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집중
태안 송현지 4짜붕어 대란
외래어종 유입으로 파괴됐던 곳이 6년 만에 부활했다!
한때 충남 태안의 유명 낚시터였다가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던 송현지(소원면 의항리, 3만4천평)가 4짜 대물터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9월 18일 방랑자닷컴 정기출조에서 4짜 붕어 다섯 마리(최대 44.5cm)가 배출되어 꾼들을 놀라게 했고, 10월 21일 낚시춘추 취재현장에서 4짜 4마리가 또 낚였다. 송현지의 4짜급 붕어는 지금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방랑자닷컴 115명 정기출조에서
옥수수 미끼로 4짜 5마리!
ㅣ글 사진 김태우 방랑자닷컴 대표ㅣ
지난 5월 필자는 ‘김태우의 방랑자닷컴’을 오픈했다. 커뮤니티와 쇼핑몰을 겸한 웹사이트로서 스마트폰 조황속보 등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랑자닷컴의 정기출조를 앞두고 100여 명의 회원들이 낚시할 장소를 물색하던 중 태안 송현지를 떠올렸다.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있는 송현지는 늦봄과 가을에 새우 밤낚시가 잘 되던 곳이었는데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면서 터가 센 낚시터가 되었고 재작년부터는 간간이 낚이던 대물 붕어도 낚기 어려워져서 낚시인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난 9월 나는 배스가 유입된 평택 내리지에서 방랑자채비를 사용해 4짜 붕어를 여러 마리 확인한 뒤 비슷한 유형의 배스 유입터로서 한동안 손 타지 않은 송현지에 마음이 끌렸다.
▲ 태안 송현지에서 4짜 붕어를 낚은 방랑자닷컴 이흥억(42.5cm), 정재욱(44.5cm), 전우진(44cm) 회원(좌로부터). 정기출조에서 첫 4짜를 낚는 기쁨을 맛봤다.
▲ 정기출조에 모인 방랑자닷컴 회원들의 기념촬영.
▲ 낚시인들이 줄지어 앉은 송현지 우안 중류 도로 연안. ▲ 태안 송현지에서 밤낚시에 낚인 대물붕어들. 39cm 외에 5마리 모두 4짜 붕어였다.
정기출조 이틀 전인 9월 15일 나는 혼자서 송현지를 답사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낚시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배수도 조금 진행되고 있었지만 물색이 적당히 탁한 게 마음에 들었다. 우안 하류에 앉은 나는 방랑자채비에 떡밥을 달아 4칸대 거리의 마름수초대를 노렸는데 자정 무렵 37cm 붕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정기출조일인 9월 17일. 115명의 회원들이 송현지로 향했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상류 좌안에서 일찍 대편성한 강신원(늘친구) 회원이 오후 2시경 방랑자채비에 옥수수미끼를 꿰어 40.3cm 대물붕어를 낚았다. 대회 시작 전에 대물붕어가 출현하자 회원들 모두 낮부터 낚시에 집중하였지만 블루길 성화 탓에 제대로 낚시를 할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블루길 성화는 한 시간에 한 마리 정도로 줄어들었고 저녁 6시30분경 우안 중류 콧부리에 앉은 박종현(사짜돌이) 회원이 옥수수미끼로 39cm 붕어를 낚았다.
어둠이 내리자 115명의 회원이 앉은 송현지의 수면은 케미 불빛이 가득했다. 밤 9시경 상류 콧부리에 앉아 어리연 수초대를 노린 정재욱(레드피쉬) 회원이 44.5cm 붕어를 올렸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추위까지 엄습해왔지만 4짜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자정 무렵 좌안 중류에 앉은 이흥억(곱슬이) 회원이 42.5cm 붕어를 낚았고 새벽 2시경 낮에 4짜 붕어를 낚은 강신원 회원이 다시 40.3cm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두 시간 간격으로 들리는 대물 소식에 회원들은 환호하면서도 긴장감 속에서 찌를 계속 응시했다. 그 뒤 4시간 동안 블루길만 간혹 올라올 뿐 붕어 소식은 없었는데 동틀 무렵 우안 중류 도로가에 앉은 전우진(아라한) 회원이 옥내림낚시로 44cm 붕어를 올렸다.
이틀 동안 낚인 4짜 붕어는 모두 5마리. 정기출조에 4짜가 5마리나 출현한 것은 나 역시 처음 본다. 일단 붕어를 걸면 대부분 4짜였고 월척 미만의 붕어는 전혀 낚이지 않았다. 정재욱, 이흥억, 전우진 회원 모두 생애 첫 4짜를 송현지에서 만났다. 4짜 붕어는 마름과 어리연이 자라 있는 상류와 우안 연안에서 올라왔는데 이곳은 마름이 삭아 바닥이 지저분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4짜 5마리 중 4마리가 방랑자채비의 짧은 바늘(뜬바늘)에 입질했다.
▒ 필자 연락처 방랑자닷컴 www.bangrang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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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지에서 송현지 소식 듣고 달려가
최상류 산밑에서 4짜급 4마리 추가 촬영
ㅣ이기선 기자ㅣ
9월 20일, 태안 만리지에서 월척붕어가 제법 낚였다는 소식을 듣고 밤낚시를 하고 있는데, 이영규 기자가 전화를 했다. “방금 서산의 지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는데 송현지에 4짜 붕어 네 마리가 있다고 하니 빨리 가보라”는 것이었다. 알아보니 이틀 전 송현지에서 방랑자닷컴 정기출조가 있었는데 그때 4짜붕어가 5마리나 낚였고, 그 소식을 들은 몇 사람이 송현지에 또 들어가서 4짜붕어를 4마리 낚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현지는 재작년에 낚시춘추에 잠깐 소개된 적 있으나 배스 유입 후 터 센 곳으로 전락한 퇴물낚시터로 근래엔 이렇다 할 조황 정보가 없던 곳이다.
▲ 9월 25일 주말에 송현지로 정기출조를 나선 서울 대림낚시 김윤호(중앙, 41cm), 강효석(우측, 35cm), 천준호(좌측)씨가 자신이 낚은 월척붕어를 들고.
▲ “모르고 왔다가 대박 맞았어요.” 서울꾼 김정욱(우)씨가 낚은 4짜급 두 마리를 동료 김중호씨와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다음날 아침 날이 밝자마자 송현지로 향했다. 방랑자닷컴 정기출조 때 4짜가 낚였던 도로 건너편 최상류 산 밑에만 10명 정도 앉아 있었다. 조황을 살펴보니 세 사람만 살림망을 펴놓고 있었는데, 안면이 있는 서울꾼 김욱중씨(N.S 필드스탭)도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는 42.5, 39, 34cm 세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내 손바닥보다 큰 블루길들이 성화를 부려 다른 미끼는 쓰지 못하고 옥수수 서너 알씩 꿰어 썼는데, 입질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24시간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42.5cm는 오후 4시, 나머지 두 마리는 오전에 낚았다고 했다.
김욱중씨 바로 위쪽에 앉아 있던 김정욱(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씨의 살림망에도 41cm와 39.5cm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 역시 옥수수 미끼로 낚았는데 41cm는 저녁 9시, 39.5cm는 아침 8시에 낚았다고 했다. 김정욱씨는 “송현지 4짜 소문은 전혀 듣지 못했으며 낚시를 왔다가 꽝을 치고 돌아가는 길에 몇 명 앉아 있어 함께 낚싯대를 폈는데 생각지도 못한 4짜 붕어를 낚았다”며 기뻐했다.
서산 일번지낚시 김기동 사장은 송현지의 4짜 소식에 크게 놀라워했다.
“육칠년 전까지만 해도 송현지는 풍부한 붕어자원으로 인기가 높았다. 봄가을엔 낚시단체들의 정기출조지로도 인기가 높았던 곳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유입된 배스와 블루길이 성화를 부리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던 곳이다. 송현지가 잘 나가던 때만 해도 마릿수는 많았지만 씨알은 최대 삼십오 센티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 4짜급 붕어들이 낚여 깜짝 놀랐다. 작년 겨울 얼음낚시에 혹시나 싶어 손님들을 넣어봤는데, 월척은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외래어종이 서식하게 되면 붕어도 몸집을 불려 월척 이상의 굵은 씨알만 낚인다는데, 이번 송현지 조황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직접 본 송현지 붕어는 작은 씨알이 32cm였고, 대부분 35~43cm였다. 9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확인된 송현지 4짜는 모두 11마리(35~39cm까지 합치면 30마리 넘는다)다. 4짜 붕어는 대부분 40~43cm였고 더 큰 씨알은 낚이지 않았다.
9월 24일 주말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든 낚시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대림낚시도 이날 이곳에서 정기출조를 가졌는데, 김윤호 회원이 도로 건너편 상류 소나무밑에서 41cm를 낚아 우승을 차지했다. 대림낚시 임연식 사장은 “도로변에서도 한 낚시인이 41cm를 낚았으며 무넘기 근처에서도 38cm를 확인했다. 그러나 전반적 조황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엔 하루에 한두 마리 꼴로 4짜가 낚였고 마릿수는 극히 적었다. 소문을 듣고 몰려든 꾼들 중 빈손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적지 않아 열기는 많이 수그러든 상태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내려 서산을 지나 태안까지 간다. 태안 외곽도로를 타고 만리포해수욕장 방면으로 가면 소원면이 나오고 4.5km 더 가면 송현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개목항’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 3.5km 정도 가면 송현지 상류에 닿는다.
▒ 취재협조 서산 일번지낚시 017-362-5518, 서울대림낚시 011-247-7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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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일번지낚시 김기동 사장의 어드바이스
옥수수만 고집하지 말라!
수온 떨어지면 지렁이가 더 효과적
송현지는 준계곡지로 상류는 1m 내외, 중하류는 2~3m 수심이다. 여름엔 전 수면에 마름이 덮여 있었고 지금은 중하류의 수초는 이미 삭아 내렸고 상류만 남아 있는 상태다. 4짜 붕어가 낚이고 있는 곳은 수초가 많은 최상류 도로 건너편이다. 그러다 소문이 퍼지고 많은 꾼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도로변(가옥 앞) 상류에서도 4짜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수온이 더 떨어지게 되면 중하류권에서도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엔 옥수수가 위력을 보였지만 10월 7일 현재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옥수수에 입질이 덜 붙고 글루텐과 지렁이에 4짜 붕어가 낚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낚시인들은 옥수수만 고집하고 있다. 수온이 더 떨어지면 블루길이 덜 붙게 마련이다. 약간의 성화가 좀 있더라도 지렁이나 글루텐을 쓰면 약해진 붕어 입질을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