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의 경북붕어 조황 패트롤
의성 장제지 & 신안골못 월척주의보 발효
한갑수 의성IC낚시 대표, HDF 필드스탭
찬바람과 함께 마름이 삭기 시작하면서 의성 장제지와 신안골못에서 월척 입질이 터졌다. 점점 넓어지는 마름 구멍 사이에 찌만 세우면 하룻밤에 월척 한두 수는 거뜬한 상황이다.
▲경남 양산에서 온 김동진씨가 장제지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의성군 가음면 장리에 있는 장제지와 의성군 안평면 신안리에 있는 신안골못이다. 장제지는 평지형, 신안골못은 준계곡형인데 두 곳 다 마름이 무성한 곳이다. 여름에는 무성한 수초도 문제지만 수온이 너무 높아 별 재미를 못 보지만 요즘처럼 마름이 삭기 시작할 때부터 매년 출조해 재미를 봐온 곳들이다.
지난 9월 30일 손님 3명과 함께 장제지로 들어갔다. 낚시터에는 아침 일찍 온 현지꾼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3명이서 턱걸이 월척 한 마리와 일고여덟치 서너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오전낚시에 월척이 올라온 것을 보니 밤낚시를 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마름 삭으며 입질, 구미 김갑성 장제지에서 월척 3마리
우안 중상류에 자리를 잡고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구멍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겉보리 밑밥을 충분히 뿌린 뒤 늦은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으니 어느새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밤 10시까지 낚시한 결과 나와 김갑성씨만 9치를 1마리씩 낚았고 함께 간 의성의 김기한, 양산의 김동진씨는 월척 1마리와 중치급 2마리씩을 낚았다. 김갑성씨는 “수초 구멍을 너무 예술적으로 뚫어 붕어들이 놀란 것 같다”고 농담을 날린다.
나는 갑자기 일이 생겨 밤 10시경 혼자 철수했다가 이튿날 조황 촬영을 위해 다시 들어갔는데 내가 떠난 후론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고 한다. 사진 촬영 후 모두 철수했지만 김갑성씨만 홀로 남아 1박을 더 했다. 정성스레 뚫어놓은 수초구멍이 너무 아까웠던 것일까?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그날 밤 김갑성씨는 32, 33, 34cm 3마리를 뽑아냈다. 3마리는 모두 새우를 물고 나왔다. 지난달 낚시춘추 10월호에 유망 월척터로 장제지를 소개했는데 보기 좋게 적중한 셈이다.
▲장제지의 첫날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는 김경한, 김동진, 김기한씨. 월척과 중치급이 고루 낚였다.
▲ 구미꾼 김갑성씨가 장제지 둘째 날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신안골못도 밤낚시에 호황
3일 뒤인 10월 3일에는 신안골못에서 입질이 터졌다. 좌안 도로 밑 상류에 앉은 의성꾼 2명이 밤낚시에 8치급 7마리, 월척 1마리를 낚았다. 미끼는 새우.
준계곡지인 신안골못은 수면 위에만 마름이 떠 있을 뿐 물속에는 거의 수초가 없어 낚시하기 편한 게 장점이다. 또 바닥이 단단한 마사토로 이루어져 있어 요즘 유행하는 옥내림낚시도 잘 된다. 붕어 힘이 좋고 때깔이 좋아 이곳만 찾는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다. 신안골못과 장제지는 배스, 블루길이 없어 새우낚시를 즐기는 대물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조황 문의 011-811-8601
▲신안골못의 중상류에 앉은 낚시인. 새우와 옥수수가 모두 잘 먹혔다.
▲신안골못에서의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는 의성 낚시인들. 새우 미끼로 굵은 붕어를 10여 수 가량 낚았다.
장제지·신안골못 세밀 가이드
장제지는 제방권 1.5m, 중상류 1.2m 수심을 보이는 2만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다. 여름에는 전역에 마름이 덮여 낚시가 어렵다가 마름이 삭은 가을과 봄에 월척급 붕어가 잘 낚인다. 밤낚시에 새우가 잘 먹힌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새우의 다리와 더듬이만 제거해 배꿰기를 하면 입질이 빠르다. 낮에는 옥수수, 작은 메주콩, 겉보리 한두 알을 꿰어 쓰면 중치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을 수 있다.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의성IC를 나와 의성·안동 방면으로 4.2km 가다가 금성 방면으로 우회전해 금성면을 통과한 뒤 빙계계곡 이정표가 나오면 좌회전, 가음면까지 간 뒤 가음면소재지 입구 좌측의 가음중학교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400m 가면 장제지다.
신안골못은 6천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마름이 덮인 중상류가 포인트다. 10월 초 현재 만수위에서 1m 정도 배수가 이루어져 있으며 추수 이후 결빙 전까지 중치급 붕어들이 마릿수로 올라온다. 대물꾼들은 새우를 좋아하지만 옥수수 내림낚시도 잘 되므로 새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3.2칸대 기준 중상류 수심은 1.5~2m로 깊은 편.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의성IC를 나와 의성·안동 방면으로 300m 가다가 안평·봉양 이정표 방향으로 우회전, 봉양면을 통과하면 안평·신평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 방향대로 좌회전해 약 5km 가면 우측에 신안1, 2, 3리와 운암사 이정표가 나온다. 우회전해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약 4km 가면(의곡저수지를 지나) 좌측에 신안3리 노인회관이 나온다. 노인회관 입구에서 우회전해 농로 따라 2.5km 올라가면 저수지 좌안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