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독거군도 감성돔 개막 현장
늦게 붙은 불 더 뜨거워!
진도 독거군도가 예년보다 보름 늦은 11월 초에 감성돔 시즌을 개막했다. 대개 첫 감성돔은 부속섬에서 배출된 다음 본섬으로 옮겨 붙는데 올해는 시작과 동시에 독거도 본섬에서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
ㅣ이기선 기자 http://blog.naver.com/saebyek7272ㅣ
▲ 독거열목과 탄항도 사이의 물골. 들물이 물골을 차고 올라갈 때 감성돔이 잘 낚인다.
▲ 탄항도 남쪽에서 목포꾼 정용선씨가 굵은 우럭을 걸었다.
▲ 쫄깃한 맛이 일품인 우럭 회.
올 겨울 진도 단골꾼들은 어느 해보다 독거군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진도권의 대표적 겨울 낚시터였던 병풍도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상륙금지 조치로 향후 5년 동안 묶였기 때문이다. 이제 겨울 낚시터로 남은 섬은 맹골군도와 독거군도뿐이다.
진도에서 남쪽으로 약 11km 떨어져 있는 독거군도는 서망항에서 뱃길로 30분이면 닿는 근거리에 있다. 11월 중순이 지나면 맹골군도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어야 하지만 12월까지도 독거군도에선 감성돔이 낚인다. 가을부터 독거군도를 전문 출조하고 있는 진도 뉴원다호 황남식 선장은 “낚시인들은 12월이면 독거군도 시즌이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을 잘 아는 단골꾼들은 2월 말까지 꾸준하게 감성돔을 낚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독거군도는 10월 초나 중반에 감성돔낚시가 시작되는데 올 가을에는 10월 하순이 되어서야 개막을 했다. 계속 불어대는 동풍으로 아직도 수온이 떨어지지 않아 외해로 빠지는 감성돔들의 행로가 그만큼 늦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단골꾼들의 분석이다.
독거군도 감성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온 주인공은 목포 전남낚시 김건작 사장이다. 그는 10월 중순부터 독거군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중 10월 하순, 뉴원다호 황남식 선장에게서 “이제야 감성돔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10월 29일 첫 출조를 했고, 전역에서 감성돔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탕에 낚이는 씨알은 35cm를 잘 넘지 않는데 본섬에서 35~40cm급의 준수한 씨알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전해왔다. 11월 초 현재까지 꾸준한 조과를 보이고 있는 본섬 포인트들은 1번 자리, 계란바위, 의자바위, 오리똥싼데, 오동여 일원이다.
▲ 목포의 양승식(우), 해남의 강학씨가 본섬 오리똥싼데 포인트에서 낚은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 독거도 본섬에서 낚인 감성돔들.
이날도 본섬에서 마릿수 행진
11월 1일 새벽 5시, 나는 목포 전남낚시 회원들과 진도군 접도 수품리항에서 뉴원다호를 타고 출항했다. 독거군도까지는 40분 정도 걸렸다. 김건작 사장은 “독거군도는 뉴원다호가 독점으로 출조하고 있어 서둘러 올 이유가 없다. 또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원만 모이면 언제라도 출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장은 지난 출조 때 굵은 씨알이 낚였던 본섬 마을 앞부터 차근차근 회원들을 상륙시켜 나갔다. 그러나 취재당일 물때가 12물이어서 사리 때 탁해졌던 물색이 아직 벗겨지지 않아 걱정이 앞섰다. 본섬 위주로 낚시인들을 다 내려놓고 보니 배에는 김건작, 정용선, 인천에서 함께 온 김영문씨가 남았다. 선장은 “슬도로 가봅시다. 씨알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이맘때 감성돔이 붙으면 대박이오”라며 뱃머리를 서쪽으로 돌렸다. 슬도와 소슬도로 나눠져 있는 슬도는 독거도 본섬에서 서쪽으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슬도는 평균 수심이 5내지 6m로 독거도 본섬보다 수심이 얕다. 하지만 섬 전역이 여밭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릿수 조과는 이 주변에서 최고”라고 선장은 말했다.
그러나 이날은 조류가 움직이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입질도 없었다. 세 시간 후 우리는 독거도 남쪽의 탄항도로 옮겼다. 이름난 명당이자 독거군도에서 경치가 제일 아름다운 섬이다.
김건작 사장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감성돔 씨알이 굵은 탄항도 동쪽 직벽에 내렸고, 우리 세 사람은 발판이 좋은 탄항도 남쪽에 내렸다. 선장은 마이크를 통해 “이곳은 들물, 썰물 모두 감성돔이 낚이는데 특히 들물 때 본섬 사이의 물골을 노리면 틀림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심을 체크해보니 10~12m 정도 되었다.
어느 덧 썰물에서 들물로 바뀌자 조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감성돔 대신 굵은 우럭만 계속해서 낚였다. 12시가 지나 낚싯배에 오르자 김건작 사장은 준수한 씨알의 감성돔 두 마리를 낚아 배에 올랐다. 살림망에는 감성돔뿐 아니라 4짜 우럭으로 가득 채웠다. 김건작 사장은 “이곳에서 낚이는 우럭과 열기가 워낙 커서 독거군도를 찾는 낚시꾼 중 열에 서넛은 우럭, 열기를 낚기 위해 온다”고 했다.
역시 이날도 본섬에서 마릿수 조과가 이어졌다. 본섬 남쪽 ‘오리똥싼데’에 내렸던 목포의 양승식·강학(해남)씨는 30~38cm급으로 여섯 마리를 낚았다. 초들물에서 중들물 사이에 낚았다고 말했다. 1번자리에서도 다섯 마리의 감성돔이 낚였는데 씨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1월 10일 김건작 사장과 통화를 했더니 “매일 독거군도를 찾고 있는데 본섬 포인트에서 꾸준하게 감성돔이 낚이고 있다. 어제도 네 명이 출조해 여섯 마리를 낚았는데, 1번자리와 의자바위에서 좋은 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독거군도 뱃삯은 1인당 5만원.
▒ 취재협조 목포 전남낚시 010-6645-7797, 진도 뉴원다호 010-9331-8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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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작 사장의 독거군도 필승전략
① 아침에 선장이 내려준 포인트를 웬만하면 사수할 것. 최근 조황에 맞춰 내려주기 때문에 선장을 믿고 열심히 낚시하면 언젠가는 감성돔 떼가 들어온다. 썰물 포인트인 혈도와 들물 포인트인 본섬 등대 아래쪽만 제외하고는 거의 들물과 썰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한 자리를 고수하는 게 유리하다.
② 5~8m(초들물에는 5~6m, 만조에는 7~8m) 수심에 맞춰 낚시하면 거의 적중한다. 다만 혈도는 12~14m로 깊은 수심을 보인다.
③ 직벽 포인트에 내렸다면 썰물에, 여밭에 내렸다면 들물에 집중해서 노려라. 여밭은 마릿수, 직벽은 씨알이 굵게 낚인다.
④ 물색이 탁해지는 사리 전후(7~10물)를 제외한 12물~5물 사이면 감성돔낚시가 가능하다. 1~5물이 최적물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