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File - 홍성 성호리수로

4년 전 준설, 재작년부터 비밀호황 진행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충남 홍성군과 보령시의 경계에 95만평 홍성호가 있다. 2001년에 축조된 홍성호는 아직 염분이 빠지지 않았고 수량도 적어 붕어낚시터의 기능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홍성호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둠벙과 샛수로 중엔 뛰어난 붕어낚시터들이 많다. 최근 발견한 성호리수로가 그런 곳이다. 

▲ 서리가 내려앉은 성호리수로의 가을 아침. 서울 대림낚시 회원들이 건너편 줄풀에 붙여놓은 찌가 행여 움직일까 주시하고 있다.

▲ 방금 월척붕어를 놓친 방정수씨가 하염없이 찌를 바라보고 있다.

▲ "드디어 월척을 낚았습니다." 대림낚시 임연식 사장이 참붕어 미끼로 낚은 33cm붕어.

홍성군 결성면 성호리에 있는 이 수로(인근 동네 이름을 따 성호리수로라고 부른다)를 취재하게 된 동기는 지난 10월 초 서울 대림낚시 회원의 제보였다. 그 회원은 인근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이 성호리수로에 들렀다가 준척급 여러 마리를 낚았고, 그 소식을 들은 대림낚시 임연식 사장은 10월 14일 회원들과 함께 출조하여 11마리의 준척 붕어를 낚았다.

임연식 사장은 “이날 월척은 낚지 못했지만 회원 중 두 사람이 얼굴도 보지 못하고 터트린 붕어는 월척일 것으로 짐작된다. 마침 현장에서 만난 성호리 주민에게서 최근 41센티까지 낚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나에게 동행취재를 제의해왔다.

나는 광천 대물낚시 이영수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성호리 마을에 있는 수로에 대해서 물었다. 이영수 사장은 “우리 가게의 단골손님들만 몰래 보내는 곳인데 어떻게 알았느냐”며 “4년 전 수로 정비 사업을 하면서 지금의 수로가 형성되었는데, 2년 전부터 붕어가 잘 낚이고 있다. 가을에 굵은 붕어가 잘 낚인다. 올해는 추석 후 나 혼자 몇 번 가봤다. 거의 허탕이 없는 곳이다. 나는 아직 4짜를 낚지 못했지만 35에서 37센티는 몇 마리 낚았다”고 말했다.

▲ 철수 직전 대림낚시 회원들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근, 방정수, 조범호(DIF 영업이사).   ▲ 마릿수 조과를 자랑하는 문제일(우), 이창숙 부부.

▲ 성호리수로 아래의 둠벙. 수심이 얕았다.                            ▲ 수초가 발달해 있는 마을 앞 삼각둠벙.

 “10월 중순까지는 밤낚시가 잘됐는데…”

10월 25일 나는 영등포 대림낚시 회원들과 만나 홍성 성호리수로로 향했다. 그러나 하필 이날이 올 들어 제일 춥다는 기상청 예보. 혹시 허탕을 치는 건 아닐까?

홍성으로 내려가는 길에 우리는 서산 일번지낚시에 잠시 들러 새우를 구입했다. 임연식 사장은 “성호리수로는 새우가 잘 먹히는데 현장에선 새우가 채집되지 않는다. 지렁이엔 참붕어 성화가 심해 새우나 참붕어를 미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에서 내려 결성면 방면으로 가다 홍성호를 끼고 달리자 이내 목적지인 성호리수로가 나타났다. 먼저 작은 둠벙이 우리를 반기고 그 뒤로 수로가 보였다. 둠벙에서도 낚시를 해볼까 하다가 포기. 나중에 들으니 이 둠벙은 동네에서 붕어를 양식하고 있어 낚시를 못하게 한다고.

수로 하류의 보 아래쪽에 홍성호와 연결된 갑문 사이에도 수초로 뒤덮인 제법 큰 둠벙이 있었고, 수로 건너편으로는 여섯 개의 큰 새우 양식장이 있었는데 최고 아래쪽에 있는 두 개의 양식장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듯했다.

수로 길이는 1km 남짓으로 꽤 길었으나 낚시할 수 있는 구간은 하류~중류의 400m 정도로 상류는 수심이 얕아 찌를 세울 수 없었다. 수로 폭은 하류는 4칸대, 중류는 2칸대를 던지면 건너편에 닿을 만큼 좁았다. 수로 연안을 따라 줄풀과 갈대가 자라 있었다.

대림낚시 회원들은 전부 60~70cm쯤 되는 중류 쪽에 자리를 잡았는데(지난번에 왔을 때 이곳에서 대부분 입질을 받았다), 이선근씨는 “오늘은 날씨가 춥다고 하니 나는 수심이 깊은 곳에 앉겠다”며 하류 쪽에 자리를 잡았다. 중류에 앉은 회원들은 모두 연안 줄풀에 붙여 찌를 세운 반면 하류에 떨어져 앉은 이선근씨는 수로 중앙부까지 다양한 수심을 공략했다.

채집망에는 참붕어만 잔뜩 들어왔다. 케미를 꺾고 밤낚시를 시작했다. 밤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져 겨울 날씨를 연상케 했다. 히터와 외투가 없이는 밤낚시가 불가능했다. 그래서일까? 찌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임연식 사장은 “지난번에 왔을 때는 자정이 오기 전에 제법 입질을 받았는데, 오늘은 아침에나 입질을 하려나 봅니다”라고 말했다.

하류에서 1~1.5m의 깊은 곳을 노리던 이선근씨가 밤 11시쯤 여덟치 두 마리를 낚았지만 상류는 밤새 말뚝이었다. 과연 동이 틀 무렵에야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새우에 준척급 입질이 쏟아져 잠깐 사이에 여덟 마리가 낚였다. 방정수씨가 굵은 붕어를 걸었다가 놓치고 마침내 아침 8시 임연식 사장이 33cm 월척을 낚았다. 미끼는 참붕어였다. 한편 밤에도 입질을 받아 기대를 모았던 하류의 이선근씨는 정작 아침에는 입질을 받지 못했다. 갑작스런 추위와 상관없이 붕어들은 어쨌든 중상류에서 입질한 것이다.

*기자에게서 성호리수로의 소식을 들은 부평서진낚시 회원 김재형씨가 11월 5일 혼자 성호리수로로 출조해 33, 34cm 월척 두 마리를 낚았다. 역시 아침에 낚았고 새우 미끼로 걸었다.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에서 나와 결성면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1.5km 더 가면 목현사거리에 이르고 ‘천북․남당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6.5km 진행하다 우측에 보이는 원성호 표석을 따라 진입하면 좌측으로 둠벙과 수로가 내려다보인다.

■취재협조 서울 대림낚시 02-845-9895, 광천 대물낚시 041-641-7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