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한국 떡붕어 최대어상 후보 1순위

| 이명수 천안 우리낚시아울렛 회원 |

필자 이명수씨가 천안 목천저수지에서 낚은 54.3cm 떡붕어는 한국 떡붕어 역대 2위 기록이다.
한국 떡붕어 기록은 지난 2009년 7월 이성계씨가 경기도 오산의 오산천에서 낚은 58cm다(편집자).

▲  떡붕어를 들고 있는 필자.

지난 8월 3일 오후 3시 천안의 우리낚시아울렛에 들렀더니 점장(김양언)님이 “오늘 목천지로 나갈 텐데 함께 낚시를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마침 시간이 있어 하루 낚시할 생각으로 짐을 꾸렸다. 
사실 나는 제대로 된 낚시를 시작한 지 두 달도 되지 않는다. 입어료를 내고 입장하는 유료낚시터엔 자주 가봤지만 자연낚시터로 나가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본격적으로 붕어낚시를 한 것은 우리낚시아울렛 점장님에게 낚시를 배우고부터다. 그동안 유료터에서 향어, 잉어 같은 큰 고기를 낚는 것을 즐긴 탓에 채비는 여전히 잉어, 향어에 맞추어 원줄 5호에 목줄 3호, 바늘은 8호를 묶어 다닌다. 낚시터에서 보니 가는 목줄로 4짜 붕어를 끌어내는 낚시인들도 있던데 나는 챔질도 강하게 하는 데다 고기를 요령 있게 다룰 줄 몰라 아직 채비를 바꾸지 않고 있다.

▲ 목천지 좌측 제방 옆 포인트(좌). 계측결과 떡붕어는 54.3cm가 나왔다.

잉어인 줄 알고 버릴 뻔

우리는 제방 좌측의 산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점장님은 내가 큰 고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 자리에서 큰 붕어가 제법 잘 낚이니 긴장하라”며 바람을 넣었다. 2.5, 2.7, 3.0 세 대를 깔고 미끼는 떡밥을 사용했다. 아쿠아텍2와 페리칸골드를 5:5로 섞어 물에 흥건히 적신 후 불려서 사용했다.
낚시를 시작한 후엔 피라미의 성화가 심했다. 붕어는 작은 사이즈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 6시쯤 됐을까? 주위가 제법 어둑해질 때에 3칸 대의 찌가 살짝살짝 움직였다. 피라미와는 다른 형태의 입질이라 숨죽여 기다리니 한참을 움직이던 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찬스다 싶어 사정없이 챔질했다. 그런데 채비가 바닥에 걸렸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향어, 잉어 같은 큰 고기를 끌어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챔질을 아주 강하게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꼼짝하지 않았다. 힘을 빼려는 순간 뭔가 옆으로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 고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걸린 녀석이 옆으로 이동하면서부터 파이팅이 시작되었다. 힘이 장난이 아니어서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5분 넘게 씨름하다가 점장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올린 고기를 보니 붕어인지 잉어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잉어치고는 작다 싶어서 방생하려고 하니 점장님이 말렸다. 고기를 보더니 떡붕어라고 하며 일단 살림망에 보관하자고 했다.

큰 고기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

밤에는 작은 붕어가 낚일 뿐 큰 붕어는 입질하지 않았다. 나는 밤새도록 친구들에게 ‘큰 붕어를 낚았다’며 사진을 보내며 자랑했다. 그런데 답장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네 평생 한번 잡을까 말까한 대물이다’ ‘축하한다’ ‘제대로 사고 쳤네’ 등 평소에 향어나 잉어를 찍어 보내면 시큰둥하던 친구들이 이번에는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음날 아침까지 별 소득 없이 낚시가 끝났고 철수한 후 낚시점에서 떡붕어를 계측해보았다. 길이는 54.3cm! 그것을 본 점장님은 “혹시 모르니 낚시춘추 최대어상에 응모해보라”고 하셨다. “제가 무슨 복이 있어서 그런 게 되겠습니까? 그냥 방생하죠”라고 말했더니 떡붕어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그것이 아니었다. 점장님은 “덕분에 가게 홍보도 좀 하자”며 나를 가게 앞에 세워 사진촬영을 했다. 
나는 큰 고기에 대한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이 떡붕어를 통해 알게 되었다. 조언을 해준 점장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이제는 큰 고기를 낚으면 사진을 찍어 개인 블로그라도 만들어서 올려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출조문의 천안 우리낚시아울렛 (041)562-2782

천안 목천지는?
천안시 목천면 교천리에 있는 12만7천평 저수지로 용연지라고도 부른다. 관리형낚시터로 운영하고 있으며 연안에 좌대가 설치되어 있어 붕어·떡붕어를 노리고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다. 예전부터 떡붕어 자원이 많기로 유명했지만 ‘4짜가 넘는 대물은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출현한 54.3cm 떡붕어가 더욱 충격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