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감성돔 內海를 주목하라
여수 월호도&두라도
고등어 창궐하는 금오도·연도보다 실속 있다!
돌산도 신기항에서 빤히 보이는 월호도와 두라도에서 감성돔이 잘 낚이고 있다. 금오도만 나가도 고등어, 전갱이가 버글대지만 내해인 이곳에선 학공치가 유일한 잡어라 할 수 있으며, 12월 초 감성돔 조황은 금오도, 안도에 못지않다.
ㅣ이영규 기자ㅣ
▲화태도 마을 앞 등대 포인트. 낚시인이 서 있는 자리에서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인다. 30m 이상 원투해 8~9m 수심을 찾으면 된다.
지난 11월 28일, 금오도의 감성돔 조황이 살아났다는 소식을 듣고 여수로 내려갔다. 그런데 막상 여수에 도착하자 김한민씨가 뜻밖에 월호도를 제안한다. 월호도라면 돌산도 신기항에서 뱃길 20분 거리에 있는 내만 섬 아닌가? 금오도, 안도, 연도의 겨울 피크가 시작될 시점에 월호도를 제안하다니!
“혹시 매번 소개하는 뻔한 곳 말고 특이한 곳 좀 알아보라는 나의 주문에 약간 무리수를 둔 게 아닙니까?”
“무리수라뇨? 개인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금오도, 안도, 연도에는 고등어와 전갱이가 버글댑니다. 게나 경단이 없으면 낚시가 불가능한 상황이죠. 극히 일부 포인트에서 요령 있는 꾼들이나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감성돔이 잘 낚이는 돌산 앞바다 섬들이 낫다고 봅니다. 이틀 전에 화태도를 다녀왔는데 잡어도 거의 없고 개도와 비교하면 씨알도 별 차이 없더군요.” 김한민씨가 자신 있게 말했다.
▲“이런 씨알은 마릿수로 올라옵니다” 김한민씨가 염소 야영자리에서 낚은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들물 땐 침묵하다 썰물 때 입질 집중
오전 6시에 해장국을 먹고 느긋하게 돌산도로 넘어갔다. 신기항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왔다. 금오도나 안도로 갔다면 2시간 전에 갯바위에 내렸을 것이며 지금까지 덜덜 떨고 있었을 것이다. 돌산 앞바다는 이처럼 원하는 시간에 출조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편하다.
소두라도 이장이 모는 대운호를 타고 2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월호도 남쪽의 일명 염소 야영자리 맞은편에 대두라도가 바라보이는 곳인데, 개도의 남쪽 해안과 비슷한 여건이었다. 선장은 “어제도 이 자리에서 삼십에서 삼십오센티짜리가 일곱 마리나 낚였다”고 말했다.
섬과 섬 사이의 해협인지라 조류가 매우 빨랐다. 들물 조류가 너무 빠르게 흐르자 1시간 가량 낚시하던 김한민씨가 학공치 채비를 꾸린다.
“월호도를 비롯한 돌산 근해 섬들은 유독 썰물 때 입질이 잦습니다. 지금은 들물이고 조류도 너무 빠르니 횟감이나 잡읍시다.”
횟감? 거 좋지! 그런데 우리에게 남은 낚시시간이 너무 짧지 않나? 기존 출조 패턴에 익숙해있던 내가 걱정하자 김한민씨가 웃으며 말했다.
“돌산 앞바다는 철수 시간도 구애받지 않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어둑어둑해질 까지 낚시하고 철수할 수도 있어요.”
학공치 회를 푸짐하게 먹고 나니 잠이 몰려왔다. 한 숨 푹 자고 나니 어느새 만조 무렵이 다 됐다. 매번 촉박한 철수시간에 쫓겨 낚시도, 촬영도 제대로 못했는데 낮잠까지 늘어지게 자다니, 일단 지금까지는 기분이 좋다.
오후 1시경 초썰물이 시작돼 조류가 거꾸로 흐르자 거짓말처럼 입질이 찾아왔다. 김한민씨와 함께 온 배철호씨가 28cm 정도 되는 감성돔을 첫수로 끌어냈다. 10분 뒤에는 김한민씨가 32cm급을 낚았다. 30분 뒤 김한민씨가 또 한 번 낚싯대가 허리까지 휘어지는 강력한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이놈은 놓치고 말았다. 멋진 사진 각도를 보여주려고 낚싯대를 너무 눕히는 바람에 감성돔이 어장줄을 감아 버린 것이다. 3분 정도 달래다가 포기하고 목줄을 끊었다. 김한민씨는 “사십센티는 족히 되는 녀석이었다”고 말했다. 30분 뒤 김한민씨가 또 입질을 받아 35cm를 추가로 뽑아냈다.
▲김한민씨가 장만한 학공치와 볼락회.
▲취재 첫날 월호도 염소 야영자리에서 감성돔과 파이팅을 벌이는 김한민씨.
이튿날 소두라도에서도 썰물에 감성돔 연타
이튿날 예정된 거문도 취재가 기상 악화로 취소돼 돌산 앞바다를 다시 찾았다. 이날은 소두라도 동쪽의 오지여에 올랐는데 대사리 영향 때문인지 13물인데도 조류가 매우 빨랐다. 그래서인지 이 자리에선 내만에선 보기 힘든 고등어와 전갱이도 간혹 비쳤다.
이곳에서도 들물 때는 별다른 입질을 못 받다가 썰물 때 4마리가 올라왔다. 김한민씨가 30cm급 3마리, 익산에서 온 고영은씨가 25~30cm를 2마리 낚았다. 낚시점에 돌아와 이틀 동안의 금오도와 안도의 조황과 비교해보니 씨알이나 마릿수 모두 별반 차이는 없었다. 이틀 연속 너울이 몰아친 연도는 꽝 수준이었다.
여수 신기항에서 배를 타면 20분 만에 월호도, 화태도, 두라도, 횡간도, 나발도에 진입하며 선비는 2만원이다.
▒ 조황 문의 여수 한일낚시 061-663-1313
▲오지여에서 썰물 때 입질을 받은 고영은씨가 30cm 감성돔을 들어뽕 하고 있다.
▲오지여에서 감성돔 손맛을 즐긴 익산의 고영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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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앞바다 알짜 포인트 5선
ㅣ김한민 여수 한일낚시 대표·HDF 필드스탭ㅣ
최근 돌산 앞바다 섬들의 인기가 금오도, 안도, 연도 같은 유명 섬 못지않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바다 섬들의 감성돔 조황은 미덥지 못한 반면 화태도 월호도 나발도 두라도 횡간도 등은 꾸준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돌산 앞바다에는 고등어, 전갱이 성화가 거의 없으므로 잡어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아침에 금오도에서 꽝 치고 오후에 화태도로 들어가 감성돔을 낚아 돌아간 꾼들도 있다. 지난 12월 4일 일요일에는 낚싯배 한 척이 100명에 가까운 손님을 실어 날랐을 정도니 금오도나 연도를 찾는 낚시인보다 훨씬 많은 꾼들이 돌산 앞바다를 찾았다는 얘기다.
돌산 앞바다 출조의 가장 큰 매력은 진입과 철수가 자유롭다는 점이다. 전화 한 통화면 선장이 곧바로 태우러 오는데, 어떨 땐 너무 빨리, 정확한 시간에 데리러 와 당황스러울 때가 있을 정도다. 심지어 새벽 3~4시에도 출조가 가능하고 철수 역시 어두워지기 전이면 언제나 가능하니 바쁜 일정에 쫓기는 낚시인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포인트 이동을 시켜주지 않는 게 다소 아쉽지만 2만원이란 저렴한 뱃삯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들물보다 썰물이 우세, 1월 말까지 호조 예상
돌산 앞바다 섬들의 감성돔 마릿수 피크는 12월이며 1월까지 이어진다. 1월까지는 11~12도의 수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2월로 넘어가면 10도 아래로 수온이 뚝 떨어지면서 조황도 곤두박질친다. 간혹 3월 초에도 감성돔이 올라오지만 낱마리 수준에 그칠 때가 많다.
낚시 특징으로는 8대2 비율로 들물보다 썰물낚시가 잘 되며, 발밑을 노릴 때보다 원투할 때 입질 확률이 높다. 들물 때는 섬이 많지 않은 동쪽에서 강한 조류가 밀려들어 낚시가 어려운 반면 썰물 때는 서쪽에서 썰물이 큰 섬들을 거쳐 적당한 유속으로 내려오는 것이 이유로 판단된다. 대부분 완경사를 이룬 탓에 수중여가 뻗어있는 먼 거리를 노리는 게 씨알이나 마릿수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최근 호황 포인트들을 소개한다.
▲11월 중순경 화태도 철탑 밑과 나발도 낮은자리 옆 갯바위에서 올라온 감성돔들.
1. 화태도 철탑 밑
화태도 최고의 명당으로 지난 11월 중순경 25~30cm를 27마리나 낚은 사람도 있었다. 가장 큰 씨알은 35cm였다고 한다. 이 자리는 썰물 때만 감성돔이 낚이는 곳으로 들물 때는 신기 방면의 뻘밭을 향해 조류가 올라가므로 큰 재미를 볼 수 없다. 발밑 수심은 5~6m, 20m 이상 채비를 날리면 9~10m가 나오는데 이 지점을 노려야만 마릿수가 탁월하다. 채비는 1~1.5호가 적당.
썰물 때는 신기 방면에서 내려오는 조류와 대두라도 방면에서 내려오는 조류가 만나 합수된다. 신기 쪽 썰물이 셀 때는 우측으로, 대두라도 쪽 썰물이 셀 때는 좌측으로 조류가 흐르는데 입질은 좌측으로 흘러줄 때 잦다. 썰물이 오전에 받히는 3~5물이 최적의 물때다.
▲남쪽에서 바라본 오지여. 소두라도의 일급 포인트로 우측 작은여보다 좌측 큰여의 조황이 앞선다.
2. 나발도 낮은자리
역시 썰물 때 입질이 활발한 자리다. 포인트 경사가 완만해 찌밑수심을 9m 정도 주고 최대한 멀리 장타를 치는 게 유리하다. 발밑은 4m밖에 안 나온다. 포인트 구간이 70여m로 넓어 많은 인원이 동시에 낚시할 수 있다. 많게는 30명 이상 낚시가 가능한 자리다. 40cm 이상의 굵은 씨알은 드물지만 마릿수가 탁월해 항상 꾼들이 포진하는 곳이다.
3. 소두라도 북쪽 방파제
돌산 앞바다 감성돔 포인트 중 갯바위와 방파제를 통틀어 가장 인기 높은 포인트다. 발판이 좋아 야영도 많이 하며 매일 같이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여 포인트가 비어있는 날이 없다. 거의 매일 5~6마리의 감성돔을 배출하고 있다.
포인트는 방파제 중간에서 끝바리까지이며 입질은 들물 때 서쪽 양식장 방면에서 활발하게 들어온다. 가까운 발밑은 7m, 멀리 원투하면 12m까지 수심이 나온다. 적합 낚시인원은 5명이나 20명 가까이 내려 낚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워낙 유명한 자리이다 보니 서로 이해하며 낚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말에는 48cm까지 낚였다.
▲소두라도 최고의 감성돔 포인트인 북쪽 방파제.
4. 소두라도 동남쪽 돌무너진 곳
소두라도 마을 옆으로 이어진 갯바위다. 경사가 완만해 최대한 원투하는 게 유리한 자리다. 감성돔뿐 아니라 볼락, 열기, 까지매기도 잘 낚인다. 수심은 원투할 경우 5~7m. 발판이 낮아 단골꾼들은 막대찌를 주로 쓴다. 조류가 강하게 밀려들고 사리물때에는 뻘물도 많이 발생하므로 가급적 조금물때에 찾는 게 유리하다.
5. 소횡간도 노랑바위
조금물때에 조류 흐름이 완만해 들물과 썰물 모두 입질이 활발한 자리다. 마릿수 조과는 썰물이 약간 유리하다. 발밑 수심이 5~6m이지만 20m 이상 원투하면 10m 가까이 수심이 나온다. 멀리 칠수록 씨알도 굵은 편이다. 영등철에도 제법 많은 감성돔이 낚이는 자리로 알려져 후반으로 갈수록 포인트 경쟁이 치열하다.
▲원투 찌낚시에 감성돔이 잘 낚이는 소두라도 동남쪽 돌무너진자리. 조금물때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