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가 시작될 무렵이면 하늘에 시옷자로 줄을 지어 ‘꽥꽥’거리고 날아오는 새를 흔히 볼 수 있다. 바로 기러기다. 그러나 기러기라는 단어는 기러기 종류를 통칭하는 단어며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러기는 대부분 큰기러기다.

몸깃은 다른 기러기보다 더 짙은 갈색을 띤다. 큰기러기와 더불어 쉽게 볼 수 있는 쇠기러기보다 머리가 더 어둡고, 가슴은 밝은 색을 띤다. 부리도 더 길고 검은 부분이 있으며 날 때 목이 길다. 부리는 검은색이며 끝 근처에는 황색 띠가 있고 끝은 검은색이며 다리는 주황색이다.

겨울에는 무리를 지어 추수가 끝난 논에 앉아 있다. 대부분 벼를 벨 때 떨어진 곡식이나 벼 뿌리를 뽑아 먹는다. 큰기러기도 엄연한 오리과에 속한 새라 주로 수초를 먹는데, 벼도 수초의 한 종류라 큰기러기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하지만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큰기러기를 가까이서 관찰하는 것은 어렵다. 그 이유는 큰기러기 무리중 서너 마리는 먹이를 먹지 않고 항상 주변을 경계하며 사람이 접근하면 주저 없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유럽 북부에서 시베리아 동북부까지 구대륙의 타이가와 툰드라에서 번식하며, 유럽 중부와 남부, 아시아 남서부, 중국, 한국, 일본 등 중위도 지역에서 월동한다. 한반도 중부 이남에 도래하는 흔한 겨울새며 한강-임진강하구, 철원, 천수만, 금강하구와 같이 중부지방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남부 지방에서는 큰부리큰기러기는 주남저수지, 우포저수지, 낙동강하구를 중심으로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