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릿수 호황현장
영천 구성지 비만 오면 펄펄 난다
ㅣ김경준 논산·트사모 운영자ㅣ
트사모(트라이캠프사용자모임) 번개출조가 지난 5월 21일 경북 경산 천마지에서 열렸는데 나는 하루 일찍 가서 조용한 밤낚시를 즐기고 싶어 20일 아침에 경북으로 출발했다. 영천시 청통IC낚시에 들러 적당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박종복 사장은 최근 조황이 제일 좋다는 구성지(영천시 화산면 유성리 소재, 일명 삭실못)를 안내해주었다. “일고여덟치짜리 입질은 쉴 새 없으며 밤낚시에 월척도 곧잘 낚인다. 지난주에는 옥수수에 4짜까지 낚였다”는 말에 우리는 콘을 한 통씩 사들고 구성지로 달렸다.
▲ 구성지 최상류 풍경. 우측 갈대밭 앞에서 붕어가 쏟아졌고 건너편 산자락 앞도 붕어 명당이다.
▲ 대구의 이종주씨가 도로 건너편 산 밑에서 올린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옥수수에 중치급 지루할 틈 없이 입질
구성지에 도착하니 이미 호황 소문이 났는지 많은 꾼들로 붐볐다. 현지꾼들이 ‘삭실못’으로 부르는 구성지는 3만평쯤 되는 준계곡지였다. 박종복 사장은 “구성지는 평소 물색이 맑아 비가 올 때 좋은데 빗물이 유입될 때는 최상류 산 밑 새물 유입구 쪽이 좋고 수위가 안정될 때쯤에는 전역에서 호황을 보인다”고 말했다.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볼 때 우측이 도로가로 하류는 큰 홈통이 형성돼 있었으며 왼쪽은 산으로 이루어져 산 밑을 제외하고는 전역에서 낚시를 할 수 있었다. 하류의 우측 골과 상류 수초대가 좋은 포인트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조경희 트사모 남부 지부장과 나는 도로가 상류 갈대밭 아래쪽에 낚싯대를 폈다. 수심은 1.5~1.8m. 건너편에는 네 사람이 앉았는데 해가 지기 전부터 심심찮게 일고여덟치짜리 붕어를 낚아냈다.
필자가 앉은 도로 쪽으로는 오가는 자동차 때문인지 어둠이 내린 뒤에야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뗏장수초 사이를 공략했는데 바닥에 말풀이 있어 약간의 밑걸림이 있었다.
우리 우측으로 갈대에 채비를 붙여 공략한 현지꾼은 쉴 새 없이 붕어를 낚았다. 월척은 없었지만 초저녁에만 10여 수를 올린 것 같았다. 조경희 지부장도 옥수수 미끼로 대여섯 마리를 올렸는데 전부 7치 전후 씨알이었다. 나도 세 마리 낚았는데 논산에서 이곳까지 운전하느라 피곤했는지 쏟아지는 잠을 피할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다. 지부장은 “밤이 깊어지자 입질이 뜸해져 12시쯤 차에 들어와 잤고 새벽 3시쯤 일어나 낚시를 했는데 5시쯤 월척 입질을 받았으나 바늘이 설 걸렸는지 발밑에서 그만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아침에도 다문다문 입질이 이어졌고 날이 환해지자 소강상태를 보였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저수지를 돌아보았다. 산 밑으로 앉은 대구꾼 네 사람은 전부 살림망을 담가놓고 있었는데 월척은 보이지 않았다. 그중 최상류에 앉았던 이종주씨가 뗏장에 붙여 제일 많은 붕어를 낚아 올렸다.
▲ 구미에서 온 서정국씨가 하류 우측 골에서 새우로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트사모 남부지부장 조경희씨가 옥수수로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비가 내린 뒤 찾아가면 손맛 만끽”
도로 쪽 갈대 옆에 앉은 사람이 밤새도록 첨벙거리며 낚는 걸 보고 기대를 했는데 정작 촬영을 하려고 하자 살림망에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 소문나면 외지꾼들이 찾아와 쓰레기만 버리고 간다며 역정을 냈다.
하류 우측 골은 일곱 명 정도 앉아 있었는데 수심이 상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마릿수는 많지 않았지만 씨알은 상류보다 좋은 것 같았다. 한 단골꾼은 “대형 붕어를 낚으려면 밤낚시에 옥수수보다 새우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며 “최고의 포인트는 좌안 최상류 새물유입구와 우안 갈대 주변”이라고 말했다. 철수하면서 청통IC낚시 박종복 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큰비 후 다시 한번 구성지를 찾으면 손맛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상류에서 수초대에 채비를 붙이고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
▒ 가는 길 영천에서 신령·의성 방면 28번 국도를 따라 7.5km 정도 가다가 왼쪽에 있는 S-OIL 주유소를 보고 우회전한 뒤 포장도로를 따라 1.7km 정도 가면 구성지 제방이 보인다.
▒ 취재협조 청통IC낚시 054-335-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