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금산의 붕어 명소
배미실지! 준설 후 3년
ㅣ글·사진 김경준 트사모 회원ㅣ
트사모(트라이캠프텐트 사용자 모임) 정출을 앞두고 여러 방면으로 조황을 알아보던 중 논산 장태성씨에게서 호황터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충남 금산시 금성면 의총리에 있는 배미실지에서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월척이 꾸준하게 낚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 트사모 정기출조 하루 전날 배미실지를 찾았던 조윤기(망치)씨가 밤 10시경 옥수수 두 알로 낚은 35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배미실지는 사적 제105호인 칠백의총 옆에 있는 저수지다. 칠백의총은 임진왜란(1592) 때 왜군과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700명 병사들의 시신을 묻고 그곳에 사당을 세운 곳이다. 오래전 배스가 유입되고 한때 상류에 돼지 농장이 있어 낚시꾼들이 기피했던 곳이라 한다. 4년 전 대대적인 정비사업이 이루어져 4천평 남짓하던 소류지가 8천평으로 넓어졌고 연안을 따라 널찍한 도로도 생겼다. 최상류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준설을 한 탓에 수심이 2~3m로 깊어졌다.
준설 후 3년 동안 별다른 조황이 없다가 작년 가을부터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비사업을 할 때 돼지 축사도 없어져 수질도 양호해졌다. 그리고 어찌된 영문인지 저수지 정비사업 이후 그 많던 배스도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니 낚시인들의 발길이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태성씨는 “월척은 올 봄에 엄청 낚였는데 나도 뒤늦게 소식을 들고 6월에 배미실지를 찾아 하룻밤에 예닐곱 마리씩 월척을 낚았다. 그 뒤에도 세 차례 정도 찾아 손맛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배미실지의 월척은 32~36cm가 주종이었다고 한다. 배스가 사라져서 그런지 새우도 많아졌고, 붕어 자원이 늘어 지렁이나 떡밥을 쓰면 잔챙이 붕어 성화 때문에 낚시를 못할 지경이며 옥수수나 새우를 써야 쓸 만한 씨알들을 구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배미실지 위성사진(출처 다음) ▲ 트사모 회원들이 낚은 조과. 잔챙이는 모두 방류했다.
준설 후 배스들이 싹 사라져
위성사진으로 배미실지를 찾아보니 정비를 한 때문인지 연안이 직선 형태로 반듯반듯했다. 트사모 정기출조를 하루 앞둔 9월 30일 오후 필자와 몇몇 회원들은 논산을 출발해 오후 4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정비가 잘된 연안을 따라 뗏장과 마름이 조금씩 자라 있었으며 준설을 하지 않았다는 최상류 일부에 제법 수초가 발달해 있었다.
중류와 상류 여러 곳에서 현지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살림망을 확인해보니 대부분 잔챙이급만 낚아놓고 있었다. 현지꾼들의 말에 따르면 최상류는 1~1.2m 정도 나오는데 봄철에 월척이 무더기로 쏟아졌던 곳으로 지금은 별 조황이 없고 중하류에서만 붕어가 낚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류를 제외한 전역이 준설로 인해 2~4m로 깊어져 갓낚시로 연안에 채비를 붙여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밤 10시쯤 조윤기씨가 좌안 중류에서 옥수수 미끼로 35cm 붕어를 낚았다. 다음날 오후에 들어오기 시작한 회원들은 언제 소문을 들었는지 좌안 중하류를 먼저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작 이날 밤에는 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앉은 건너편(우측)에서 굵은 씨알들이 낚였다.
미끼는 옥수수와 자생하는 새우를 채집해 사용했다. 옥수수를 썼던 회원 중 두 사람은 하룻밤낚시에 30마리 넘게 낚았으나 씨알은 일곱치를 넘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조황을 살펴보니 8~9치급은 여섯 마리에 불과했다.
단골꾼들의 말에 따르면 “배미실지는 자원이 많아 거의 꽝이 없고 월척 시간대가 밤과 낮의 구분이 따로 없는 것이 특징으로 특히 아침저녁으로 집중해 노리면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한다. 열성꾼들의 경우 한겨울에도 얼음만 얼지 않으면 찾아 씨알 좋은 붕어를 낚는다고.
▒ 가는 길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금산IC에서 나와 금산시내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금산시내 입구 중도오거리에서 우회전, 양전교차로에서 대전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진행. 1.5km 가다 칠백의총 푯말을 보고 좌회전. 칠백의총 입구 Y자 삼거리에서 좌회전한 뒤(우회전하면 칠백의총) 1km 가면 우측으로 배미실지 제방이 보인다.
▒ 취재협조 트사모 http://cafe.naver.com/trycamp119
▒ 조황문의 금산 대어낚시 041-754-0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