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강진 만덕호 연합정출

광주 황금무지개/제주민물사랑회 우정출조

김현 아피스 필드스탭

드디어 가을. 하늘이 높고 맑으며 붕어가 살이 찐다. 붕어꾼들은 가을을 천고어비의 계절이라 한다. 들판에 무르익은 곡식을 수확하는 때이자 물속 어류들의 겨울 준비, 산란을 위해 몸을 키우기 위한 먹이 활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추수로 인해 연안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수면 위를 덮고 있던 마름도 차츰 삭으면서 좋은 포인트 여건을 제공하는 등 전반적 여건이 좋아진다.

만덕호에서의 연합정출을 마친 광주 황금무지개조우회와

제주민물사랑회 회원들의 기념촬영.

송귀섭 고문이 채비를 던져 넣는 장면. 행사 당일은 동풍이 강해

바람을 등지고 낚시를 했다.

두 마리 합산 62.5cm로 연합정출 1등을 차지한 제주민물사랑회

한수훈(왼쪽) 총무와 김,영진 회원.

필자가 속한 광주 황금무지개조우회가 10월 세 번째 주말 연합 정출 행사가 있어 오전 내 준비를 마치고 출조길에 올랐다. 광주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연합정출지인 강진군 도암면에 위치한 만덕호에 도착했다.

연합정출은 제주도 내 유일한 민물낚시 조우회인 제주민물사랑회와 함께 하는 행사다. 2020년 11월 7일(토) 완도군 고금면 청학지에서 첫 정출을 시작해 올해로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제주민물사랑회는 제주도 내 저수지, 천, 저류지, 둠벙 등에 서식하는 토종 붕어 보존과 조락 여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제주도 내 유일한 민물낚시 조우회. 결성된 지 약 30년이 됐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불법 그물질, 쓰레기 투기 등 크고 작은 문제로 제주도 역시 금지구역이 늘어나면서 몇 안 되는 낚시터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낚시를 즐기는 꾼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 결과 시간과 경비 등이 많이 들지만 좀 더 좋은 낚시 여건을 찾아 육지권 붕어낚시터로도 출조 중이다.

두 조우회가 여는 연중 가장 큰 행사인 만큼 날씨, 조황, 주변 여건 등 폭 넓고 세밀한 분석으로 장소를 정하고 오고가는 선박 예약 문제로 약 한 달 전에 일정을 확정했다. 그런데 한 달 전에 정출 일자와 정출지를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풍 예고로 정출 3일 전 완도 화흥호에서 강진 만덕호로 정출지를 변경했다.

강풍 속에 개막된 친선낚시대회

강진 만덕호는 약 17만2천평 규모이며 4면이 석축으로 형성된 각지형 간척호다.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 붕어, 잉어, 가물치, 장어 등이 서식한다. 평균 수심 1m50cm~2m를 유지하고 남쪽 연안에 조금 형성된 갈대 외에 수초는 전혀 없다.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되고 월척급 이상 대물 붕어, 대형 잉어, 굵은 장어 등 어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새우와 장어를 대상으로 장박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차공간이 넓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매년 각 낚시 단체와 조우회의 시조회와 납회 장소로 각광을 받는다.

평산 송귀섭 고문과 함께 도착해 둘러보니 밤 시간 강한 동풍 예보 탓에 회원들은 동쪽 도로변 연안에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었다. 본부석에 모여있는 일부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같이 도착한 송귀섭 고문, 황금무지개 정성훈 고문과 함께 북쪽 연안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녹조와 높은 물결로 여건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미리 준비한 새우와 글루텐을 미끼로 1m 50cm 수심에 찌를 세웠다. 강풍을 등에 업고 송귀섭 고문이 첫 입질을 받아 20cm급 붕어를 낚아내자 좌측에 자리를 한 정성훈 고문도 비슷한 씨알의 붕어를 낚았다.

20cm 전후급 붕어 입질을 받아가며 조락의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영암에 거주하는 부부조사가 찾아왔다. 출조길에 나섰다가 강풍에 고생하던 중 연락이 닿아 만덕호로 오게 됐다. 영암 부부조사는 본호와 연결된 도로변 수로에 자리를 잡았다. 수로는 길이 약 2.2km, 폭 20m로 해안도로와 나란히 곧게 뻗은 일자형이다. 연안에 갈대가 형성돼 있고 수심은 50cm~60cm로 얕다. 부부도 강풍을 의식해 동쪽 도로변 연안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했다.

동쪽 연안에서 월척 주로 낚여

오후 5시에 본부 천막에 모여 회원 간 인사를 나누었다. 황금무지개 조우회 김상중 회장과 김영현 총무의 진행에 따라 연합정출이 시작됐다. 일정과 고지사항 전달이 끝나고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이 이어졌다. 약 1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조우회원들의 표정은 마냥 즐겁고 행복했다.

식사 시간이 끝나자 일제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밤낚시를 위한 찌불을 밝혔다. 오후 시간과 동일하게 새우와 글루텐을 미끼로 꿰었고 정성훈 고문은 유일하게 지렁이를 사용했다. 붕어 씨알은 8치를 넘지 않았지만 다양한 씨알의 잉어와 장어 등의 입질이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밤이 깊어질수록 바람의 강도도 심해지고 물결까지 높아 입질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집중하여 한 수 한 수 낚아냈다. 자정 무렵부터 새벽 시간까지는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피로감만 더했다. 아침에 바람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붕어 입질이 다시 이어졌으나 큰 씨알 변화 없이 고만고만했다. 어느덧 짧은 아침 시간이 지나고 모두들 철수 준비를 했다. 각자 낚은 붕어를 들고 계측을 위해 본부 천막에 모였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최고 33cm 월척을 비롯 준척급 마릿수 조과가 나왔다. 월척 붕어는 동쪽 연안에서 낚였고 초저녁에서 밤 10시경까지 입질이 활발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시간에도 조과가 좋았고 미끼는 새우가 유리했다.

포인트별 조과 편차는 아주 크지 않았지만 유일한 갈대 수초권인 남쪽 제방 양 모퉁이에서는 입질을 받지 못한 게 특이했다. 아직까지는 기온이 조금 높고 녹조현상과 강풍의 영향을 받아 월척급 조과가 떨어지지만 가을이 깊어질수록 씨알 면에서 곧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참고로 영암 부부조사가 자리를 잡은 수로에서는 지렁이 미끼에 턱걸이 월척을 비롯 준척급 붕어 20여수가 낚여 주목을 받았다. 이 구간은 매년 초봄 산란철에 월척급 붕어 마릿수 조황이 나와 자리 다툼이 심한 곳이다.

시상식은 두 조우회 회장의 인사말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내년에 또 밝은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 보따리를 풍성하게 안고 철수길에 올랐다.

내비 입력 강진군 도암면 학장리 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