연안에 자리를 잡았다. 김성호씨 자리는 50~70cm, 내 자리는 1m 내외의 수심이었다. 대편성을 하는 중에 지렁이 미끼를 물고 5~6치 붕어가 연신 올라왔다. 활성도가 좋아서 찌를 시원스럽게 올려주었다. 씨알 선별을 위해 밤에는 미리 준비해간 새우로 미끼를 교체했다. 그러자 극성스럽던 입질은 잠잠해지고 간혹 깔짝대는 잔입질만 있었다.
그러던 중 맨 좌측 3.2칸대의 찌가 한 마디 정도 올라오는 예신 후 서서히 솟았다. 채보니 8치가 올라왔다. 나와 30m 정도 떨어져 있는 김성호씨 자리에서도 찌가 올라오는 것이 보일 정도로 시원한 입질이 들어왔다. 하지만 굵은 씨알은 낚이지 않았다.

맨바닥인 줄 알았는데 바닥에 삭은 수초가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깐 눈을 붙인 사이 주변이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아침 7시 15분경 김성호씨 자리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김성호씨가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더니 갑자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챔질을 했다. 순간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졌고,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은 채 저항하다 수면으로 떠오른 녀석은 한눈에 봐도 월척. 조심스럽게 연안으로 끌어 올린 붕어는 체고가 높아 더욱 위용 있어 보이는 38cm 월척이었다.

무안 학동지에서 낚은 32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김성호씨.

무안 학동지 출조 이틀째 되는 날 필자가 앉은 좌안 중류 연안.

다시 낚시에 집중했으나 더 이상 입질을 볼 수 없었다. 낮에는 어제보다 기온이 올라가 겉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따뜻했다. 우리는 학동지에서 하루 더 낚시를 해보기로 하고 낚시자리를 옮겼다. 나는 좌측 중류로 옮겼는데 수심이 얕아서 3.6칸대부터 5칸대까지 긴 낚싯대 위주로 여덟 대를 폈다. 제방 우측 홈통으로 옮긴 김성호씨의 자리는 바람의 영향이 적어서인지 유난히 물색이 좋았다. 대편성을 마친 후 채집된 참붕어를 달아 투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6~7치 붕어가 연신 낚여 올라왔다.
이른 저녁부터 본격적으로 밤낚시를 시작했다. 저녁이 되면서 바람 방향이 북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었다. 나는 씨알을 선별하기 위해 미끼를 전부 참붕어로 교체했다. 간혹 잔챙이 입질처럼 빠른 속도로 찌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입질이 있었지만 확실히 올릴 때까지 기다렸다.

참붕어를 죽여서 수초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게 했더니… 
전혀 미동이 없는 낚싯대가 있어서 미끼를 확인해 보았더니 참붕어가 삭은 수초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살아있는 참붕어가 바닥의 삭은 수초 속으로 파고들어 미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맨바닥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참붕어 머리를 살짝 눌러서 죽인 다음 참붕어가 삭은 수초 위에 얹히도록 하고 입질을 기다렸다.
밤 10시경 맨 좌측 5칸대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두 마디 올라 옆으로 끌려가는 입질을 보고 챔질했더니 9치 붕어가 올라왔다. 긴 낚싯대라서 그런지 손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한 시간 후 그 옆 4칸대의 찌불이 슬쩍 잠기더니 5분쯤 지났을까 서서히 올라왔다. 이번엔 7치 붕어. 밤이 깊어갈수록 바람은 더 강하게 불었고 불었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김성호씨의 조황이 궁금해 연락해보니 작은 참붕어를 미끼로 내림낚시를 한 대 운용했는데 31cm 월척을 비롯해 마릿수 조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자정 무렵 바람이 일시적으로 멈춘 순간 정면 3.6칸 대의 찌가 천천히 올라왔다. 낚싯대 손잡이를 부여잡고 챔질 타이밍을 기다렸다. 찌가 정점에 멈추는 순간 챔질했더니 수면에 큰 파장이 일었다. 32cm 월척이었다. 그리고는 바람이 낚싯대를 옆으로 쓸어버릴 정도로 강하게 불어와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학동지에서 2박3일 동안 월척 3마리와 준척 이하 2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학동지의 붕어 입질 패턴이 다양했지만 얕은 수심임에도 찌를 올려주는 입질이 대부분이었다. 참붕어 미끼를 사용할 경우 바닥에 있는 삭은 수초에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가지바늘채비를 운용하거나 참붕어의 머리를 눌러 죽여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입질은 참붕어, 새우 할 것 없이 자주 들어온다. 새우와 참붕어는 충분히 현장에서 채집할 수 있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무안나들목을 나와 목포, 무안 방면으로 5.1㎞ 가다가 현경, 무안 방면으로 진입한다. 평용교차로에서 우회전한 뒤 창포로로 우회전하여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다 막다른 삼거리에서 교촌길로 좌회전하여 770m 진행하면 우측에 저수지가 보인다.

▒조황문의  무안 서해안낚시 061-454-7276

무안 학동지의 2박3일 조과. 월척 3마리를 포함해 20여 수를 낚았다.
무안 학동지에서 낚은 31cm 월척을 들어 보이는 필자.
학동지 출조 이틀째 되는 날 김성호씨가 자리를 잡은 제방 우측 홈통 포인트.
무안 학동지에서 낚은 32cm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김성호씨.
무안 학동지 출조 이틀째 되는 날 필자가 앉은 좌안 중류 연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