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의 신흥 명당

신송지+신송수로 세트 손맛 푸짐  

손맛 궁한 사람들 어서 오시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겨울의 문턱인 12월,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붕어가 낚이는 곳이 충남 보령에 있다. 보령시 청소면 신송리에 있는 신송지(3만평)와 그 밑의 신송수로다. 신송지는 그동안 주변의 유명 저수지들에 가려 있다가 최근에야 그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다.

▲ 갈대가 분포해 있는 신송지 우안 중하류의 전경. 낚시인이 앉아 있는 곳에서 붕어가 쏟아졌다.

▲ 보령시 청소면 진죽지 옆에 숨어 있던 3만평짜리 신송지에서 준척붕어가 쏟아졌다. 취재팀이 갈대와 뗏장수초 앞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펴고 있다.

보령 신송지 바로 옆에는 유명한 진죽지(13만6천평)가 있다. 뿐만 아니라 죽전지, 장곡지, 구수지, 영보지 등 붕어낚시인이면 누구나 알 만한 명낚시터들이 주변에 즐비하다. 그러니 누가 작고 이름도 없는 신송지를 찾겠는가. 그런 신송지가 가을시즌 마감을 앞두고 시위라도 하는 듯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붕어를 토해내고 있다.
나는 신송지보다 그 퇴수로인 신송수로의 호황소식을 먼저 들었다. 11월 28일 인천꾼 임항빈씨(부평 서진낚시 회원)가 “신송수로에 두 번 출조해서 월척과 준척으로 모두 30여 수를 낚았다”고 하기에 나는 나흘 뒤인 12월 3일 새벽 신송수로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날 수로에서의 조과는 낱마리에 불과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현지꾼은 “오늘은 물색이 맑아져서 그런지 잘 낚이지 않는다. 지난주만 해도 관고기를 낚았는데”라며 푸념했다. 나는 혹시나 하고 신송지를 올라가 보았다.
마침 신송지 우안 중류 갈대 옆에 한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다가가 살림망을 들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월척급은 보이지 않았지만 때끌때글한 여덟아홉치급 붕어가 20마리 정도 들어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사진 촬영을 하려 하자 그 낚시인은 손사래를 쳤다. “몇 년 전부터 이곳을 찾고 있는데, 낮에도 붕어가 잘 낚여 굳이 추운 밤낚시를 할 필요가 없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예산꾼이라고만 밝힌 그는 “겨울에는 맨바닥에서는 거의 낚이지 않고, 떡밥도 잘 안 먹힌다. 그럴 때는 외바늘에 지렁이를 달아 갈대나 뗏장에 붙이면 붕어가 잘 물어준다”고 말해주고는 대를 접었다. 당장 수로로 달려가 신송지의 호황소식을 전하고 곧바로 자리를 옮겼다.

▲ 뗏장에 채비를 붙여 연신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인천꾼 전재홍씨(N.S 필드스탭).

▲ 물이 빠져 수심이 얕아진 신송지 상류.

수심 80cm에 지렁이 넣자마자 연이어 입질

신송지는 상류나 하류나 수심이 비슷한 평지지였다. 좌측은 산이 있어 수심이 다소 깊어 보였고, 우안 중하류 논 밑과 상류 쪽으로 갈대와 뗏장수초가 분포해 있어 붕어 포인트로 손색이 없어보였다. 물이 제법 빠져 있어 상류는 수심이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우리는 그 단골꾼이 낚시하던 갈대 주변으로 흩어진 뒤 낚싯대를 펴기 시작했다. 수심은 80cm 정도로 긴 대를 던져도 1m를 넘지 않았다. 예산꾼이 앉았던 곳에 한국어탁회 회원 김진용씨가 앉았고, 그 아래쪽 뗏장 주변으로 인천의 전재홍씨(N.S 필드스탭)와 N.S에 근무하는 이정이씨가 나란히 앉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맨 아래쪽 맨바닥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펴는데 그 와중에 벌써 김진용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김진용씨가 혼자 세 마리를 연이어 낚고 나니 주변이 어두워져왔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우리는 케미를 밝혔다. ‘밤이 되면 좀 더 굵은 붕어가 낚이겠지’하는 기대 속에 밤낚시를 시작했다.
갈대에 채비를 붙였던 김진용씨 자리에서는 밤에도 여전히 입질이 끊이지 않았고 연이어 올라오는 붕어 손맛에 싱글벙글. 밤 11시까지 혼자 15마리 정도를 낚았는데 월척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 반해 뗏장에 찌를 붙였던 이정이씨와 전재홍씨는 드문드문 낚였고, 맨바닥에서는 아예 찌가 말뚝이었다.
새벽 두시가 넘어설 무렵 김진용씨 자리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비슷비슷한 씨알이 올라와 방심한 순간 엄청난 녀석이 물어 깜짝 놀라 챘는데 바늘이 그만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그 뒤 입질이 뜸해지기 시작했고, 김진용씨와 나는 새벽 4시경 눈을 붙이기 위해 차에 들어갔다.
우리는 동이 틀 무렵 눈을 떴다. 전재홍씨가 새벽 내내 입질이 없자 상류 쪽으로 포인트를 옮겨 5분도 되지 않아 붕어를 연타로 낚아내기 시작했다. 계속 비슷비슷한 씨알이 낚이자 전재홍씨는 “씨알이 똑같은 게 꼭 양어장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진용씨가 신송수로에서 월척을 낚았다.

◀ “오랜만에 손맛 봤습니다.” 한국어탁회 김진용(좌)씨와 전재홍씨가 붕어를 펼쳐놓고 포즈를 취했다.

아침에도 김진용씨 자리에서는 거의 20분에 한 번꼴로 붕어가 낚였다. 이정이씨도 김진용씨 자리 위쪽으로 옮겨 갈대 언저리를 노렸다. 어제는 수심이 너무 얕아 피했던 곳인데 물색이 흐려서 그런지 다문다문 입질이 들어와 주었다. “씨알은 여덟치급이지만 저항하는 힘은 준척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도 입질은 계속 이어졌지만 취재팀은 2시쯤 낚싯대를 접었다. 그때까지 낚은 붕어는 대략 50~60수. 김진용씨 혼자 40마리 정도 낚았다. 김진용씨는 “이 시기에 어디 가서 이런 마릿수 조황을 만나겠는가”하며 기뻐했다.
저수지를 나오며 다시 신송수로를 살펴봤는데, 찬바람이 계속 불어오는 와중에 열 명 정도 앉아 있었지만 이날도 수로 조과는 낱마리였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에서 나와 광천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광천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령 방면으로 우회전, 21번 국도로 6km 가다 신송1리 푯말을 보고 우회전한 뒤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면 갈림길이 나오고, 좌회전하면 신송지 제방, 우회전하면 신송지 상류로 갈 수 있다.
▒ 조황문의 광천 대물낚시 041-641-7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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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지와 신송수로

신송지는?
저수지 상류에 고잠마을이 있어 이곳 사람들은 ‘고잠지 혹은 고잔지’라고 부른다. 3만3천 평의 평지지로 햇볕을 잘 받는 곳이어서 결빙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며 겨울에도 물낚시에 붕어가 낚인다.   
광천 대물낚시 이영수 사장은 “4짜급은 없지만 자원은 많은 곳이다. 다만 상류에 축사가 있어 물이 깨끗하지 않고 여름에는 냄새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잘 찾지 않는다. 새우가 자생하지는 않지만 봄가을에 새우 미끼를 쓰면 밤낚시에 월척붕어를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는 제방 우안과 상류다. 갈대와 부들, 뗏장수초가 연안을 따라 잘 분포해 있는 곳이 좋고 수몰나무 언저리가 특급 포인트다. 만수일 때 우안 상류와 하류는 1m~1.5m, 좌안 산 밑은 1.5~2m 수심을 보인다.
외래어종이 없어 7~9치급을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특히 낮낚시가 잘 되며 미끼는 떡밥+지렁이의 짝밥이 효과적이다. 겨울에는 지렁이 외바늘로 갈대 등 수초 언저리를 노리면 손맛을 볼 수 있다.   

신송수로는?
신송지 퇴수로로 길이는 1km 정도다. 수문을 두고 보령호와 연결되어 있는데 붕어가 신송지 무넘기를 넘어 내려오기도 하고 보령호가 범람할 때 어자원이 유입되기도 한다.
수로 폭이 좁아 1.5칸~2칸대면 어디든지 공략 가능하며 스윙낚시와 직공낚시를 병행하면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매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피크시즌으로 얼음이 얼지 않는 한 붕어낚시가 가능하다. 물색이 흐리고 맑은 날씨에 낚시가 잘 되며 수심은 60cm~1m로 깊지는 않다. 평균 씨알은 7치~9치급으로 32~37cm급도 낚인다. 월척 중에는 혹부리붕어도 많다고. 
하류에 있는 다리(상류쪽에 다리 하나가 더 있다)를 기준으로 수문까지는 마릿수가 좋고, 상류 쪽으로는 씨알이 굵게 낚이는데 신송수로의 붕어는 체고가 높고 힘도 좋다고 한다. 임항빈씨는 다리 위쪽 버드나무 주변에서 34cm 혹부리 붕어를 비롯해 30여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특히 수초직공낚시에 굵은 붕어가 낚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