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시도_성대 루어낚시
상상 그 이상의 힘과 마릿수에 깜짝
| 최무석 바다루어클럽 회장·닉네임 유강 |
여름에 쉽게 낚을 수 있는 어종을 찾다가 성대를 알게 되었다. 녀석은 작은 몸집에 비해 힘이 대단해 상당한 손맛을 안겨주었고 또 이맘때는 한 자리에 군집해 있어 마릿수도 푸짐했다. 성대를 루어로 낚은 것은 국내 최초가 아닐까 한다.
▲ 강부대(초심)씨가 지그헤드채비로 낚은 성대를 뜰채에 담아 올렸다. 성대는 의외로 힘이 대단해 손맛이 좋다.
여름에는 동해안에서 손풀이할 고기가 마땅치 않다. 농어와 무늬오징어가 있긴 하지만 농어는 일출일몰 때가 아니면 노리기 어렵고 보팅 위주로 하기 때문에 대중적이지 않다. 무늬오징어는 8월까지는 잔챙이가 낚이다가 8월 말이나 되어야 큰 씨알이 낚인다. 겨울에 잘 낚이는 볼락도 여름엔 없다.
이렇듯 대상어종이 빈약해 따분하던 차에 동네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성대를 낚게 되었다. 성대는 빨갛고 작은 몸집에 현란한 컬러의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 예쁜 물고기인데 생긴 것과는 달리 엄청난 파워를 과시했다. 우연인가 싶어 몇 번 더 낚아보니 하나 같이 좋은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대번에 성대의 손맛에 빠지고 말았다.
나는 성대를 본격 루어대상어로 만들고자 했지만 회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성대를 낚아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가 회원들에게 “성대를 낚아라”고 거의 강제로 손맛을 보게 한 결과 회원들의 반응도 뜨거워졌다. 모두 “무슨 놈의 고기가 이렇게 힘이 좋냐”고 말했다. 해거름에는 아주 폭발적인 입질을 했는데,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 많은 성대가 낚인 포항 장기면 계원2리의 소봉대방파제. 내외항 모두 좋은 조과를 보였다.
캐롤라이나리그가 최적의 채비
예쁘장하게 생긴 성대는 겉모습만 봐서는 부드러운 크릴이나 받아먹게 생겼지만 알고 보니 난폭하기 짝이 없는 물고기였다. 산란철에 얕은 모래바닥으로 들어와 새우, 게, 작은 물고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이다.
성대는 가슴에 달린 3쌍의 촉각기로 바닥을 걸어 다니면서 먹이를 먹는데, 놓치기 쉬운 물고기보다 게나 새우를 더 많이 먹을 것 같아 그와 비슷한 형태의 웜을 골라 달았다. 에깅대에 1/2온스 지그헤드 3~5인치 웜으로 성대를 노렸더니 양태는 잘 낚였지만 성대와 광어는 헛챔질하는 비율이 높았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웜이 너무 크고 지그헤드도 무거워서 그런 것 같았다.
낚싯대도 에깅대에서 볼락루어대로 교체하고 채비는 캐롤라이나리그 식으로 5호 구멍봉돌에 원줄을 통과시킨 후 도래를 묶고 그 아래 다시 목줄을 연결해 훅과 볼락웜을 달았다. 무거운 봉돌은 원투와 깊은 수심에 대응한 것이며 채비가 무겁긴 하지만 캐롤라이나리그로 만들면 대상어가 입질 시 구멍을 통해 원줄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므로 이물감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 강부대씨가 양태를 들어뽕하고 있다. 성대 포인트엔 양태와 광어도 많았다.
▲ 포항 구룡포 일대의 방파제에서 거둔 성대 조과.
채비를 바꾼 결과는 대단했다. 성대의 입질이 확실히 느껴졌고 헛챔질 비율이 현격하게 줄었다. 무거운 봉돌을 사용해 비거리를 늘여서 그런지 광어도 제법 많이 올라왔다. 그러나 볼락루어대로는 성대가 제압이 되지 않았다. 에깅대는 입질을 감지하기에 조금 둔한 감이 있고 볼락루어대는 약하므로 다음에는 광어나 우럭용 바다루어대로 도전해볼 참이다.
성대
쏨뱅이목 양성대과에 속하며 40cm까지 자란다. 6월 이후 산란을 하기 위해 연안의 얕은 모래밭으로 모여들며 그곳에서 작은 새우, 게, 갯가재, 작은 물고기 등을 먹고 산다. 낮에도 돌아다니지만 해질녘에 활성이 높다. 가을이 되면 수심 100m의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 큰 성대를 낚은 필자. 성대는 40cm까지 자라며 낚시에 올라오는 평균 사이즈는 30cm다.
영덕~포항의 큰방파제가 주요 포인트
동해안에 성대가 얼마만큼 많은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영덕 장사방파제와 구룡포 일대를 돌아보았다. 모래가 바닥이며 주변에 암초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성대가 물고 나왔다. 내가 직접 확인한 곳만 해도 10곳이 넘으므로 거의 대부분의 방파제에는 성대루어낚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추천할 포인트는 영덕의 장사방파제, 하저방파제, 대진1리방파제, 포항에서는 구룡포의 하정리, 병포리, 삼정리와 장기면의 모포, 영암 등이 있다. 성대를 낚을 때는 내항의 얕은 곳보다 큰 방파제로 가는 것이 좋다. 테트라포드가 있는 외항 그 중에서도 수심이 깊고 조류가 잘 가는 곳이 성대도 많고 광어나 양태를 만날 확률도 높다.
방파제에서 성대를 낚을 때 주의할 점은 이 녀석들은 발 앞까지 끌려오면 십중팔구 테트라포트 아래로 기어들어가려고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 힘이 대단해 빨리 끌어내지 않으면 성대는 물론 채비까지 몽땅 잃어버리고 만다. 회원들이 “큰 성대를 올리려면 농어대 정도는 있어야 하겠다”고까지 말하는 걸 보면 그 파워를 짐작할 것이다.
시즌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어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대는 보통 6월부터 8월 말까지 낚인다고 한다. 성대는 맛이 담백해 회나 매운탕감으로 좋다.
▒바다루어클럽 cafe.daum.net/sealureclub
▲ 캐롤라이나리그(위)와 잘 먹히는 웜채비들(아래). 3인치 이하의 웜에 웜훅이나 지그헤드를 세팅해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