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아산 죽산낚시터

드론으로 촬영한 아산 죽산낚시터

6만평 규모의 저수지에 다양한 크기의 방갈로와 연안 포인트를 갖추고 있다

죽산낚시터에서 대물 월척을 올린 강태산 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15일이었다. 전날 아산호를 찾아 하룻밤 낚시 했지만 물이 뜨거워서인지 입질은커녕 사람만 지쳐갔다. 2박 일정으로 찾았던 아산호이지만 너무 덥고 힘들어 이 와중에도 붕어가 잘 나온다는 죽산낚시터로 향했다. 죽산낚시터는 몇년 전에 가보고 오랜만에 찾아가는 곳이다. 좌대 시설이 좋고 토종붕어만 방류하는 곳이며 방류량이 많아 누구나 손맛 보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난 곳이다.

글루텐보다는 어분+보리 미끼가 유리해

이번 출조에는 전기훈 후배가 동행했다. 관리실에 도착해 샤워장에서 전날 아산호에서 흘린 땀을 깨끗이 씻어 내고 좌대로 향했다. 상류에 있는 특좌대는 3면에서 낚시가 가능했고 정면도 넓어 4~5명이 충분히 다대편성을 할 정도였다. 실내는 10명이 함께 누워도 넉넉할 정도의 크기였다.

곧바로 대편성을 했지만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탓에 대편성 도중 에어컨을 켠 좌대로 도망쳐 에어컨 바람을 즐겼다. 전날 아산호에서 좌대를 펴고 텐트를 올리던 중 현기증이 나며 구토까지 나는 열사병의 증세가 나타났었는데 또 다시 그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30분 정도를 쉬고 나니 열사병 증세가 가시는 듯 했는데 40년이 넘는 낚시 인생에 이런 일은 처음으로 겪었다. 그동안 40도를 넘기는 폭염에도 무리 없이 낚시를 다녔지만 이번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폭염에는 장사가 없는 듯 했다.

저녁 무렵 대편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했다. 필자는 연줄기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 좌대 왼쪽에, 동행한 전기훈 후배는 상류에 조금 남아 있는 마름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 정면을 향해 자리를 잡았다. 도로변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연 줄기 앞에 찌를 세우기 위해 긴 대인 4.6칸 대를, 양쪽 옆으로는 3.4칸을 펴는 등 모두 6대를 편성하였다. 배수가 되었어도 수심은 1.3~1.5m를 유지하고 있었다.

미끼를 달아 찌를 세워 보니 잦은 입질이 들어 왔지만 강준치와 블루길 등의 잡어 입질이었다. 이따금 붕어가 나왔지만 역시 잔 씨알의 자생 떡붕어였다. 좌대로 들어오기 전에 사장님이 “글루텐을 사용하면 잔챙이 붕어들이 덤빈다”며 어분과 보리를 섞은 떡밥을 사용하라고 알려 주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새우 등 생미끼 쓰면 동자개, 메기도 잘 낚여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를 시작하였지만 달궈진 대지는 아직도 식지 않았는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선풍기에 의지하며 캐미를 밝히고 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붕어의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따금 강준치가 걸려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붕어였다. 하지만 6~8치 수준으로 기대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은 워낙 더워서인지 출조객이 많지 않았지만 필자의 왼쪽 좌대에도 연세가 있으신 두 분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각자 2대씩만 편성하고 부지런히 밑밥을 주며 낚시하더니 이내 붕어를 낚아내기 시작하였다.

해가 지며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자 필자에게도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잔챙이 성화가 줄어든 밤 8시20분쯤 묵직한 입질이 들어 왔고 이때 나온 붕어가 28cm의 준척급 붕어였다.

저녁 무렵 넣어 두었던 채집망을 확인해 보니 새우 몇 마리가 들어 있었다. 수염만 잘라 내고 미끼로 달아 다시 찌를 세웠다. 하지만 새우를 탐하는 녀석은 붕어뿐 아니라 동자개도 있었다. 이곳에는 동자개뿐 아니라 메기도 자생하는 등 다양한 어종이 공존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며 낚시에 집중하려고 했더니만 멀지 않은 곳에서 마른 번개가 계속 치고 있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져 차라리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내렸으면 했다. 준척 붕어가 나온 이후 집중해 보았지만 밤 11시가 되도록 잔챙이 붕어만 올라왔다.

수심 깊은 잔교좌대에서 월척 마릿수로 낚여

잠시 좌대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았다. 찌를 세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떡밥을 달아 놓은 4.2칸 대의 찌가 묵직하고 올라왔다. 정점에서 챔질하니 강하게 저항하며 연 줄기를 감아 버렸다. 살살 달래가며 늦춰 주었더니 스스로 풀고 나오며 뜰채에 담긴 붕어. 체고가 낮고 미끈하게 생긴 29cm의 준척 붕어였다.

그렇게 준척 이하 붕어만 몇 수 만나고 나니 아쉽게 동이 트고 있었다. 동이 트면서 바로 잡어 입질이 시작되었고 붕어 입질과 비슷한 강준치가 멋진 찌올림을 보여 주었다.

이날 새벽도 한 달째 이어지는 기록적인 열대야로 꽤나 더운 날씨였다. 정리하며 물을 떠보니 일부러 덥혀 놓은 듯 따뜻했다. 수온이 높은 상류권 조황은 더욱 좋지 못한 듯 했다. 옆 좌대의 어르신들은 날이 밝아오자 바로 철수했는데 살림망에 준척 이하 붕어 10여 수가 들어 있었다. 우리도 더 더워지기 전에 일찍 철수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대를 접었다.

필자의 살림망에는 준척 붕어 2수 외에 잔챙이 붕어 등 모두 14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밖으로 나와 사장님께 “월척 붕어는 한 수도 못 낚았다”고 하자 “수온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며 수심이 조금 깊게 나오는 잔교 좌대에서는 월척 이상급 붕어들이 마릿수로 나왔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잔교 좌대에 찾아가니 이미 밤낚시 하신 분들은 철수를 했고 이제 막 도착하신 분들이 낚시를 시작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찍어 놓은 사진으로 조과를 확인하니 이름을 밝히지 않으신 박조사님이 다수의 월척 붕어를 낚는 등 마릿수 붕어가 찍혀 있었다. 현대자동차에 다니시는 곽민상 씨의 살림망에도 30여 수의 붕어가 들어 있는 등 잔교 좌대에서는 많은 붕어들이 낚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워낙 더웠던 날씨라 수심이 얕은 상류권만 빈작을 면치 못한 듯했다.

여름철 저수위가 끝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 씨알 좋은 붕어의 잦은 입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잔교 좌대

죽산낚시터에서 올린 마릿수 조과. 이런 떼고기 조황이 빈번하다

수심이 깊어 여름에도 조황이 뛰어났던 잔교 좌대

도로변에 있는 1~2인용 좌대

필자가 두 번째로 올린 준척 붕어

좌대의 내부

미끼로 사용한 자생 새우

현대자동차에 근무 중인 곽민상 씨의 조과

죽산낚시터 이모저모

죽산낚시터는 충남 아산시 선장면 죽산리에 있는 6만평의 평지지이다. 지난해 준설작업을 해 수면적이 조금 늘어났다고 한다. 배수기에도 삽교호 물을 양수하여 일정 수위를 유지하기 때문에 극심한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 상류쪽으로 부들과 연 그리고 마름 등의 수초대가 형성되어 있어 다양하고 풍부한 어자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여름철에만 홍수에 대비해 저수율을 80%로 유지한다고 한다.

약 2년 전부터 토종붕어만 방류해 대물붕어 자원이 많다. 자생 떡붕어 자원도 많아 전층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도 많이 찾는다. 다만 삽교호 물을 따라 들어온 강준치와 블루길 등의 성화가 조금 있어 미끼 사용에 유의하여야 한다. 자생 새우를 채집하여 사용하면 굵은 붕어를 만날 수 있다. 새우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미끼로 사용할 만큼은 채집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죽산지의 가장 큰 매력은 종종 터지는 폭발적인 조황인데, 죽산지 단골꾼이라면 몇 차례 어깨가 아플 만큼 대박을 맞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수상좌대가 중, 상류에 일정 간격으로 29동이 배치되어 있다. 소형부터 특대형까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중류권 도로변으로는 1~2인실 개인좌대도 다수 운영하고 있다. 좌대 내부에는 기본적으로 에어컨과 냉장고 그리고 위성TV가 설치되어 있고 외부에는 슬라이딩 도어가 설치되어 있어 바람을 막아가며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하류권으로 잔교 좌대가 3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곳에서 2대 정도만 펴고 전투낚시를 하면 세 자리 수의 조과를 볼 수도 한다. 필자가 출조했던 날도 수상좌대 보다는 잔교 좌대에서 더 많은 붕어가 낚였다.